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스노우쿨링” 경험은 악몽으로 변했지만…

다음날일정은바로내생애처음경험하는스노우쿨링을하러가는거였다.숙소에도

하자마자마우이에서의일정을빡빡하게짜놓았고,이미에이전트를통해예약도다해놓

터라우리는이른새벽숙소를나서차를달려집합장소로향했다.저멀리여명하며,

영화의한장면인듯한해변의모습,이모든게어우러져참으로희망찬아침이었는데….

결론부터이야기하자면이모든희망은악몽으로변했는데,그래서지금부터그사연을상세

히들려드릴까한다.

아침도거르고일찌감치집합장소에도착해서수중촬영을할수있는디지털카메라케이스

도준비하고,안내자를따라배에오를때까지만해도모든건너무나도완벽해보였다.참고

로우리가선택한스노우쿨링회사는퍼시픽웨일파운데이션이었는데,이곳은고래를비

한하와이생태계를보존하는데아주주력하는단체인지라다른곳보다더신빙성을가지고

우린이회사를선택했었다는말을덧붙인다.

그런데막상배에오르자약간은빤질거리는듯보이는선장(?그다지큰배는아니었지만어

쨌든선장은선장이었으니)이장황하게안전수칙과농담을섞어가며설레발을치신다.다시

자기네단체를자랑하면서많은곳중에자기네를선택한건정말탁월한결정이었다고,그리

고의미있는일이었다고하면서말이다.

아침으로간단하게커피에머핀과도너츠몇개를주고또파인애플과망고까지챙겨줘서그

걸먹고,수중은꽤물이차가우니보온복이필요하다고해서얼른줄서서하나에10불씩

지불하고남편과나는만반의채비를다했다.방금뭘먹은뒤에꽉달라붙는보온복을입어

가뜩이나소화불량이잦은나는속이좀안좋았지만그래도생전처음으로스노우쿨링

경험한다는기대감에한껏부풀어있었다.

그리고마침내우리가향했던목적지,즉스노우쿨링을할몰로키니에도착해스노우쿨링

장비를갖춘후물에뛰어들그찰나갑자기두려움이밀려들었다.사실그이전부터조금

두려움이들긴했는데,왜냐면내가생각했던스노우쿨링은해변가까이에서조금벗어난

다지깊지않은곳에서물장구를치면서즐기는거였던반면그날우리가도착한곳은심

한가운데배를정박해놓은그런곳이었기때문이었다.

처음해보는스노우쿨링을바다한가운데로뛰어들자니아무리남편이베테랑이라해도두

려움이마구밀려드는거였다.그래서남편먼저바다속으로뛰어들고,그다음약간주춤한

다음남편뒤를따라뛰어들긴했는데이번에는코를막고있는스노우쿨링장비가어째잘

안맞는것같아바다한가운데에서우리둘은완전쇼(?)를벌일수밖에없었다.발로는열

심히물장구를치면서둘이달라붙어남편이열심히내장비를다시씌어주고,점검해주고하

면서.

그리고깊은바다속에서겁이난나는남편에게간절하게이렇게말했단다(나중에이걸얼마

나써먹으면서남편이날놀려대든지.).여보!내옆에꼭있어줘!”라고.그때부터워

겁에절었던나는일일이다기억할수없지만그래도정말중요한그순간남편이내옆에

붙어있어주었고,한손으론날잡고또한손으론바다속풍경을사진에담느라고

군분투했던건기억에생생하다.

하지만그정신없는와중에그래도난또바다속을구경하고싶어열심히아래를내려다보

면서물장구치랴,스노우쿨링장비잘못움직여코속으로물안들어가게신경쓰랴쓰러지기

일보직전까지정신줄붙잡느라혼이다나가버릴정도였다.그렇게한5분정도구경했으려

?더이상은무리다싶어남편에게몸짓손짓으로배로돌아가자고신호를보냈다.그리고

배로올라오다가무릎도살짝긁히면서정신없이좌석에앉은후남편에게는다시바다로돌

아가실컷구경하고오라고했다.

바로그순간갑자기구토증을느껴후다닥화장실로달려갔는데…,차라리이후의일에대

서는말을하지않는게나을것같다.고생고생하면서주변을정리하고,내입과얼굴도

리하고,완전진이다빠진몰골로배위로올라가앉아탁자에엎드려그렇게한참을(시간

어찌가는지도전혀모르겠고,정신줄도완전놓아버렸으니)있었던것같다.

남편이돌아와괜찮으냐고묻는데속은계속미식거리고,다음일정은바다거북이가있다는

곳에서또한번의스노우쿨링을한다음,배안에서바비큐닭고기로버거를만들어먹는

심코스까지계속되는데난도무지정신을차릴수가없는거다.그래서남편에게다음스

우쿨링은혼자하라고말한후난잠인지실신인지모를깊은몽환으로빠져들었고,

얼마의간이흐른후남편이돌아와점심을먹을수있겠느냐고물었을때에도난

여전히비몽사몽중이었다.

그렇게꽤시간을보낸후(그사이한번더화장실에서속의내용물을비워냈고),즉내생애

최악의순간들,졸다가깨다가다시잠속으로빨려들다가하는비현실적인시간들을얼마큼

인지모르게흘러보내고나니속이어느정도편안해지면서슬슬배도고파오고해서정신을

차려봤는데,남편이걱정스러운얼굴로날내려다보고있고,주변사람들도괜찮느냐고물어

주고,진저에일을마시고난후한결속도나아진것같아다행이다싶은생각이들었고,

순간내눈에닭고기버거가들어오는거다!

인간이라는게이렇게생겨먹은것인지,아니면나만유독식탐이강한것인지도무지판단이

서지않는와중에얼마전까지속에있는걸다게워낸사람이어떻게금방식욕을느낄수있

는건지그게몹시도의아하기도하고,또궁금하기도한가운데,난버거에손을뻗어마침

다시속을채워대기시작했다.그것도그냥비운속을채운다는의미가아니라아주맛

나게버거를뚝딱먹어치운거다.혹시나다시?하면서조금불안하지않았던건아니었지만,

래도속에넣은토마토와빨강양파까지아주알뜰하게얌얌~하면서말이다.

그렇게완전정신을차리고보니어느새배는처음있던그곳으로돌아와있었고,하선한남

편과나는우리차에올라오늘의사건(?)을평생잊을수없을거라는데공감한다음열

심히숙소로돌아왔다.열심히돌아온이유는반나절놀래고시달린몸과마음을편안하게

침대에누이어쉬게해주고싶었기때문.그리고숙소로돌아온우리는그야말로푹쉬면서

우리의몸과마음을잘도닥여주었다.

그리고꽤시간이흐른후나는다시몸단장(아침에부두로향할때혹시나배에서샤워를할

수있으려나해서모든걸다준비해갔었는데배에는화장실밖에없었지만배안에서그렇게

나힘든시간을보냈으니막상시설이되어있었더라도그럴여유도없었을테고,또숙소로

돌아와선곧다시잠속으로빠져들었으니이래저래늦은오후가되어서야샤워를한셈)을하

고저녁을먹으러갔다.

그날은남편도나도몸과마음이워낙지친뒤라근사한레스토랑을뒤질여유도없었기에그

냥우리숙소인호누아카이리조트에있는“듀크스레스토랑에서저녁을먹기로했다.

그런데결론적으로완전타이밍이좋아서그날우린또아주근사한무지개와저녁노을을구

경할수있었고,코앞에서라이브음악까지감상하면서맛있는저녁과디저트까지즐길수있

었다.

이렇게사람일이란늘나쁘기만한것도아니고,늘좋기만한것도아닌,그야말로모든건

이또한지나가리라~”이니어찌생이경이롭고신비한여정이아닐수있겠는가?아침

여명못지않게장관을보여주는석양을보면서나는그런삶의신비를절감했다.더불어

침의그악몽이오롯한환희의순간으로변하는그찰나를적요로운광경과함께여

실히깨달았다.이게바로생의선물이아니고무엇이겠는지?^^

만화영화"인어공주"에나왔던경쾌한음악"UndertheSea"감상해보세요.

비록저의스노우쿨링"언더더시"는이렇게경쾌하지못했지만말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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