우리의생명은전적으로우리자신에게속한우리의소유가맞는가?아니면그것은우리
스스로는절대통제불가능한,신성한그무엇인것으로부터부여받은것인가?이영화
는바로이와같은의문으로부터출발하여관객들로하여금자유의지에대한사유,인간의
존엄성을지켜낼수있는극단적방법에대한숙고,그리고거기에하나더해진정한사랑
의또다른모습을발견하는놀라움까지가능하게만든다.다른말로하자면이영화는다
양한담론과해석이가능한철학적"명제"가곳곳에숨어있어깊은철학적사유를담고있
는책에비견될만큼심오함을갖추고있다는얘기가되겠다.
더불어독특한기법의연출과세련되고스타일리쉬한영상으로주목받고있는스페인감
독인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감독은라몬삼페드로라는실제인물의이야기를현실과꿈
의신비로운조화를곁들이며그자신만의이야기로탄생시켰는데,그가보여주는영상은
클래식음악과절묘하게어우러지면서,더불어절제된미학적분위기를물씬풍기며우리
들의영혼과눈을맑게해주는역할을톡톡히하고있다.
라몬삼페드로는젊은시절낮은바다로다이빙을시도하다바닥에머리가부딪쳐전신마
비가된후28년동안을침대에서지내다가,안락사로자신의죽을권리를주장하며국가에
탄원서를냈던인물로결국에는자신을사랑하게된두여인중한여인의도움으로그토록
자신이소망하던스스로의결정,즉자유의지에의해자살로삶을마감하였다.
살아생전그는자신의힘든처지에도불구하고주변인들에게웃음을선사하고,의욕적인
일들을하는등자신의삶을잘꾸려나가는듯보이기도했지만결국자신은타인의짐이
될수밖에없다는좌절감과죽음역시삶의한부분이라는철학으로그는쓸데없는희망
대신스스로의결정에의해숭고한죽음을맞을수있도록해달라는"죽을권리"를거듭
주장했었다.하지만인간의생명을하느님의산물(피조물)로인식하는천주교국가인스
페인에서는그의이런주장을받아들이지않았고,전신마비인신부님까지그를찾아가간
곡하게설득하는등그의신념을바꾸려는여러가지노력들만이반복되었다.
영화는그를위해변호를맡겠다고나선한여변호사의그의집방문으로시작되는데,그
녀는퇴행성질환을앓고있어다소불편한몸이었지만직접그를만나대화를나누며그
의진의를파악하기위해그의집을방문하게된다.그와대화를나누면서그녀는그가단
순히현실을회피하고자자살을선택하려는것이아니라자신의의지로자신의삶을마치
므로마지막으로그에게남은자유를누리면서스스로인간의존엄성을지키고자하려는
것이라는사실을이해하게된다.
그리고그가입에펜을물고써내려간수많은시,글들을보면서그의섬세한감성과그
의철학에감읍하여그의글을책으로펴내기로결정하게되고,결국그의글들은“지옥으
로부터의편지”라는제목으로출판되기에이른다.그리하여그의글은그와처지가비슷한
이들에게뿐만아니라좌절하고방황하는많은영혼들에게용기와희망을전하며삶의의
지를샘솟게만들지만정작그러한글을쓴당사자는28년이라는감옥의굴레를벗어나고
자계속애쓸뿐이다.
그불편한육신을가지고많은이들에게생의희망을보여주는그에게순수한인간적매력
을느끼게되는여변호사쥴리아는결국그를사랑하게되고,그를위해그의죽을권리를
지지하기로결심한다.
한편,그의이야기는여러번스페인의언론과방송에소개되고,그와중또다른한여인
이그의처지에서자신의삶의의지를발견하고위로받다가급기야는그를사랑하게되고
그의곁을맴돌며그가그녀에게주었던삶의의지를그에게되돌려주려고노력하지만그
의의지가절대꺾이지않을확고함으로뭉쳐져있다는것을깨닫곤그녀는결국<사랑의
이름으로>그가자신의삶의선택권을행사하는것을도와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