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참 목적과 이유를 가르쳐주는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BY sophia7903 ON 9. 7, 2009
올초여름한국을방문했을때구입해온몇권의책들이있습니다.그중에서는특히제가참
좋아하는작가알랭드보통의책들도세권이있는데아무래도제가관심을가지고있는작가
의작품이다보니다른책들보다손이먼저가서지금그책들을읽고있는중이지요.그의책
“프루스트를좋아하세요”,“키스하기전에우리가하는말들”,“여행의기술”들이그것들인데,
세권모두에서평소그의글에서느껴졌던박식함과정교한글쓰기의깊은맛을충분히맛보
고있습니다.
뭐랄까요,그의글은우리가무심히스치기쉬운일상의면면을확대경으로들여다보는듯한
치밀함으로미처그걸알아보지못했던우리들을놀라게만들기도하고,또늘있어왔던대상
을문득새롭게바라보게만드는기술을우리들에게가르쳐주기도하는,참으로고마운자극제
가맞습니다.
그리고그의글의매력은또이렇게누구나알고있긴했지만평소의식하지못하고있던것을
아주세밀하게묘사하면서거기에자기가알고있는온갖지식들을절묘하게조화시키는기술
의탁월성이라고저는말하고싶은데요.또한그의문체는내안의사유를따라의식이흐르
는대로자연스럽게표현하되,위트로넘쳐있고,참신하고,달짝지근하면서도톡쏘는상큼함
으로똘똘뭉쳐져있는매력덩어리그자체이면서동시에우리의저깊은심연에잠들어있던
감성을적절히건드리는,즉아주사실적이고도명료한그것이라많은이가그의표현에공감
하게만들고많은이들을그의글빨속으로빨려들게만든다고여겨지는데,바로저도그러한
많은이들중하나이고말입니다.^^
그래서그렇게매력적인그의책을빨리읽고싶은마음에세권의책을한꺼번에시작하긴했
지만엄밀히말해서완전히보기를끝낸책은그중“여행의기술”한권뿐이라오늘은이책에
대해이야기를해볼까합니다.서론이너무길었나요?ㅎㅎ
먼저“기술”하면왠지너무도공식적이고,작위적인뉘앙스가강해평소이낱말에대해호감
을가지지못했었는데,이책의원제는“TheArtofTravel”이니“기술”이라는번역이그리틀
렸다고보여지진않지만그래도이왕이면좀더은유적이면서도서정적인표현이더걸맞지
않았을까란생각을해봅니다.
책의내용으로봐서는예를들어“여행이예술이될수있는사색”쯤이좋았을듯하지만
제목으로는다소길다는단점이있는것같기도하고한눈에쏙들어오는걸로는“여행의기술”
이괜찮다는생각이들기도하지만,여전히“기술”이라는어휘는제맘에안들어서말이지요.
아무튼제목이다소맘에안든다는것만빼고이책은일단잡은후손을놓기가어려울정도
로대단한흡인력을가지고있어최근읽었던그어떤책보다저를사로잡았던게사실이랍니
다.그이유는제가특별히여행을좋아하는사람이라서도그랬지만,그밖에여행을하는우
리들이미리알고떠나면좋을만한것들을총망라해놓았다고해도과언이아니기때문입니다.
여행을시작하기전기대감에부풀게되는대부분의사람들의심리는작가자신의이야기와
또다른에세이속인물을통해면밀히묘사되고있지만이책에서처럼그기대감에대한결과
는각각다르게나타나기도하지요.또한여행을떠나기전우리가가장많이갖게되는이국
적인정서에대한기대감에대해서도작가는아주소상하게서술하고있는데특히이부분이
우리들의흥미를많이돋우고있고,또좀더넓은의미의세계관으로우리들을인도하고있다
여겨집니다.
그리고진정우리가여행을떠나는이유랄까,목적에대해서작가는여행을하는장소를통해
결국사색의실마리를찾기위해서라고명시하고있는데,저역시이런의견에깊이공감하고
있습니다.여행의과정에서우리는결국우리자신을새삼발견할수도있고,좀더나은내가
되어제자리로돌아오기도하니까요.
그밖에도우리는우리의못말리는호기심으로,또내안의신성함을유지하거나더욱고양하
기위해서,아름다움을보고느끼기위해서,자연의위대한힘과숭고함을인식하기위해여행
을떠나기도합니다.아니처음에는그러한목적을미처인식하지못하고떠났을수도있겠지
만결론적으로는이러한결과를낳을수도있다는이야기지요.
하지만이러한깨달음은여행을했다고누구나다얻어지는것은아닙니다.차라리많은걸
보고,여러곳을떠돌다다시자신의자리로돌아와도하나도변한것이없는경우가더많다
고도말할수있겠지요.이러한이유는바로수용성의결여때문인데,이것을더잘이해시키
기위해작가는또사비에르드메스트르라는프랑스의소설가의“나의침실여행”이라는책
을인용하여우리들에게친절한설명을덧붙입니다.
그리고작가자신또한새로운눈으로사물을보기를노력하고습관화된인식을바꾸려는노
력을통해자기주변의일상에서새로운것을발견하게되는경험을기록하고있습니다.이건
바로굳이우리가먼곳으로눈을돌리지않아도여행의목적을발견할수있다는드메스트르
의이론이맞다는것을증명한것이기도합니다.그밖에도니체가드메스트르의글을읽고감
탄하며했던찬사까지덧붙여여행의궁극적인목적과이유에대해우리들이사색해볼수있
는계기를마련해주면서책을마칩니다.
즉,먼땅으로떠나기전우리가이미본것에다시주목해보라고하면서결국우리의
인식이어떤여행에앞서가장중요한것이라는것을말합니다.마음을열고보려고
한다면우리주변에서도우리는충분히우리안의신성함이나자연의숭고함,아름다움
을볼수있다는것말이지요.다시말해,여행은장소가문제가아니라바로우리의마
음가짐이관건이라는것이요.
제가이책을읽다보니너무좋고맘에들어서남편에게도강추했는데,남편은불어본으로읽으면서자기도이책이맘에꼭든다고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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