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찾아가는길중간에만난제주의명소인"삼성혈","민족자연사박물관",그리고6.25전쟁당시영웅이었던
강승우소위의동상과군무기전시.
남편이정상출근을시작하고저는호텔방에홀로남겨진다는사실이약간은저를당황하게
만들었던게사실입니다.물론다예상했던일이순차적으로일어나는것이지만그래도왠
지날아는이없고,생활환경이전혀다른곳에서이제부터홀로서기를해야한다고생각하
니은근한기대감과두려움이동시에몰려왔던거지요.
그래서사려니숲길을걸어보자고생각했던것이고,그다음날역시뭔가를해야할듯해서
몬트리올에서부터꿈에그리던“책실컷읽기”의꿈을이룰수있나,없나그확인작업(?)부
터하기로결정하곤지난번언니가알려준쪽방향으로마냥걸어갔습니다.“사라봉”과“우
당도서관”이단어들을입안에서떠올리면서중간중간사람들에게물어가면서그곳을찾아
갔던겁니다.
그런데도서관에도착하기도전에미처지난번엔보지못했던한곳이제눈을사로잡더군요.
그곳은바로“제주국립박물관”이란곳이었는데,적당한햇살과온도와함께아주따뜻하게
보였습니다.적당한높이와크기로평화로운분위기까지자아내면서말이지요.하지만오늘
제가해야할(?)일은박물관방문이나감상이아니라도서관방문과책빌려읽기,혹은책
그냥읽기이니그곳은그냥스쳐지나면서사진이나몇장찍는그정도로마쳐야했답니다.
그리고바로그옆의도서관으로기대만땅!하면서들어섰습니다.
먼저도서관2층에마련된열람실에서책두권을집어들고가운데마련된좌석에앉아책을
읽기시작했습니다.그렇게톨스토이의단편하나를다읽고다음단편을조금읽다보니허
리가조금씩아파오는데,그렇다고그냥일어나긴싫어두번째집어왔던“제주올레”란책을
펼쳐봤지요.제주올레는이제말그대로제주의“표상”이되었으니필독독서일것같기도
했지만,실은제주올레에대해무한한궁금증을품고있는사람으로어떤곳인지좀알필요
가있었거든요.그래서몇장을읽다가좀더편한자세로책을읽고싶단생각이들어바로
사서분께다가갔습니다.
저의사정이야기를대충하고책을빌릴수있겠느냐고했더니,원래규정상타지사람들중
에서도신원이확실한사람들,즉제주에서대학을다니는학생이라든가아니면제주에서일
하기위해잠시온사람이라든가뭐그런제한이있다고답변을하시더군요.그런데저는제
가직접일을하는것도아니고,더군다나주소도확실한게아닌호텔주소니좀힘들다는말
씀을안타까워하는표정을지으면서하시더라고요.그래서제가이렇게말했습니다.
“말씀하시는건잘알겠는데,제가캐나다에서이곳에올때하고싶었던일이크게두가지였
는데그중하나가바로도서관에서우리책을실컷빌려읽자!였답니다.그러니어떻게방법
이좀없을까요?남편이외국인이긴하지만이곳에서3개월일을할예정이고,일터주소도
알수있는데요.”라고하면서사정을했지요.그랬더니저의처지가안되어보였든지,믿을
만하다고여겨지셨든지(^^)암튼저보고남편일터주소하고남편사진한장가지고사인받
아오라네요.
그래서기쁜마음으로알았다고답하곤방실방실웃으면서,까치걸음으로깡총거리면서,도
서관을나왔습니다.‘아!드뎌내가하고싶은일한가지이루어지는구나~’싶어정말날아
갈것같은기분에다뭉근한행복감까지마구만끽하면서요.
그곳을갈땐걸어갔었지만호텔로돌아갈때마저걷기는싫어도서관입구에서버스를기다
렸다타고왔습니다.기사분께칼호텔근처정류장이어딘지여쭤보고대충루트를기억하
면서그렇게버스에얌전히앉아있었지요.그리곤호텔을좀지나정류장에서내렸고,오늘
해야할일을마친사람으로의기양양하게호텔로비로들어섰지요.^^
그리고그다음날에는아침일찍서둘러혼자영화를보러갔고,이전에올린한국영화“부
당거래”를봤고,극장에서안내하는대로할인받을수있는카드도하나만들고,또은행에
들러내가주문한책값을무통장입금한다음,다음날남편과함께방문할“장생의숲길”에
서먹을샌드위치와간식거리를샀습니다.그곳에서도할인을받을수있는카드를또하나
만들었고,포인트확실히적립했구요.ㅎㅎ
시작부터좋더니뭔가술술잘풀려나가는느낌이들면서제주에서의새로운생활이점점더
기대되더군요.그래서이제부터그동안하고싶었던걸하나하나씩해봐야겠다!하는의욕
이저를더욱감싸면서저를행복감에다시젖게만들었습니다.
그날저는호텔방으로돌아와우리들이저녁을먹으러갈곳을검색했고,우리가묵고있는
곳에서비교적가까운먹거리집을하나골랐는데,그곳이바로“도라지식당”이었지요.사
실식당에들어설때만해도,그리고음식맛을보기전까지만해도그곳이그렇게유명한곳
인걸실감하지못했었는데,맛도그만이었지만막상식사비를계산하러앞에나와보니상도
많이받고,맛이기가막혔던갈치조름의그소스를포장판매까지하고있더군요.
그소스는꼭조림용만으로쓰이는게아니라다양한요리에쓰이는듯보였는데,저도만약
일반아파트에서생활을했다면한번쯤사가져가요리에응용하고싶을만큼소스가독특하
면서도맛있었습니다.참고로우린갈치조림과성게미역국을시켰는데먹으면서또어찌나
어머니와동생생각이간절하던지….ㅠ.ㅠ
하지만일단다음기회를기약하면서맛있게음식을다싹싹비운우리는입을말끔하게가셔
주는“원두커피”까지홀짝이면서그곳을나왔지요.인상좋으신사장님의친절함에또깔끔한
식당의분위기까지다맘에들었던그곳을요.
참,남편은그전날부터차를렌트해운전을하면서출퇴근을하고있는데,요즘한국에선렌
트하는차에도다GPS를달아놓나봅니다.우리는그걸이용해아주쉽게도라지식당을찾
았고,호텔로돌아오는길에도그걸이용하니남편은넘신나하더라고요.어디든가고픈곳이
있으면다말하라고하면서요.ㅎㅎ
정말이번에제주에와서도많이느끼는것이지만이제한국의관공서나다양한곳의친절도
나IT분야의발전은캐나다와절대비교할수없는경지에이른느낌입니다.그러니저나남
편처럼캐나다촌스러운데서온사람들은한국의놀라운발전에놀라움을금할수가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