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전날이라다른때보다일찍돌아온남편과함께약간의눈을맞으며크리스마스
분위기를내려다보게된영화가바로이영화다.거기에좀더자세한설명을덧붙이자면,
그날은눈이내려차를가지고외출했다간까닥하다집으로돌아올수없을지도모른다는
불안감(제주의산길을윈터타이어도,체인도없이운전하는게너무도불안스럽다는남편
이느꼈던)에우리는리조트셔틀버스를타고제주공항으로갔고,그곳에서아는언니를만
나함께맛있는낙지볶음으로점심을먹은후“제주영상위원회”에서공짜로영화를상영하
고있는영화관으로갔던거였다.
이영화역시몬트리올에서부터보고싶었던영화였는데,뜻밖에다거기에공짜로까지볼수
있단사실을알게되었을때약간은감격스런맘이되었었고,타이밍도완벽하게이번에는
남편까지함께볼수있었던것이었는데물론자막도없었고,남편은한국말을잘알아듣지
도못했었지만열심히봤고,영화가끝난후재미있었다고까지말해줬다.
그리고나는어떻게돌아가는내용인지를그저눈치와동영상만으로감상했던남편까지재미
있게감상할수있게만들었던이영화의저력은과연무엇이었을까를영화관람후생각해
봤는데바로이런점들이아니었을까?
먼저프랑스극작가인에드몽로스탕의희곡의주인공“시라노”라는인물의이야기에서영감
을받아김현석감독이직접완성한시나리오가참으로독특하면서신선하게다가왔다는
점인데,아니나다를까이시나리오는95년대종상시나리오신인각본상을수상했다고한
다.그러니까김현석감독은감독이전에극작가로이름을알린셈이고,15년이지난올해본
인이직접시나리오를가지고영화를만든것이다.고로그의재치만발한시나리오가영화적
완성도를높인일등공신이아닐까싶다는거.
그다음늘영화속에서만나는그얼굴이그얼굴이아닌신선한주인공들의면면이이영화
의다소연극적인상황설정과엇박자를이루면서묘한밸런스를이루고있다고여겨졌다.즉
식상하는얼굴이아닌새로운느낌의톡쏘는듯한신인배우들의열연이영화의극적인배경
과현실사이에서아주매력적인조율로이어졌다는이야기다.인지도높은배우들은도무지
이루어낼수없는“실제상황을보고있는듯한현실성의최고봉”을바로이들이보여주고
있는것이다.
물론이러한젊고신선한피의수혈이요즘흔하게표현되는“미친존재감들”의전매특허인
뛰어나고도사실적인연기력에바탕을둔것이아니었다면그매력은아마도영화상영중간
에이미밑천을드러냈겠지만너무도다행스럽게그들의연기는넘치도록“사실적”이었다는
것도관객들이영화에올인할수있었던큰힘이아니었을까싶다.
그리고어찌보면이모두는너무도당연한영화의기본요소들이겠지만결국이영화를통해
영화에는“볼거리”에천착하는영화와우리들의감성을충분히읽어내그걸꼭꼭담금질해
줄수있는“재밋거리”와“느낄거리”를두루두루섭렵한,그러므로우리들가슴속에소소한
행복감을전달해주는“착한”영화가있다는걸우리들이재확인할수있게만들어주는게
바로이영화의가장큰미덕이라여겨진다.
여기에한마디를더덧붙이자면,너무도운좋게한국에장기체류할수있었던것만으로도
내겐충분한행운이었는데여기에다우리에게이렇게기발하고도뛰어난감각과신선함으로
무장된영화인들이넘쳐난다는걸발견하게된그행운또한영화를사랑하는한사람으로서
무한한기쁨이라는것!그리고앞으로이들의작품을눈여겨보게될것같단흥분된예감이
또다른기쁨이라는것이라는게바로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