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휘날리는지난주말,눈속을헤치며집근처에있는영화관을찾았습니다.며칠전부터
운동을하면서힐끔눈팅했던영화“Brothers”를보려고말이지요.드라마장르를별로좋아하
지않는남편도평가를보곤맘에들었는지먼저나서서보러가자해서,일요일성당에서돌아
오자마자부리나케달려가관람했습니다.
사실이영화를보기전까지는토비매과이어(‘스파이더맨’시리즈에나왔던그배우)를그저
몸매와얼굴좀되는배우정도로만인식했었는데,이영화를보고나선‘이제부턴그를연기력
을겸비한배우라칭한다해도누가뭐라할사람이없지않을까?’싶을만큼그는이영화에서
뛰어난연기력을보여줬다고생각합니다.체중을감량해영화속인물“캡틴샘”을확실히보
여주는투혼을불태운것은물론,표정연기까지정말훌륭했으니까요.
거기에두형제사이에서무너져내리는감성을섬세하게보여준나탈리포트만은워낙연기력
으로정평이난배우이니말할필요도없겠지만,자칫밋밋할수있는그레이스역을그녀만의
해석으로잘표현했다고느꼈습니다.아직도제눈에는어려보이는그녀가두아이의엄마라
는것만빼고는(이건워낙영화“레옹”의이미지를걷어내지못하는저의선입견의소치이기도
합니다.)물흐르듯자연스러운연기를보여주었다고여겨지거든요.
그리고또하나의연기파배우제이크질렌할역시뭔가어긋나는삶에대한불만,아버지에대
한반항심,그리고착실한형에늘비교당하는<둘째의비애>를껄렁껄렁한듯,그러면서동시
에깊은고뇌로잘연기했다고생각합니다.형을잃은후어린조카들을길러내야하는형수에
대한안쓰러움과은근히질투하던형의여자를뺏고싶은마음을절제하는듯절묘하게아주
잘표현했으니까요.
전쟁과관련된영화를이토록서정적으로연출한감독은과연누구였나후에알아보니역시!
짐쉐리던이라는아일랜드출신의감독이었는데,그는이런인간의고뇌와깊은성찰에는일
가견이있는감독이랍니다.영화내용은이제희미하지만그의영화“나의왼발”,“아버지의
이름으로”,그외에도“미국에서”를감상했었을때좋은느낌을받았었던건지금도또렷하게
기억하고있지요.
영화는어느집안에서나흔하게벌어지는가족들간의충돌,대립을보여주다가어려움에직
면했을때결국가족모두뭉치고서로를이해하고,용서하는모습을감동적으로보여줍니다.
호기보단위기때진가가드러날수있다는것을,함께어려움을헤쳐나가고,힘을모아서로
돕고사랑으로감싸는것이진정한가족이라는것을자분자분보여주지요.가족이라는굴레
안에서잠깐의오해,격정,다툼은그야말로눈녹듯사라져버릴수있는별것아닌것,목숨을
걸고서라도지켜야하는것은바로다름아닌서로에대한믿음,사랑이라는걸영화는처음부
터끝까지말하고있습니다.
또한이영화는전쟁과폭력이한개인이아닌전체가족에게던져준상흔을통해전쟁과폭력
의폐해를보여주므로“목적이수단을정당화할순없다.”란명제를다시한번강조하고있다
고여겨지는데요.더불어폭력은폭력을낳을수밖에없음을,고귀한인간성에위배되고한
인격을말살하여주변모두를상실의늪으로빠트리는전쟁의광기를준엄하게질타하고있는
듯보입니다.
왜세상에서전쟁의비극은그칠수가없는것인지,왜끝없는폭력속에서우리들은고통받아
야하는지,이런걸누구의탓으로돌려야하는지도모른채,보여지는아픈현실그대로를받
아들여야하는무지몽매하고,나약한우리들의실체를보여주는묵직한주제속에서도형제애
와가족애의따뜻함으로결국에는한숨돌리게하고,우리들로하여금다시또내일을살아나가
게만드는훈훈한영화라고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