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작가의대모와도같은김수현작가의작품이라고해서새로시작한드라마“천일의
약속”을찾아봤다.그런데겨우1,2회를보고느낀건그녀의드라마는이미너무정형화
되어있어배우들의연기가아무리훌륭해도드라마에몰입하기가불가능하다는걸깨달
았다는그것뿐이다.내가많이까칠한건가?
무엇보다귀에거슬리는건그녀의대사인데,그녀의대사는언젠가내가표현했듯따다닥~
도무지현실적으로사람이생각하고말한다는느낌을받을수가없다.외워서열심히내
뱉고있다는인상이짙어도무지감흥이느껴지지않는거,나만그런건가?
아직일일이드라마의대사들을정리하면서그녀의독특한어투를문서화하진않았지만일
단문장만들어도그녀의대사다!아니다!라는감이올지경이니김수현작가는그녀의트레
이드마크가되어버린그녀만의독특한대사를영영고칠생각이없으려나?내생각에
간혹촌철살인같은뛰어난대사가있는것도사실이지만그렇다고이렇게듣기만해도누가
쓴대사라는걸눈치챌수있다는건시청자의입장에서결코바람직한일이아닐듯해서말
이다.
그이유는이드라마를보면서과거의저드라마의그장면이떠올려질수도있고,또그때
그대사에서완전토씨하나바꾼것밖엔없는것같네~하는의구심내지의심이일어나는
것도좋은일은아닌것같고,그밖에가장중요한건역시새드라마에대한몰입이불가능
하다는그것이겠다.물론나처럼예민한사람만그런것이지대개는별영향도없고,그냥
재밌기만하구먼~이라면이건전적인나만의문제겠고,이렇게이야기하는자체가그저까
칠한한시청자의투덜거림에지나지않긴하겠다.
하지만적어도드라마를쓰려고하는,혹은드라마작가를꿈꾸는이들에게“대모”의호칭을
들으며그들의우상내지멘토의자리에있는작가라면이미눌어붙어버린듯한그녀만의어
법은한작가의표상이랄까위상이랄까뭐그런특성이아닌단순한습관적반복에다름아
니지않을까싶다.그리고그런어법이반복되다보면보는이들이식상해서그런매너리즘
에짜증이밀려오는것도꼭그런이들을탓할일만은아니지싶은것이다.이것도역시나
만그런건가?
거기에하나더,김수현작가의작품에는꼭떠들썩하고유난히목소리크고법석떠는조연
이등장하는데,그것역시하나의정형화된일종의“드라마공식”같은느낌을주면서그인
물이지금연기를하고있다는“허구성”을도드라지게만든다.드라마를시청하는것은이
미그것이잘짜여진허구적,인위적으로만들어진스토리라는걸잠시제쳐두고,혹은그드
라마를시청하는그순간만큼은까마득히그사실을잊어버리고몰입하여감동과재미를느
낀다는일종의짜고치는고스톱과같은행위인데,허구성을꼭집어준다는건이런재미와
감동을반감시키는건물론아예김을확실히빼버리는일이아니고무엇이겠느냐말이다.
그런점에서이모든김수현의드라마요소들은시청자들의즐길권리를빼앗는것이라고감
히말할수있겠다.물론이건꼭김수현작가에게만해당되는말이아닐수도있지만,일단
그녀가우리나라드라마계에서가히독보적이고타의추종을불허하는특특급작가라는사
실을상기해볼때그녀에게비난의화살을돌리는게그리큰잘못은아니라는생각이드는
것이다.
고로글쓰기를즐기는나역시경계해야할것중하나가바로매너리즘에빠지는것이겠고,
그밖에글로밥을먹고사는사람들,특히나글을써이름을날리고,사회적영향력을행사
하는사람들은바로이“매너리즘”이라는이즘에빠지지않도록자신을채찍질하면서
부단히절차탁마(切磋琢磨)해야하지않을까란말을이참에덧붙이고싶다.
그런의미에서이번김수현작가의드라마“천일의약속”은개인적으로참으로안타깝다여
겨진다.이전의드라마에서보여주지않았던노장다운,그녀의관록에어울리는그런드라마
로아직까지는느껴지지않기에그런것인데,무조건그녀가쓰면환호하고,칭송하고,격상
까지시키는방송계의분위기도구태의연하고,솔직히말해서아무튼난아직까진(이건앞으
로뭔가대단한게짠~하면서등장할수도있다는전제를미리깔아두는것!)이드라마에대
단히실망이라고밖에말할수가없다.
그녀를뛰어넘을수있는내공과뛰어난재치를지닌,다시말해인간의내면을진정탐구
할수있으면서도센스와스타일면에서도뒤지지않는그런탁월한작가가짠~하고
등장해서제대로능력을인정받는그런날이왔음좋겠다.그저지금까지해왔던세월의힘
에만의존하지않는,현실을제대로직시하면서도좀더나은미래를제시할수있는,무엇보
다뛰어난작가의식으로무장된그런작가가빛을발하는,인정받는그런날이오게
되길진정소망한다.거기에하나더첨가를하자면시청자들의성숙한사고,타인의판단에
휘둘리지않는자기만의목소리를기대해본다.
이모든이야기는결국진짜를제대로알아볼줄아는“진정성”이그립다는이야기고,우리들
의일상적인매너리즘을먼저과감히깨부수자!는권유다.자신의생각과소신을접어둔
채타인의판단에만휘둘리기에는우리의삶이너무소중하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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