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즘’ 또는 ‘이념’의 허망함을 콕 찌르는 영화 “풍산개”

풍산개는실제로존재하는개의한종류인데,사전에보면<날래고용맹하며민첩하기로

유명하되성질은온순한편이나일단다른동물과맞붙어싸울때는사나워서당해내는동

물이없다>라고되어있다.이영화의제목‘풍산개’는바로이런개의특성과많이닮은한

인물(윤계상이분한정체성이끝까지드러나지않는배달부)을빗대지어진것이라여겨진

.

그가하는일은휴전선으로갈라진남과북을오가며물건혹은사람을배달하는것인

,는날쌔고힘이좋아실패를모르고사지를오가며묵묵하게자기일만하는사람이

.물론영화상에서왜그가그런일을하는것인지,그리고그에게어떤이념이나철학

이존재하는에대한증거는어디서고찾아볼수없지만그는말한마디없이철저하

게자신이은일완벽하게끝내는그방면의달인이다.

영화를감상한후이영화를만든사람이누군가확인해봤더니나로선처음듣는전재홍

감독이연출을맡았고,실제제작과시나리오는유명한김기덕감독이맡았다고되어

있는데,두사람은매우긴밀한관계인듯보인다.그리고또하나흥미로운사실은이

영화는영화참여한전스태프들과주,조,단역배우들이노개런티로출연하고함

께일을했다는것인데,도대체감독이나제작진에대한얼마만큼의신뢰가있기에이

런일이가능했는것도매우흥미로운일이라여겨진다.

또하나아주재미있는사실하나는이영화에대한관객들의평가가극과극을오가는

단것인데,그렇다면나는이영화를보고어떤느낌을받았는지지금부터그것에관해

야기를조금해볼까한다.

우선나는영화가시작되는시점부터대부분의화면이우울하고어두운게처음에는몹시

불편했다.분명뭔가움직이는것같긴한데확실히볼수없으니답답함이꽤컸었는데,

간이흐르면서다소적응이되어갔다고하는게정확한표현일듯싶다.하지만영화에

몰입하면할수록잘보이고,안보이고의문제는그리대단하게여겨지지않았던것

도분명한사실이었다.

그이유는우선영화를감상한다고할때우리는눈앞에보이는화면위에펼쳐지는움직임

주목하면서영화가전하는바를깨닫는게주로지만,굳이꼭화면을들여다보지않아도

이게뭘의미하는것인지각자가슴으로느끼는것역시하나의감상이아닐까란생각을평

소가지고있기때문이다.나는그런이유로이영화를감상하면서화면과는별상관없이

화가전달하는서사에더욱매달리게되었음을고백한다.결론적으로현란한화면이

나볼거리보단영화속메시지에더욱귀기울였단말이되겠다.

그렇게해서내가얻은이영화가전해주는메시지는바로이것인데,그건바로남이든북이

사람사는거또는사람이느끼는것이다르지도않고,달라야할이유도없으며어쩌면

우리모두는진짜별것도아닌이념이나이즘에매달려괜히힘을빼고있고,도대

체뭐때문인지도잘모르면서늘생각해오던방식대로만,또그래야한다고들은대

로만행하는,진정자기의지와는상관없는꼭두각시같은어리석음에깊이빠져있는,

거기에무모함과이기심까지더해져,한마디로구제불능함량미달에모순으로가득한

우리들의현주소를확인하는것,그것이었던거다.

한마디로이영화는어리석은우리들을비웃는것아니면우리들을정신차리게해주

고싶은열정으로똘똘뭉친,거기에헛똑똑이내지모순덩어리인우리들을극명하

드러내고자하는영화이므로블랙유머는필수이고,다소허망하고안쓰러운인물

들이등장하는것역시필수불가결한요소가아닐까싶은데그예를좀더구체적으로

들어보자면….

먼저북한에서남쪽으로정치적망명을단행한남자가북에두고온여자(그것도자기보다

씬어린)를잊지못해남한의정보원에게그녀를데려오라는압력(보고서를쓴다는걸

빌미삼)을넣고,그녀를만나는그순간부터죽음을맞는마지막순간까지그녀를의

하고그녀에게지나치게집착하는상황,혹은사실을허망하고안쓰러운것으로해석하는

것외어떤다른해석이가능하겠는지?

그리고자기를남으로데려가기위해평양까지잠입한한남자를따라가며그에게연정을

품게된인옥이라는인물역시그짧은순간에강렬한감성에휩싸이게되고그단한번의

만남으로그의안위를염려하게되는걸우리의근원적인모순외달리어떻게해석할수

있겠는지말이다.

거기에막강한의지력과체력의소유자,냉철한주인공풍산개가한여성의눈물앞에허

물어지고,그녀언저리를돌다가결국엔자신의목숨까지던지는폭풍작렬한사랑행각을

도대체무엇으로설명할수있을까?

혹자는이러한이유등등으로이영화가어이상실이라던데,난그렇게생각하진않는다.

대신이영화는우리들의어리석음을몹시도많이비튼작품이고,주로이성적이

고양심적이고정의롭다고믿는평소의우리가위기앞에서얼마나나약한존재

인지,또우리안에내재한얼마만큼의동물성을발가벗긴꽤괜찮은영화같단

생각을난하고있다.그리고이영화가많이든다.

마지막으로가수지오디의멤버로만알았던,아니드라마“최고의사랑”에서훈훈한남

자를연기했던연기력이그저그런배우로만알았던윤계상이눈빛강렬하고,대사한

디없이도묵직한중량감으로화면에가득차는그런배우였다는걸발견한건

또하나의덤이라생각한.그래서앞으로는그를좀더관심을가지고지켜볼생각이

,그가한국의우뚝솟은한배우가되기를소망해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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