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이때쯤(2008.8.29~2008.10.24)종영된드라마하나를우연히보게되었다.제목은“신
의저울”인데,생전처음보는주인공들이대개였지만아주오랜만에문성근과연운경,맹
상훈씨를보게돼꽤반가웠던드라마였다.
하지만무엇보다이드라마에꽂혔던이유(그랬다!정말이드라마를보는내내가슴이뽈짝
뽈짝뛰는게예전에“모래시계”를보면서감격과흥분에흠뻑젖었던그때가상기될만큼이
었다!)는아마도,최근우리나라에서하나의트렌드가된“정의”를이드라마가가장드
라마틱하고적확하게보여주었기때문이아닐까싶다.
힘들게고시공부를하던고시생이또한번의탈락의고배를마신바로그날,사랑하는여인
의죽음을목도한데다범인으로까지몰리는상황에직면하게되고,고생하는홀어머니를위해
자기보단형이곁에있어야한다는생각에고시생의동생은형의죄를대신해자수하게된다.
얼마나형제애가끈끈하면형을대신해수형생활을자청할수있을까라는생각에서부터시작
해억울한걸넘어미쳐나자빠지지않은게오히려이상할정도인남자주인공이어머니의죽
음을맞이하고도꿋꿋이견디고이성을되찾아결국사법고시에패스하고,검사가된후하나
하나정의를실현해나가는과정과정을숨죽이며지켜보았다.
거기에부패한권력에맞서정경유착을파헤치는정의로운검사,그리고그검사를우직하게
따르는부하직원,그와는완전다르게자기의살길을따라배신하는또다른직속부하외검
사가되어자신의약혼자를기소하는여자주인공,자기와출신이전혀다른한남자를돕는사
법고시를패스한엄친딸의순정까지기본적인법정드라마의모든골격을제대로갖춘모처
럼의명품드라마를감상한기쁨이분명있었다.
하지만이렇게감동적이고극적인드라마의전개를넘어시청내내가장내가슴을찌릿하게
전율시켰던건바로무심하고이기적인한어머니의잘못된자식사랑이결국아들과남편에
게큰누가되는건물론그모든비극을자초했다는사실,하지만나를비롯한대개의어머니
들이그런상황에직면했을때정의의편에서서자식을자수시킬자과연얼마나될까란물음
앞에서멈칫할수밖에없었다는사실,그럼에도여전히나는정의편에서고싶고,정의를말
하고싶고,또믿고싶다는이율배반적인혼란을겪고있다는그사실이었다.
누가이어머니에게돌을던질것인가?라는물음앞에서우리는모두머뭇거릴수밖에
없음이분명하지만그로인해억울한이가옥살이를하고,그의어머니가죽음을맞고,단란
했던한가정이풍비박산이된상황을목도할때우리는분명양심의소리를들을수밖에없
는것도사실이고,드라마에서보여주는부조리함과불공정을보면서과연정의는만인에게
평등한가라는근본적인질문을되물을수밖에없었던것또한사실이었다.
대개의아이들이아버지보다는엄마의영향을더많이받고있는작금의현실에빗대내가평
소자주부르짖던“우리나라는배운여자들,남보다많은혜택을받은선택받은여성들이타
인에게그걸되돌려주는베푸는삶,더불어삶을선택하기보단가족이기주의를더조장하고
있으니문제가많다!”는그말이이드라마에서얕은모성애로부터비롯된잘못된판단,그리
고자식에대한과보호로보여지며결국자기가정은물론다른가정의행복과선량한청년의
미래까지암울하게만들어버렸다는그사실과맞아떨어짐을보면서안타까움을금할수없
었던거다.
그리고또하나평생을강직하게살아온아버지가아들의잘못앞에서절규하며자신을탓하
는모습에서또한번나는가슴이저리는고통을공감했는데,이런장면은이세상모든아버
지와어머니가진실앞에깊이참회하는하나의전범이될만한훌륭한장면으로기억하게될
것같다.
결론적으로이드라마를보면서내가느끼게된것을두문장으로표현하자면이것이라고말
할수있을듯해여기에소개해보기로한다.
“나와상관없는일에우린얼마나관대하기쉽고소홀하기쉬운가?하지만나와조금
이라도상관이있을시에우린또얼마나연연해하며끝없는비열함속으로추락하기
쉬운가?”
결국이드라마가우리들에게시사하는것은바로이것이아닐까싶다.
“역지사지”,즉나의처지를상대의그것과바꿔보고늘공정함을유지하려고노력할
것!그게비록말처럼쉽진않을지라도그런노력과결심을향한의지를늦추지말것!
그래야내가변하고그렇게내가변하면상대도변할수있다는걸믿을수있다는것!
왜냐면우리각자가바로나고동시에상대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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