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내생애가장흥분되었던월드컵시청이었지만결론적으로말하자면가장아쉬
웠던경기였다.짜릿한걸로말하면야,대한민국이온통“레드”의물결을이루며안방경기
의느긋함까지즐겼었던2002년월드컵경기가최고였지만이번경기는내생애처음으로참
가해본단체응원이자관람이었기에,더군다나멀리타지에서획득한첫16강진출이었기에
아주흥분된마음으로일찌감치준비해서약속된장소를향했던만치기대가아주컸었던게
사실이었는데정말너무아쉬웠다.
내가사는몬트리얼은사실교민,유학생다해봤자겨우5천명남짓하다는통계가있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민족의단합이랄까,저력을보여주기위해이작은커뮤니티에서도
단체응원을해왔다는소식을겨우며칠전에알게된나는같은문학회회원이자지인이경
영하는한식당으로오늘아침일찍나섰다.
레스토랑바깥에는“아시아의자부심,한국”이라는대형현수막이걸려있었고,이른시간임
에도불구하고이미여러명의응원멤버들(?)이자리잡고있었는데그중에는내가전에한
글을가르쳤던학생,현재한인학교에다니고있는학생을비롯하여한국과한국문화,한국의
모든것을사랑하는캐나다,퀘벡현지인들도꽤눈에뜨였다는거.
경기가시작되기전주최측에서는잡채밥과된장국을준비해서일단단체응원에참석해준
모든응원객들의배부터채워주었는데,이는모든행사전이나뒤에는먹는걸빠트리지않는
우리민족의전통과도일맥상통하는것이지만기업이나사업체가단순히이윤만을추구하지
않고,얻은이윤을사회에환원할줄아는영리한(?)미덕을실현하는걸로보여더욱흐뭇했
던게사실이었다.
또한내가아는이레스토랑주인의가족들은한국인이라는자부심과애국심이넘쳐나는가
족임과동시에축구를특히좋아하는아드님께서지난세계청소년축구대회가몬트리얼에
서개최되었을때한국측통역을맡았던인연도있고,또본인이직접나서“매길대학”내
한인축구부까지결성할만큼축구사랑이대단하니이런좋은기회(해외원정첫16강진출
이라는!)를절대그냥넘길수없었으리라는건너무도분명했다고나할까?ㅎㅎ
게다가너무도다행스럽게“매길대학”에는많은한국인들이유학하고있으니유학생들의입
장에서도선배가경영하는레스토랑에모여맛있는밥까지얻어먹으며애국심을발휘할수
있는이좋은기회를,또단체로모여우리의단합된힘과저력을발휘할수있는절호의찬스
를절대놓칠수없었으리라보였다.(물론젊은이들다가매길대학생들인건아니었지만!)
아무튼그런이유로오늘아침이레스토랑에는주로젊은이들이자리했지만그중에한가족
이특히눈에뜨였는데한국인남자분과파란눈의부인과세명의아들이바로그들이었다.
사람은평소에도자기의직업의식을드러낸다고,나는어린세명의아이들을보자제일먼저
이아이들이아버지의나라말과글,즉한국말과글을배우고있는지그게궁금해져물어보
게되었는데그들은몬트리얼에사는가족들이아니었고,미국시카고에서몬트리얼에잠시
놀러왔다우연히도이런기회를접하게되어기쁜마음으로참석하게되었다고했다.
시카고에서몬트리얼관광차왔다가이런좋은기회를잡은미국에서온가족모습.
이런좋은기회를우연히잡게된그들을생각해봐도기쁘고,또외로운타국에서의생활중
같은민족임을뼈저리게느낄수있는이런자리를마련해준지인에게도고마운마음이깊어
지면서경기가시작되기도전나는이미충분히감격스러워졌다.그리고또한번의신화가
창조되기를간절히기도하면서드디어경기를관람하기시작했다.
우리의애국가가울리고,우리의태극전사들이굳은결의와함께다소상기된모습으로화면
에잡히고,나또한다소흥분된감정을자제하며화면을응시하는데화면에비친우루과이
팀의감독의여유로운모습을보자순간불안한예감이뇌리를스쳤다.그래도애써그걸무
시하고다시화면에집중했었는데….
아!우리의태극전사들은이전의경기에서보여주었던다소밍밍한액션과는확연히달라진
팽팽하고도짜릿짜릿한공격과수비를보여주면서함께16강에오른일본팀못지않은기량
을선보였고너무도잘싸워주었는데그만너무도잽싼우루과이팀의수아레스가한골을먼
저넣는게아닌가!아!이러면안되는데~싶었지만나는다시전열을가다듬는마음으로더
욱열심히응원에매달렸다.
우리의트레이드마크가된“대~한민국!”과“어~흐~”,그리고“아~필승코리아~”를비롯
하여여러가지응원가와응원구호를함께하며가슴을졸이면서경기를관전하는데,우째우
리팀에는그리도불운이계속따르는지말이다.박주영선수의환상팬타스틱프리킥이골대
를맞고나가지않나,번번히좋은기회를놓치지않나,럴수럴수럴수~하면서앉았다일어났
다를수도없이반복했다.
그러다결국우리의이청용선수가동점골을만들어냈을때에는레스토랑이아닌,건물전체
가날아가버릴듯한환성이작렬했고,너도나도옆사람을끌어안고환희의순간을나눴다.
다행인지불행인지(?)내옆에는모두여자분들만있었지만만약내옆에남자가있었더라도
아마나는끌어안지않았을까?그만큼흥분되었고,감격스러웠던순간이었다!는거.
감격의순간을만끽하는응원단들의모습
하지만또한번잽싼수아레스가우리의골그물에한방을더집어넣었을때이미나는나의
불안한예감이왠지적중할것같다는느낌과함께아침에집을나서기전남편이농담삼아
했던“한국우루과이한테2대1로아쉽게진다!”는말이떠올라모든전의를상실하고말았다.
힘을잃고그냥묵묵히앉아있다,다시분기탱천하여목이터져라열심히응원을했지만아쉽
게도결과는2대1우리의패배.후반전말에는비까지주적주적내리니애쓰면서가슴졸이
고있는듯보이는우리의선수들이얼마나가엾든지….
경기운영면에서나골선점률면에서나뒤질게없는우리가어째서단한골의차이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