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인 감동으로 가슴이 먹먹했던… 영화 “검은 땅의 소녀와”
BY sophia7903 ON 12. 8, 2009
전수일감독의이름을들어본건바로며칠전초대받은그의북미7도시순방회고전폐막
식겸그의영화7작품중폐막작인이영화를감상하러가기전에들어본게처음이었지요.
그의필모그래피를훑어보니그는1998년부터영화를만들기시작했고,부산을근거지로하
는독립영화집단“동녘”을결성꾸준히독립영화를만들고있는데,한국에서보다는해외에서
더인지도가높은감독인듯보였습니다.
실제로이영화를감상하기위해방문했던이곳몬트리얼의한극장“시네마테크퀘벡쿠아즈”
에서감독을직접대면했는데그의작품세계에대한공부를하지못한채로갔었기에질문다
운질문한번하지못하고그냥의례적인인사만나누고돌아올수밖에없어많이안타까웠
답니다.이런생각은폐막작인이영화를본후더욱강하게들었고요.
영화는강원도탄광촌을배경으로엄마없이광부인아빠와오빠동구와함께살고있는9살
소녀영림의일상을비추는것으로시작됩니다.오랜광부일로아빠는몸이안좋았지만계
속일을할수밖에없었는데,그나마사고로아무런보상도받지못한채일자리마저잃게되
지요.실질적으로집안일을다돌보는어린영림은하나밖에없는오빠마저정신적장애가
있기에그를돌봐야하는등그나이에어울리지않는힘겨운삶을살아가고있습니다.
그런중에도영림은밝고맑게생활하면서집안에웃음을선사하는데,특별히그녀가자기보
다나이많은오빠를살갑게,야무지게보살피는모습은관객들의눈물샘을자극하면서우리
인간의마음속에있는선한감성을일깨웁니다.저어린것이저토록핏줄을잘돌보도록만
드는힘은과연인간본연의선함이맞나,아니면특별히저아이에게만하늘이내려준선물
일까?영화를보는내내제게서떠나지않았던의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이영화에서가장손꼽히는명장면으로꼽고싶은대목도바로어린영림이오빠
동구의코에난상처를보고그상처의진원지를곰곰히생각하다가(동구는자신의의사표시
도힘든아이였기에영림이스스로발견해내는데)며칠전아빠가사온닭이오빠코를쪼았다
는걸발견하곤죄없는(?)닭을빗자루로막때리고거꾸로매달아놓기까지하는장면인데요.
천진난만한소녀가오빠를그리만든원흉(?)을단죄하는그장면을보면서저를비롯한많은
관객들은,겉으로는웃었지만속으로는뜨거운무언가가저가슴밑바닥에서부터솟아오르는
걸모두체험했을거라고여겨집니다.
어려움속에서도이렇게꿋꿋하고영리한영림이좌절과방황에젖어술로세월을보내는아
버지의술심부름을하러밖으로나가평소외상을하던가게엔차마들어가지못하고좀더
떨어진편의점에서소주한병과라면세개(세식구용)를훔쳐달아나는장면역시비루한삶
이마침내그아이를죄의함정으로끌어내리는듯보여얼마나가슴이철렁하면서안타까웠
는지모른답니다.또한아버지의말을따르려고도둑질까지할수밖에없는어린소녀의심
정을숨가쁘게도망가다한피아노학원에들어가잠에곯아떨어지는장면으로그아이가내
적으로겪고있는갈등과죄의식을여실히보여주는감독의탁월한연출력에가슴이많이싸
해졌고요.
감독을소개하는글을보니그는시적이며인간의정체성에대한질문을심오하게던지는작
품을주로해왔다고되어있던데,이영화를관람한후그러한소개가모두진실되고,옳았다
는것을동감하게되었습니다.그래서몇안되는한국의독립영화감독으로서,또모교에서
후배를양성하고있는교육자로서의그의행보를좀더관심을갖고지켜봐야지결심하였지요.
또하나,이영화를감상하고난후영림을너무도사실적이고감성깊게연기한어린연기자
유연미양의연기력에탄복해그아이가차세대훌륭한배우로거듭나길기대하는마음이되
었는데요.부디우리나라를대표하는좋은배우로성장하기바랍니다.더불어이런좋은기
회를통해새롭게개성있는또한분의감독님,연기력이뛰어난아역배우를알게된것을기
쁘게생각하면서이러한자리를마련해준몬트리얼시네–아지의이미정님께도감사를드리고
싶습니다.
다만한가지아쉬웠던점은이런좋은영화를미리많이홍보하여좀더많은한인교민들이
관람,감상할수있었으면얼마나좋았을까하는것이었는데,저또한뒤늦게소식을들어겨
우폐막식에참석해영화하나를감상하는것으로그쳤지만,이런기회를이용해우리영화에
대한인식을새롭게하는것도좋은일이고,또먼이국까지와서행해지는이와같은행사에
는교민들이자발적으로참석해주는게도리가아닐까란생각도해보았습니다.
참고로,전수일감독의북미7개도시순방회고전은몬트리얼을시작으로토론토,뱅쿠버,
로스엔젤스,오타와,뉴욕,워싱톤이렇게진행되는데,감독님께서는폐막식이있던지난수
요일,다음날아침한국으로돌아가다시영화를촬영하다가로스엔젤스로가보셔야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계속진행되는순방회고전을비롯하여감독님의앞으로의작품활동에많
은성과와보람있으시기를간절히희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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