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성산일출봉이보이고…
올레를나타내는리본은소나무가지에매달려있었고…
사실제주에오게된걸가장가슴을뛰게했던일은바로제주의새로운아이콘이된“올레
길”을걸을수있다는기대감때문이었지요.몬트리올에서제주의“올레”에대한기사를볼
때마다전언제나‘과연내가언제저길을걸어볼수있을까~’하는상념에사로잡히곤했
으니까말입니다.
그래서남편과함께하던시간이끝나고남편이출근한후홀로되었을때가장먼저하고싶
었던일도바로이“올레걷기”였지만제결심을실행에옮기게된건정작도착하고서도한
참이지나버린지난11월24일이었습니다.왜그렇게된건진기억에없지만어쨌든그날
전마침내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도착했고,그곳에서시흥리로가는버스에올랐고,기대
를잔뜩하면서완행버스안에서시간도빨리흐르고,버스도빨리달려날그곳에빨리내려
주길손꼽아기다렸지요.그리고그렇게기대하던그곳에마침내도착해“제주올레1코스”
라는안내판을보는순간마음속에시원한한바람이막스치고지나가고있단걸느꼈습니다.
그건아마제생애가장긴걷기코스가아닐까싶은데(만약한번더있었다면그건제첫번
째직장생활동안직장동료들과모두함께했던‘설악산대청봉등정”일텐데실제어느쪽
이더긴코스인진정확히모르겠네요),장장15킬로미터나되는멀고도먼길이었답니다.
하지만이걷기는워낙기대했던일이라전음악을들으며여유만만하게앞으로앞으로전진,
또전진했지요.그렇게해서두산봉을거쳐두개의오름(말미,알오름)을오른다음종달리
와시흥해안도로를따라쭉걷고,또걸어광치리해변까지의첫코스를완보했습니다.
물론중간에한번쉬면서가져간샌드위치반쪽과물을마셨고,또한번쉼터라는곳에서왠
아가씨가시켜먹는라면이맛있어보여나도한번시켜먹어보자~해서아주간만에라면을
먹으면서한숨을돌렸고,그리곤내리걷기를해서거의네시간반만에첫코스를마치게되
었지요.아!그때의감개무량함과뿌듯함의정체는또뭐라고해야할는지~ㅎㅎ
사실그날의그코스는겁없이그냥멋모르고그냥했던거라생각할수도있겠는데,그래도
결과적으론홀로걸으며이런저런궁리도하고,오름정상에서멋진정경도구경하고,살아
있음에감사함도느끼면서많이훌륭했던시간이분명했습니다.그럼에도왠지모르게쓸쓸
하기도했지만그건어디까지나제가이전까지보냈던곳에서의익숙함에서한참벗어난어리
둥절함과아직까지적응이잘안된여파라여겨지고요.실은어리버리하면서도좋았던시간
이라말할수있겠네요.지금와서돌이켜보니말이죠.^^
그런데길을걷다보니도대체이길이원래있었던길인지,아님스페인의“순례자의길”을
본따처음만드셨다는그분이일부러길을내신건지그게궁금해지고,또올레길이탄생한
후로실제올레근처의상인분들이더많은돈벌이를하시고계시는건지그런게궁금해졌답
니다.그래서첫번째질문에대한답은아직모르지만두번째질문은실제그곳에계신분들
께여쭈어보기도했지요.답은역쉬~그렇다!였고요.^^
이건멸치를건조하는모습이라고하는데어찌하는건지는잘모르겠다는ㅎㅎ
시가있는바다…참멋지죠?^^
유채꽃을배경으로사진을찍을수있는곳까지마련되어있다는…
그리고그렇게멋모르고걷고또걸었던올레1코스의기억도가물가물해질무렵인엊그제
는남편과함께좀색다르게(?)올레길걷기를하게되었는데요.지난번엔혼자버스를타
고갔고,또돌아올때도매서운바람속에서고생고생하면서시외버스를기다리다20분이
나지나도버스가오지않아택시를타고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로가려고하다거기까지도
꽤거리가된다는기사아저씨의말씀에다시버스정류장에내려한10분버스를기다리다
결국버스를얻어타고호텔로돌아왔던것에반해이번에는아주편안하게렌트한우리차를
타고올레7코스의중간쯤되는“풍림리조트”까지가서그곳에차를주차한다음,그곳에서
부터걷기를시작했습니다.
그런데그코스는지난번“우당도서관”에서빌려왔던“제주올레”란책에나와있듯아주
멋진포구를,그것도한군데도아니고세군데나지나는코스였고,역시해안의경치가이루
말로표현하기어려울만큼환상,팬터스틱,그러면서동시에몹시도이국적이고이색적이기
까지한그런코스였지요.그중기억에남는길을한마디로얘기하자면,오른쪽으론야자
나무가빽빽하고왼쪽으론멋진해안을끼고소나무가울창한좌해송,우야자라고나할까요?
좁은길을따라걷다보니마치“이상한원더랜드”에온듯한기분도느껴지고,뭔가현실같
지않은느낌이동화속한장면을보는듯도하면서기분이참으로오묘했다는게가장정확
한묘사일것같습니다.남편도덩달아꿈을꾸는것같다!느니,어린시절에이곳에왔었다
면아마도야자나무들사이로숨바꼭질내지전쟁놀이를했었을것같다!느니하면서신나
했고요.야자나무가늘어진모습에서약간으스스한기운도느끼면서진한소나무향을맡
으면서우린사뭇동심으로돌아간기분을만끽했었답니다.
남편과의올레길이시작된풍림리조트모습입니다.
이곳은강정천이고요.
즉석에서잡아온생선을회쳐주시는분도계시더군요.
누군가의별장인듯보이는데,꽤멋져보였답니다.
우리도"쉼터"에서커피한잔을나눠마시며쉬엄쉬엄걸었지요.^^
그리고또한가지아주재미난일이있었는데요.그사연인즉,평소귀는약간어두운편에
속하고코는말할수없이예민한편인제가해안에이르러“아!바다냄새!쥑인다!”했더니
평소귀는말도못하게예민하면서코는둔감한남편이“냄새가나긴무슨냄새가나는데?”
해서우린서로를쳐다보며한참을웃었답니다.
그이유는바로그전날저녁모처럼TV드라마를보고있는제게남편이소리좀줄일수
없느냐고구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