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우섬이해변과벌거벗은사람들이거리를활보한다는것만빼면리조트란느낌이들기보단차
라리육지의어느화려한도시를닮은느낌이강했다면마우이섬은그야말로리조트의느낌
이팍팍오는,다시말해느긋함과여유로움,거기에자연과어우러지는고즈넉함까지골고루
갖춘완전소망그자체였다.그래서개인적으로다음에다시하와이를찾는다면나는이곳에
서더많은시간을보내고싶다.
그건그렇고,이번우리하와이일정은전체10박12일로구성되었었는데,그중5박이오하우
섬,그리고나머지5박이바로이마우이섬이었다.그러니오늘들려드릴이야기는마우이섬
에서하루밤을보낸그다음날,말하자면두번째날의일정이되겠다.
그날우리는아침일찍일어나아침식사로각자시리얼과토스트(이건전날장을보면서구
입했던거)를먹고,또전날사온과일을알뜰살뜰준비해서수영장으로갔다(물론배가고프
거나입이심심할때를대비한간식거리도챙겼고).그렇다고수영장에서수영을한건아니
고그저비치체어에드러누워하늘을봤다가책도읽었다가하면서오늘의일정을재정비한
거였는데,어제호텔에있는트래블에이전트와이미예약을끝낸하와이의전통고전댄스
구경과하와이의독특한돼지고기요리를맛보는“올드라하이나루아우”저녁일정말고
낮동안에뭘하면좋을까그걸구상하기위한시간이었다고나할까?
그래서난수영장옆에서선탠과일정짜기를하고,남편은해변을들락거리면서해수욕을하
다가우리는여기말고조금위쪽에있는유명한다른해변을한번구경해보자는데의견을
모았다.만약맘에들면그곳에서해수욕도하고조금시간을보내다돌아오기로하곤즉시
그곳으로향했는데결론적으로남편말이그곳은대중들이다사용할수있는곳이라너무복
잡하고해변의질(?)도우리숙소것만못하다고하길래그냥구경만하고돌아왔다.대신숙
소로돌아오면서근처“카하나릿지”라는언덕위멋진동네를구경했는데전망이기가막혔
다는거.
그리고저녁이되기까지조금여유롭게숙소에서어슬렁거리다드디어오늘의하일라이트라
고할수있을“하와이훌라댄스”를구경하러갔다.전통하와이원주민들로보이는이들이
독특한의상을입고서브를하는그곳은원래사탕수수와파인애플밭으로가득찬,또설탕
가공공장이가운데있었던농장타운이었다고하는데하와이문화를이해하는데있어그런
그들의과거사는매우중요한의미가있다고한다.
또한그곳은서구문물이하와이에도착하기오래전왕족이살던수도이자지금은그들이매
장된곳으로가장유명한하와이고고학적장소중하나라고하고,한때“모알리이”라고불렸
던“올드라하이나루아우”라는장소의이름의출처는이곳을빼앗긴전사의이름에서나온
것으로추정하고있다고한다.
그러니그러한곳에서하와이원주민들의춤을구경하면서그들의전통요리를맛본다는게
의미심장한일이긴하지만이미그곳은관광객들의필수코스로여겨질만큼세속적인유행의
요새라는게더옳은말일듯싶었던것도사실이다.그곳을방문하는사람들중에과연몇이
나옛하와이의영화를,고대왕족이나전사를기억하겠는가말이다.물론나역시도그들이
돼지고기를요리하는방식같은것에더관심이쏟아졌던게사실이고,그들의훌라댄스에얽
힌사연같은것에는별관심이없었던게또진실이었으니….
그저먹고마시고,그들의춤을보면서한때의추억의한장을장식하는걸로만족했다면너
무개념없는처사였는지모르겠지만그냥지나간시절의‘전통적방식으로요리를해많은이
들이맛있게먹는다’라는것,그리고그러한요리과정을모든이들이관심을가지고지켜보
았다는것만으로도충분히의미있는일이아닐까싶기도하다.
아무튼그들의요리방식은하와이원주민들이자신들을토란(taro)식물의후손으로믿었고
그래서그줄기와잎사귀를사용해요리를많이했는데,축제때가되면어김없이돼지고기를
이줄기와잎으로싸서“이무”(일종의지하오븐)에오랜시간천천히굽는,그런방식을취하
고있었다.그리고이렇게요리된육즙이가득한돼지고기를모두가맛있게먹는걸로
기쁨을함께나눈다는의미,그러니까고대하와이에선음식이단순히생존을위한그이상
의의미가있었다는걸기억하는것도분명의미있는일이겠고말이다.
그밖에공연을보면서함께즐겼던뷔페식요리에는토란을으깨찐요리와우리의고구마
와는다소달라보이는검은색의찐고구마,“마우이양파”라고불리우는양파를이용한음
식등다양한음식들이선보였다.그리고토란잎사귀로싼요리도있었는데,그안의내용물
은확인할정신적여유가없었고,그외에도닭고기,소고기스테이크,볶음밥,샐러드등여러
가지요리들이있었다.
이렇게맛있게먹고,즐기는가운데점점사위는어둠이짙어가고,마지막으로는우리처럼결
혼기념일을맞은사람들,또새롭게결혼식을하고온사람들여럿이한데어우러져음악에
맞춰댄스도잠깐즐기다맛있는디저트에커피나홍차를곁들여말끔하게후식까지끝낸후
그많은인파가하나둘자리를떠나기시작했다.물론우리도그들중가장먼저자리를뜬
사람들이었는데,그이유는워낙남편은사람이나차가밀리고하는걸못견디는스톼ㄹ~이
라서.ㅎㅎ
어둠속을뚫으며숙소로돌아오는데,이곳은섬이라그런건지,아니면워낙차량의통행량이
많지않아서그런건지가로등도거의없고,완전한어둠속에이쪽에서비추는전조등과저쪽
에서비추는전조등뿐이라어딘가쓸쓸한기운이맴돈다는느낌이들었다.그걸달리표현하
면그냥어둠속으로고요하게빨려들어가는듯한다소기묘하고비현실적인느낌,뭐그런
적막함이랄까?아마도배부르지않았다면좀더명징하게그기운을느낄수있었겠지만그
날난너무많이먹었고,피곤함도있었기에그냥얼른숙소로돌아가샤워를마치고일찌감치
잠자리에들고픈욕망이더강했다는거!이렇게현실과비현실은늘내안에공존하며나를
휘감고있고,바로그날도그랬다는말로오늘의이야기를마칠까한다.^^
밤에보는숙소는또낮에보는그것과는다른뭔가매력적인분위기가분명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