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사실이 내내 가슴 먹먹하게 했던… 영화 “작은 연못”

전쟁이세상에서없어져야할첫번째이유는아마도무고한생명이이유도모른채사그라

지는비극성때문이아닐까한다.한인간의목숨이졸지에파리새끼한마리만도못한취급

을당하고,전쟁중살아남은자들은살아남은자들대로오랜시간죄의식과괜한자괴감에

깊이빠져들어야한다는어이없는상황이전개되는,거기에전쟁을일으킨몇몇윗선들이야

자기들에게분명떨어지는떡고물이있다치더라도상명하복이생명인군인들은이유도모

른채또무죄한사람들을죽일수밖에없는,말그대로모순으로가득찬그비극성말이다.

이런비극중에서도동족이서로를향해총부리를겨눴던우리민족최대의비극,6.25전쟁

중실제있었던충북노근리마을에서의양민사살을토대로만들어진영화작은연못을판

타지아영화제가거의끝나가는지난일요일늦은시간에한극장에서감상했다.

그날은영화가상영되기전,특별히6.25전쟁에참전우리를도왔던캐나다인들에게감사

하는의미로우리의음료와떡이무료로제공되었는데영화를사랑하는한사람으로,또대한

민국을조국으로갖고있는한사람으로일찌감치행사를돕기위해이른저녁을먹고극장에

도착했다.그리고이곳에서우리영화보급에기둥역할을하고있는씨네아지”이미정

와열심히행사를준비했다.

지난번우리의영화식객때준비한김치를맛보기위해많은이들이줄섰고,우리의것에

그렇게많은호응이있었다고하는데,이상하게이번행사에는예상보다관객들의반응이신

통치않아다소머쓱했지만그이야기는김치가떡보다는우리의고유식품으로더인정을받

고있다는,또떡이라는건디저트종류이므로몸무게에민감한사람들에게는다소부담이될

수있다는사실을감안했을때뭐납득이그리가지않는것도아닌듯싶다.그리고또하나,

뭐든처음보다는두번째이후부터는열기가하강되는것도기정사실이니까.ㅎㅎ

아무튼바쁜마음과기쁜마음으로행사를어느정도치르고행사장맞은편에위치한극장

건물에들어섰더니이미매진되었다는소식대로우리의영화를보기위해많은이들이줄서

영화관에입장하기를기다리고있는게아닌가?!또이감격스러움!~표정관리하기가가

히쉽진않았다는거.

하지만영화의내용이내용이니만큼막상영화관에들어서자왠지모르게온몸에긴장감이

감돌기시작했고,드디어영화가시작되자나는마치내가1950년7월의어느날그현장에

있는듯한착각,즉깊은몰입에빠지게되었다.

영화의내용은많은이들이알고있는그대로,6.25전쟁중피난민중에위장한적군이숨어

있다는정보를입수한미군이노근리마을의무고한양민들을향해무차별폭격과사격을가

했다는사실에대한,그리고그러한아비규환의와중에서살아남기위해,자손을살리기위해

몸부림치는피난민들의처절함이화면가득해영화상영내내가슴이먹먹해지는그런내용

이었다.

그렇게영화를지켜보다보니세상의모든전쟁에는논리와타당성이결여된피할수없는캐

쥴어티가비일비재했다는,또여전히그렇다는뼈아픈진실이문득떠올랐다.전쟁의발발

원인부터과정,결과에이르기까지전쟁은그자체가바로아수라가맞고,상처뿐일수밖에

없다는냉엄한진실.그리고그러한아수라장에서과연제정신을차리고있는자들과그렇

지못한자들을구별한다는것이의미가있을까라는의문이떠올랐다.

물론그렇다고무고한피난민들을향해사정없이폭탄과총알을갈겨댄미군들을옹호하자는

건아니지만내가사느냐,네가사느냐하는전쟁의와중에서이성과감성을요구하는건참

으로억지스러운일일것같단생각이들었단이야기다.그러니결론적으로어떠한전쟁도

그당위성을인정받을수없는게맞고,그런점에서며칠전군인에대한실언을한한고등

학교여교사에게도약간의동정심이미쳤다.물론표현의차이라는관점에서그여교사의표

현은지극당연잘못된것이지만그의도만큼은납득이간다는이야기다.세상의모든전쟁의

소모품이될수밖에없는군인의처지를과하게표현한것으로말이다.

그건그렇고,다시영화이야기로돌아가서세월이한참지났지만그래도진실이밝혀져그들

의죽음이그저헛되고억울한죽음이되지않았음이너무도다행이란생각이들었는데,다른

한편으로는그러한진실자체규명에목적을두지않은,늘그렇듯불온한세력들이이러한

비극적사건마저도자신들의호기로이용한다면그또한그들의참혹하고슬픈피흘림의역

사를통렬하게왜곡하는것이라여겨졌다.그것은바로그들의무덤위에침을뱉는행위에

다름아니라는….

사족으로,영화의장면이너무도생생하여살이터지고피가터질때나는온몸에소름이돋

는걸경험했는데,쌍굴장면에서계속울어대는아이로인해미군들의사격이끊이지않자

불평을하기시작하는사람들을위해자신의아이를직접물속에쳐박아질식시키는한아

버지의모습에서는그야말로아~하면서입이벌어지고말았다.바로전쟁의비참함과양심

적행위가농축된,소름돋치되숭고한씬(scene)이아닐까싶다!

또하나,전쟁의무용함과부조리함을극대화하고자영화는도입부분에서순수한아이들의

동심을맘껏드러내고또마지막부분에서도그들의합창장면을보여주고있고,미군이철도

위폭격으로널브러진사람들을확인하러다가올때엄마를외치며홀로서서울고있는어린

아이의모습을오래도록보여주고,또만나는사람들마다밥먹었느냐는인사를나누는시골

사람들의순수함과평화로운시골의정경을화면가득담은것이라고여겨지는건비단나만

의착각일까?

영화와동명타이틀인"작은연못"은원래김민기씨노래인데영화에서사용하도록허락받아

영화OST로쓰였다.

떡과음료행사모습.

영화"작은연못"을보기위해사람들이줄서있는모습.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