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그동안이영화의포스터를보기도했고,또좋은영화라는얘기를누군가로부터듣기
도했었지만제목에서풍기는다소통속적인느낌을핑계로영화감상을차일피일미루고있
었다.그러던어느날심심해하면서TV채널을이리저리돌리다아주우연히이영화가한
케이블채널에서시되고있는걸보게됐고,그래서이참에잘됐네~하는마음으로별큰
기대없이영화를보기시작했다.
그런데영화에는얼마전영화“쩨쩨한로맨스”에서봤던귀엽고발랄한여배우최강희가바
로주인공애자역할을맡아예의그통통튀면서도깜찍발랄하되다소험상궂기도한모습으
로나오고있었다.입에서나오는말과그말이형성되기까지의두뇌활동이겨우몇초걸리
지않는아주단세포적이면서또한편으로는거침없기도하고또달리표현해서는엄청솔직
하기도한그런인물로말이다.
거기에비해또절대밀리지않는,대쪽같기도하고또어찌보면그엄마에그딸이라는말
이딱들어맞는깡과폭력성백단의애자엄마최영희여사에는오랜관록을자랑하는김영애
씨가열연을보이고있었는데,그들의연기는둘사이가진짜모녀인듯보이기도하고,이런
캐랙터가마치그들의진정한모습인듯보이기도하면서우리들을엽기모녀의일거수일투족
에마냥빠져들게하는게아닌가?
영화에서보여지는모녀,즉애자와최영희여사는시종서로를웬쑤라여기면서미워하고매
사부딪히는사이인데물론정도의차이는있겠지만그들의이야기는어쩜세상의모든모녀
지간의테마라고도볼수있겠고,굳이모녀사이가아닐지라도특히나개성강한가족간에
선쉽사리관찰되는애증의미묘한줄다리기의결과가아닐까싶다.부자지간자매지간
형제지간또그밖에다른가족사에서도이렇게모순되는감성의도가니는무한히발견될수
가있겠고말이다.
다정도병이라대다수의우리는진정한사랑에대한표현을때론악다구니로,때론끊임없는
잔소리로대신하기도하고,자신의속마음을몰라주는상대에게섭섭한마음을또다시푸념
으로,눈물로이으며회한을차곡차곡쌓기도한다.하지만그래도결국에는서로가서로에
게더할나위없는위로였고,그모든것이바로사랑이었다는걸깨닫게된다.물론그러한
깨달음이왔을때는이미너무늦어버린경우가대개인것도사실이고.
이영화역시도두모녀의애증의과정과정을낱낱이보여주다결국그녀들만의해법을,그리
고마지막에는두사람의애정을확인하는다소구태의연하고통속적인결론을보이고있긴
하다.하지만그럼에도이영화의묘미라일컬을수있는건너무도사실적인서사이기에우
리들의심금을울리고또울린다는바로그점이아닐는지.거기에칙칙할수있는소재를
등장인물들의생생한캐랙터로승화해하나하나생명력이충만한인물들로재탄생
시켰다는점도이영화의미덕이아닐까한다.
작금의영화트렌드는바야흐로촌철살인적인유머와대범함,그리고지극한사실적묘사라는
걸배우게된것도이영화에서얻은교훈내지덕목이라면덕목일것이다.참재미있으면서도
동시에의미심장한영화를만들어낸띠동갑정기훈감독의차후작품에더욱주목할것같은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