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개성으로 똘똘 뭉친 이번 학기 우리 학생들

위의사진에없는학생들도있어좀미안하다는…^^;;

오늘갑자기계절이뒷걸음치는기분을아침부터느꼈다.아침기온이7도에낮최고기온

13도라니!봄의여왕이라는5월에진입해서도계속이런식(?)이면정말곤란하쥐~

생각이들었던것도사실이긴하지만엊그제온타리오주어딘가에선눈이내렸다는일기

보도있었으니,이정도는놀랄일도아니긴하겠지….

아무튼차가운기운땜인지오늘은또이상하게눈도일찍떠져다른토요일에비해좀더

유롭게집에서있다한인학교에갔다.날이이모양이니오늘학생들많이결석하겠군!

했는데도착하고보니꽤많은학생들이교실에이미와있었다(보통은지각하는학생들도

많은편이라오늘같은날엔특히결석이나지각이많을줄알았었는데!).하도기특해맘

같아선한명한명을다꼭껴안아주고싶을만큼나는기분이좋았고,더정확하게는난

그들에게감동을받았던거다.ㅎㅎ

그래서오늘은이런내기분에따라이번봄학기우리한인학교에등록한내학생들을소개

해볼까한다.한인학교의대부분은우리의1.5세를비롯한,한국을모국으로가지고있는

학생들로이루어진게사실이지만,특별히“성인반”이라명칭하여현지캐나다인들을비롯

여다국적학생들로이루어진수업을따로진행하고있기도한데내가그런학생들에게

한글을가르친지햇수로어언9년이다되어간다.

그동안나의수업을들었던학생들의얼굴이지금주마등처럼나의뇌리를스쳐지나가고

있는데,그학생들중에서유독기억이뚜렷한학생이있는반면,있는듯없는듯조용히왔

다아무도모르게살짝떠나버린학생들도있다.그리고한글과말을배우는데아주열심인

학생들도있었지만또때론처음의열정과관심을유지하지못하고지레포기한학생들도

있었다.또질문이아주많았던학생들이주로모여있던때도있었고,또반대로학생들

그저내가가르쳐주는것이상은더알려고하지않았던때도있었다.그러니같은기초

반이라고하더라도학생들의질문이나열성에따라어느땐더가르쳐주기도하고,내가생

각해도더많이열성적으로수업에임했던때가있었다는게솔직한고백이다.

그중에서도유독기억에뚜렷한학생들이라면아무래도지난학기의학생들을들수있지

않을까싶다.한국아버지와중국어머니사이에탄생한오누이두명,중국계학생둘과베

트남계학생이한명,그리고한국인과결혼한퀘벡쿠어한명이끝까지열심히공부를했던

학생들이었는데(참그중에좀늦게수업에참여했던한국인입양아출신여자분도있었고)

이들을노상수업시간중질문이많았고,특히그중에서현직중고등학교과학교사이기도

한베트남출신학생은수업시간뿐만아니라내게E메일을보내면서까지여러가지질문을

던졌고,자신이만든문장을점검해줄것을부탁하기도했었다.그리고지난학기마지막

날에는내게큰꽃병을선사해서나를아주기쁘게만들어주기도했었고.

그럼이쯤에서지난학생들에대한회고는그만하고이제이번학기내학생들에대한이야

를본격적으로시작해야겠다.먼저이번학기에등록한신입학생들은모두14명.그중

난학기에이어계속내수업을듣는학생들이세명있다.물론그외학생들은다음단계

옮겨갔고.

그래서결론적으로이번학기에새로수업을듣게된학생이모두11명인데,이중에는아버

지는퀘벡분이시지만어머니는한국분이신공무원이한명,현직초등학교교사퀘벡쿠어

가두명,대학을다니는퀘벡쿠아즈대학생이한명,고등학교에다니는여고생이두명

(명은퀘벡쿠아즈,또다른한명은베트남출신),그리고한국의비보이들을좋아해언젠

한국을방문할꿈을꾸면서한국말을배우고있는퀘벡쿠어세젭학생이한명,한국아기

입양하기전에한국말을배워한국에가고싶다는퀘벡쿠아즈여자한분,곧한국남자분

결혼하게되어한국말과글을또열심히배우는퀘벡쿠아즈여자분또한분,그리고멀리

트랑블랑에서토요일마다아침일찍한인학교를찾는홍콩출신고등학생한명,그리고

마지막으로지난주에뒤늦게등록한라오스출신의예쁜처녀가또있다.

나는늘수업초기에학생들에게이런질문을던진다.왜한국말과글을배우려고하는가?

그렇게물어보면학생들의대답은대개이것들중하나다.한국에언젠가가보고싶은데알

아두면도움이될것같아서,한국의가수들,배우들을좋아하다보니관심이생겨서,한국과

연관된일을하고있어서,한국인과인연을맺게되어서(또는인연을맺고싶어서)등등.

런점에서봤을때이번학기내학생들의동기는위의것들을두루다망라하고있다.그만

큼개성이강한집단이라고나할까?

그리고이왕말이나왔으니하는얘긴데,특별히이번학기학생들과이런저런이야기를나

누다한국의TV프로인"미녀들의수다"에대한이야기가나오게되었는데현직교사인학생

명중한명이그러는거다.얼마전퀘벡에서건너가방송에출연했던"도미니카"가자기

친구라고.그러면서아무래도그녀때문에더한국에관심을갖게되었다는걸은연중밝히

면서한국생활(막연히한국에서의생활이라기보단차라리외국인으로한국에서의짧은체

나이질적관습과문화?)에대한동경을은근히드러내보이는듯보였다.

그렇담이렇게다양한출신과동기로구성된이번학기신입학생들의학습의욕과열의는어

떨까?지금까지학기중반이상이지나갔는데,이번새학생들의수업태도역시지난해에

비해결코뒤지지않는다는말이맞을것같다.학생수가지난학기에비해조금더많다보

니편차또한있지만그래도대개가아주열심이고,이해가될때까지질문이끊이지않는다.

그리고피치못하게수업에빠지게되면그연유를말하고,숙제와진도에대해꼭미리알아

가려고한다.참으로기특하게도말이다.

요즘나는다시새롭게불어공부를하고있지만그래도충분히나의의사를불어로전달하기

에는문제가많아주로수업중엔영어로설명을하고있는데,대개의내학생들은영어와불

어를다말하고쓰고,이해하고있긴하지만간혹영어로이해가잘안되면교사출신두분이

영어로다시설명을해주기도하는등분위기또한아주좋다.이렇게세개의언어를함께

사용하면서서로다른언어를비교하기도하고,또언어에대한감을높이고있다고나할까?

내학생들중교사겸학생이가져온디저트

이렇게화기애애한분위기가공부에만적용되는것은아닌데,예를들어몇주전에는교사

인한학생이자신의학부모가만들어다준간식이라면서함께나눠먹으려고가져왔다고과

자를내놓아서함께나누어먹었고,지난주에는특별히한국분과올여름결혼하게될아주

예쁘고앙증맞은퀘벡여자분이본인의약혼자와함께교실에나타나우리들을깜짝놀라게

했다.

그는고등학생때이곳에있는고모님댁에와유학을시작했는데,공부를다마치곤얼마전

런던에있는회사에발령을받아그곳에서근무를시작했지만약혼자가한글을배우는모습

을보려고,또약혼자가혼자다도맡아하는결혼준비진척사항도볼겸단이틀시간을내

어먼거리를날라온거였다.

그는약혼녀를대견한듯바라보기도하고,또한글수업도관심있게지켜보면서알고보

면우리말참어려워요!”라고했는데,이말에나는한국에서한국말로영어를가르치던걸

반대로이곳에서는영어로한글을가르치면서나역시의식하지못했던한글의원리와우리

말의문법을많이배우고있다고말해줬다.그리고아이들과성인들의교육방법은다를수

밖에없는이유에대해서약간의설명을겉들이며이런저런이유로한글을배우려는사람들

이점점늘어나고있는것에대해서도우리는이야기를나누었다.

지난번에도한번이런이야기를한것같은데,사실토요일아침마다일찍일어나학교를

향할때가끔은왜내가이런일을하면서사서고생일까?”란회의에빠지기도했다.하지

만막상나를향해두눈을초롱초롱빛내고있는눈동자들을마주하는순간,나는이런맘을

먹었던걸억수로후회하면서동시에엄청난죄책감을느끼곤했다.그리고나의가벼운발

상을꾸짖곤다시는이런생각을말아야지~결심을하기도했었다.

그렇게후회와결심을했어도또가끔밀려드는귀차니즘에내자신을굴복시키고나면또

어김없이말할수없는후회와반성을하기를수십번,그렇게하면서오늘날까지나의한글

교사직은이어져왔다고볼수있겠다.이렇게한글과말을가르치면서나는내자신을스

스로성장시켰던게맞고,이보다더내가잘할수있고,더보람되면서동시에기쁜일이

어디있을까로늘결론을내렸었다고말한다면너무겸손치못한고백일까?

이번학기가다끝나게되는6월초까지또어떤재미난일들(사실글과말을가르치다보면

예상치못한질문을받기도하고,아무래도언어적차이로인해정확한해석이오히려어색

한경우도꽤나되고,질문이꼬리에꼬리를물다보면엉뚱한걸로비약되기도하는등)

벌어지고,또어떤것들을질문받게될지,또어떤즉흥아이디어가떠오르게될지자못궁

금한마음을억누르면서이글을쓰고있다.동시에어떻게하면좀더효과적으로학생들에

게한국말과글을가르치면서그들과일치감을느낄수있는존경받는교사가될수있을지

스스로에게자문해보면서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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