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와 한 남자의 라스베가스 여행 이야기 4 “레드락 캐년과 베네티안, 팔라조호텔”

다음날우리의일정은라스베가스근처에있는작은그랜드캐년이라불리는레드락캐년

을방문하는거였다.그리고시간을봐서라스베가스의또다른멋진호텔을구경하는걸로

잠정결정을내리곤일단우리는늦은아침이라면아침이랄까,이른점심이라면점심이랄까

아무튼배를채우기위해호텔내식당으로향했다.

그날뭘먹었는지에대해선기억도가물가물하고,또사진도없으니이부분은그냥넘어가

기로한다.내리삼일을뷔페로해결한것같진않은데그럼에도뭐뾰족한기억이없으니

어쩜또뷔페를택했을지도모를일이긴하고,아무튼그건그다지중요한문제도아니겠고….

호텔을나서기전우리는아직까지구경하지못한벨라지오호텔의내부시설을조금둘러보

기로하곤쇼“O”가공연되는극장을지나,카지노를지나,팬시한명품브랜드가즐비한완

전럭셔리쇼핑가를조금거닐었다.그리고구경만하는것도조금시금털털한기분이들어

곧레드락캐년을향해고고씽~

불모지인라스베가스에거대한환락의도시,꿈의도시를세울계획을처음세운사람이누

군진잘모르겠지만아무튼대단한발상의전환으로오늘날미국,아니세계적인어른들의

놀이터를만들어낸그상상력에박수를보내며,라스베가스의번화가를조금벗어난또다

른라스베가스의이모저모를보고싶었던게원래의소망이었는데이소망은차에오르자마

자쏟아지는잠에의해방해를받고말았다.

그래서졸다깨다를반복하다(운전하고있는남편에게미안한마음으로^^)겨우눈을떠보

니어느새레드락캐년에거의다도착한거다.차만타면졸고,자고하는건우리세모녀

의공통사항이기도한데,내가잠에빠져있었으니뒤에계신두분이어떤상황이었는지잘

은모르겠지만일단미루어짐작은할수있었고,그러니남편에게좀미안한마음이많이들

었던게사실이었다.

그래도일단목적지에가까워지니입에서는자동적으로탄성이흘러나오는데,뒤에서반응이

없자이젠아예내놓고강요다.ㅋ“빨랑눈뜨고멋진저장면좀보라구요~”하면서말이다.

그러자뒤에서부스럭부스럭소리가들리면서눈들을뜨시는거다.그리곤내처약간의오버

가섞인동생의환성!“!증말멋있따!~”

이런반응에남편은또보람을느끼는듯얼른차를“P”가붙어있는파킹스페이스에갖다대

고냉큼휠체어를끌어내린다.어머니를모시고일단방문객센터에내려우린실내를구경

했고,그다음차를몰고일방통행으로되어있는길을따라장관인풍광들을구경하며앞으로

나아갔다.

이런자연의대장관을구경하다보면난어김없이이런생각이든다.물론나말고도많은이

들이그러하겠지만진짜한인간은자연의장엄함에비해얼마나초라한존재란말인가~라는

열등감비스무레한느낌과자각.그리고우리의삶의역사라는건이런유구한역사앞에서또

얼마나보잘것없는것인가~라는깨달음.그러면서한없이겸손하다면겸손하달까,기가죽

는다면죽는달까한애매모호한감성에휩싸이게되다가,결국엔‘그래~좀더착하게,행복하

게사는게정답같아!~’라는결론에도달하게되는것이다.

그래서나는가족들과함께하는그시간이소중하고참행복했지만또엉뚱하게이런곳엔나

혼자와서슬슬걸으며나혼자만의사색의시간을갖는다는것도참좋을것같단생각을해

보다,또괜시리함께한가족들에게미안한생각이들어서쓸데없는농담도곁들이다가하면

서다소혼란한감성에빠져들기도했다는거.

그래도이런좋은구경을하는건정말행운같아곧마음을다잡고열심히구경했고,사진을

찍었고,주변의사물들을다똑똑히눈과가슴,머리에담았다.그리고우리는내처다음코스

로향했는데,라스베가스에숱하게있는호텔중에서도또이태리의매력을듬뿍살려낸곳으

로유명한호텔베네티안호텔팔라조가바로그곳이었다.

먼저베네티안호텔은곤돌라를띄운강을만들어내라스베가스를찾는관광객들에게이태리

베니스의향취를전하고있고,팔라조호텔역시이태리풍의화려함을자랑하는호텔로이두

호텔에는세계명품부티크들도넘쳐나니가히쇼핑의천상길이라칭할만했다.이런쇼핑가

를가면참새가방앗간앞을그냥지나칠수없는것처럼꼭어딘가들어가보는습성을가진

우리세모녀는열심히여기저기를기웃거렸고,남편은또남편대로이런저런구경을하다우

릴기다리다하면서시간을죽였다.

그렇게있다보니어느덧저녁식사를해야할시간이다되었는데어머니와동생은한식이땡

긴다하고,남편은제대로된레스토랑가서뭔가괜찮은걸먹었음하는것같고난중간에서

다소불편한입장이되고말았다.그래도김치를안먹어본지이미3일이나다되어가고하

니모른척하고남편이한식당으로따라가줬음좋겠는데남편은뭐에삐쳤는지자긴배가고프

지않아식당에는따라가지만뭘먹진않겠단다.물론그전에한식당간다는걸감잡은남편

은이미프레첼로배를어느정도채워놓기도했지만이건분명어느정도항의성시위라는것

쯤이미안봐도비디오긴했고.^^

그렇다고느끼한걸잘못드시는어머니를모시고또다른식당을찾는다는것도그렇고,일단

그곳에가면한식을좋아하는남편도뭔가먹을걸기대하면서우린(나와동생)그냥한식당에

서그날저녁은먹기로맘을굳히고윈호텔가까이에있는코리아나식당으로향했다.

사실재작년에도이곳을찾으려고했다가어째시간이안맞아가보진못했었는데,음식맛이

과연어떨지그게좀걱정스럽기도했지만워낙한식이그리웠기에모험을해본것인데,결과

는와우!꽤괜찮다를넘어참맛있었고,특히나반찬이뷔페식으로무한리필에다가후식까지

준비되어있는게아닌가?그것도우리엄니께서좋아하시는찐고구마가말이다.

그래서우린아주맛있어보이는된장찌개와오징어볶음,거기에이면수구이를하나주문하

고음식이나오길기다리는동안가져온반찬을맛보면서우리의선택에은근감탄하고있는데,

문제라면평소한식을좋아하던남편이안먹겠다고본인이말했던걸확인도장이라도찍는듯

반찬에만한번젓가락질을하곤그다음주문한음식에는손한번을대지않고,내가몇번을

권유해도무슨대단한결심을한냥절대음식을먹지않는다는,바로그게문제였다.

물론먹기싫은것도자기맘이긴하지만아무리그래도그렇지배가고플만도하고,그렇게

사람이권하면한번쯤먹어줄만도하건만지조를지키는춘향이마냥꼿꼿한자세를유지하

고있으니은근부화가돋는거다.아니부화까진아니었지만괜히어머니와동생보기민망

하고좀창피스러웠다는게솔직한심정이었다는거.

아주좋은구경잘하고마지막에와서이렇게좀씁쓸한결말이되고보니그날은사실별로인

날이라고말할수도있겠지만그래도난워낙낙천적인사람이니금세다까묵어버렸다.그리

고남편에게서도별다른이상징후를발견할수없었다고난생각했는데,내동생은그렇게생

각하지않았다는걸눈치느린난다음날에가셔야알게되었다.난정말많이둔한사람이맞

나보다.^^;;

캐리커쳐가특히멋졌던어느화랑의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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