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대부분음식점들은화려한네온사인을,그중에서도빨간색을많이사용하더군요.
자,그럼이쯤에서저의북경방문기중에서어찌보면가장감명깊었던순간에관한이야
기는마치기로하고,이번에는여행기중절대빠질수없는,특히저처럼먹는것에목숨
거는사람에게는절대놓칠수없는“맛체험”,그중에서도"북경오리구이"에관한이야기
를할까합니다.
북경미식여행에대해소개하는여러글이있지만그중에서도저와남편이동시에발견한
식당에가서남편과저는북경의유명음식인“오리구이”를먹으려고했지요.그런데문화
원장님께서추천해주시는곳이남편이발견한한장소와일치했고,충분히믿을만한말씀
이라사료되어저희들은호텔에서도가깝고,맛나다는“북경대동오리구이식당”으로다음
날저녁을먹으러갔습니다.
역시명성대로외관,들어가는입구에서부터위용을자랑하더니만예약을하지않은우리
들은한시간이내에식사를해야한다는조건으로겨우자리하나를얻을수있었지요.그
리고메뉴를세개나가져다주면서고르라는데,물론이전에“베이징덕”을먹어본적은있
지만이렇게제대로(?)된중국식당에서먹어보긴처음인저는어리둥절해하면서사진을
보고맛나보이는걸맘속으로찍고있었습니다.그런데그전에문화원장님으로부터우리
둘이한마리를시키면좀남을것이고,반마리를시키면조금모자랄거란팁을들은터라
우리는오리구이반마리에다른요리하나,그리고야채하나를주문하기로결정했지요.
그래서결론적으로오리구이반마리,달콤새콤한새우요리하나,아스파라거스하나를주
문했답니다.그런데옆의테이블을보니야리야리한처녀두명이와서오리구이는한마리
에,요리하나,거기다또에피타이저하나를시켜먹는듯보여혹시모자라지나않을까은
근걱정이되기도하더군요.하지만배가부르지않으면더주문할수있지만남은건더처
치가곤란하니일단기다려보기로했습니다.
그런데먼저가져다준새우요리와아스파라거스부터맛을보니와!우!이거진짜명성대
로맛이있어도넘있는거있지요?간도알맞고,아스파라거스같은경우는쪄진정도도
아주완벽해서아삭아삭하니너무신선했습니다.요리로입맛을돋우고있으니바로앞에
와서요리사가직접구워진오리를잘라주는데,와우!~이오리구이맛이또가히환상적
인데다가,특히껍질이장난아니게바삭바삭하니둘이먹다하나가죽어도모를만큼맛있
더라고요.맛난음식앞에만서면기분이마구업되는우리둘다행복한미소를지으며귀
엽게생긴웨이트리스가시범을보여주는오리구이먹는법을따라밀전병에쌈을싸서먹
었는데,보기엔조금작아보였던오리구이가딱적당했고,뒤따라나오는후식과과일,그
리고무엇보다선량해보이고순진해보이는웨이트리스의친절한서비스까지모든것이완
벽했던밤이었답니다.
아!~행복해~를한참속으로외치면서자리에서일어섰는데,우리가식사를다끝낸7시
경밖에는대기실에서기다리는사람부터긴줄에서서기다리는사람까지장사진을이루고
있더군요.조그만늦게왔다면,거기다예약도없이왔을경우우리들이배고픔에서떨면서
기다렸을생각을하니역시일찍일어나는새가먹이를많이잡아먹는속담이괜한이야기
가아니라는게실감이났습니다.ㅋ그리고기쁜마음으로밖으로나왔는데…
아니이게무슨경우란말입니까?정말세상은공평한것인지,아니면인생사라는게다이
런것인지,맛나게식사잘하고룰루랄라하는마음이택시를기다리느라한10여분추위
속에서떨다보니또슬그머니‘북경에왜하필이면겨울에온걸까?’라는푸념이고개를들
더라고요.그리고왜오늘밤은이리도추운거야싶으면서날씨가괜시리원망스러워지고,
또그많던택시가그날밤은왜보이지않는건지그것도좀짜증스러워지고말입니다.ㅎ
하지만역시‘이또한다지나가리라~’의말씀대로결국추위에서이젠더이상견디기가힘
든것같단그시점에딱맞춰딱택시가도착해주었고택시에오른우리둘은따끈따끈한택
시에몸을실은다음적당히부른배를감싸며또다시좋은기분속으로젖어들었지요.그
렇게호텔에도착해조금쉬다남편은또일하러나가고저는인터넷을즐기고있는데,아니
낯선이름하나가보이는거아니겠어요?
그건바로캐나다에서몇번제글을싣던“캐나다저널”의편집장님께서이번에새로발간되
는“위”라는월간지에제글을다시한번싣고싶다고연락을하신거였습니다.그래서지
금저는몬트리얼이아닌북경에있다는메일을보냈더니그럼이번신년호에는캐나다교포
의중국방문기를싣는것도좋을듯하다면서다시원고를부탁하셨습니다.
흔한중국방문기야다른웹사이트에도많을것이고,과연무슨이야기를쓰는것이좋을까
고민하다가역시캐나다교포의입장에서많이부러웠던주중한국문화원이야기를쓰는게
좋을듯싶어문화원장님께다시한번전화를드렸습니다.왜냐면제개인블러그에올릴생
각만하고사진을그리많이찍어오지못했는데,만약캐나다월간지에글을쓸것이라면좀
더많은사진이필요할듯싶어서말이지요.그랬더니원장님께서혼쾌히승락하시면서그렇
담다음날함께문화원으로가서사진을좀더찍으라고하시더군요.
그래서다음날아침식사를마친후저는호텔입구에서원장님과만나그분의차를타고
다시한번문화원을방문할수있었습니다.전전날밤에구경한문화원과아침일찍다시
한번보게된문화원은확실히차이가있더라고요.전에불이꺼져구경하지못했던3층,
그리고그밖에곳곳을다시구경하면서또한번부러움마음을달래야했답니다.ㅠ.ㅠ
차한잔을얻어마시고약간의담소를나눈후깊은감사를드린다음,저는이른중국의거
리로나섰습니다.그것도처음으로홀로말이지요.남편은일을다녀와잠에곯아떨어져
있고,저는혼자쇼핑을하기위해택시를타고행선지를더듬더듬중국말로했는데,그래도
또의심스러워가지고있던지도를보여주었더니아들나이만한택시기사가저보고뭐라고
한참중국말을하면서갑자기제얼굴에손을갖다대면서뭐를떼어내더라고요.
한국이나캐나다같았으면뭐라고한마디할수도있었겠지만워낙순식간에벌어진일이
고,추워서옷깃을세웠더니얼굴에털이붙어있는걸전혀나쁜의도가아니게떼어준듯
싶어그냥어정쩡한표정으로있었지요.그리고속으로‘지금이놈이수작을거는건아니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