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비극성을 깊이 있게 조망한 영화 “고지전”
BY sophia7903 ON 12. 13, 2011
어린시절부터전쟁영화를좋아했다.내안에남성성이강한것같다는걸느낀것도어쩜
어린시절전쟁영화,좀더구체적으로는주로세계2차대전관련외화들을보면서,혼자
주먹을불끈쥔다거나많이울컥해하면서스스로진단하게된결과였던게맞는것같단생
각을해본다.
아주오래전감상했던영화가있는데제목은기억나지않지만나치에몰린프랑스레지스탕
스대원들이투항을포기하고물이차오르는지하에서서로에게총부리를겨누며자살을택
하던그장면이강하게나의뇌리에남아있을만큼,그리고베트남전쟁관련영화“지옥의
묵시록”이나“디어헌터”의그음침하면서도애련했던장면장면이떠오를때마다가슴한
켠이여전히싸한만큼,난피할수없는상황에맞서비장하게생을마감할수밖에없는전
쟁이야기들에많이끌린다.
이렇게전쟁영화에끌리는이유를나름분석해보자면우선나는우리개개인의의지와는
전혀상관없이우리의내면과육체가상처를받는다는그비극성에깊이매료되는듯
하다.그리고그러한어이없는비극성이더깊은애잔함으로이끌어생에대한전반적사유
를가능케한다는것도좋아하지만나도몰래깊이거기에빠져들어내자신을그들의처지
에대입하므로진한카타르시스를느끼는역시몹시즐기고있는게사실인것같다.
그런의미에서우리의영화“고지전”만큼이런나의입맛(?)에딱맞는영화도그리흔하지
않을듯하단말부터일단시작하며내감상을풀어내고싶다.이영화에서보여지는인물들
역시왜싸워야하는지그이유도잘모른채자신의목숨을초개처럼버려야하는당위성
앞에서힘없이쓰러져가는전쟁이란괴물에의해희생되는개개인이므로.또한강대국
의이해관계에따라오늘의적이내일의이웃이될수도,오늘의이웃이내일의적이될수도
있는상황은차치하고라도전쟁이끝났음에도여전히명분에이끌려고지를점령해야
했던그들의현실성이너무도처절했기에말이다.
따져보면전쟁이라는공공의적은권력을쥔,혹은쥐려고하는자들이자기들만의리그를지
켜내기위해민초들을희생시키는,우리모두가거부해야하고처단해야할제1요소가맞지
만,현실에서는역설적이게도민초들이떼거리로나서동참하고이끌어나가는게사실이고그
러다보면예기치않게인간성저변에깔려있던악마적본능이눈을뜰수도있으니이런비극
성이어디있으며이런비극성을피할수없는운명을가진자들에게어찌깊은애잔함을표하
지않을수있겠는가?
바로그러한점에서이영화는명령에의해몸하나로고지를지켜야했던악어중대대원들의
치열하고각박했던순간순간이아주잘드러나고묘사된훌륭한전쟁영화임은물론,전쟁그
자체보다그전쟁을치러내야했던인물들의심리묘사,그리고그들의절박한상황을
깊이있게조망한휴머니티를강조한드라마영화라고생각한다.
그리고바로그것이이영화가타전쟁영화와차별화를보여주는특이점이고,인간과인간의
신뢰와정을때론따뜻하게,때론피할수없는갈등과일촉즉발의위기감을절절하게녹여낸
수작이라는평을들을만한점이라고여겨진다.전쟁이란아비규환속에서우리는잠시정신
줄을놓거나인간성을놓칠수도있지만그와중에서도따뜻한인간성이란꽃은다시피어날
수도있고,그에반해전쟁이란매개체를통해우리안에존재했던악마적본능이고개를들이
밀때우린속수무책으로그것에의해휘둘릴수도있음을보여주지만그건전쟁이우리에게
강요하는피할수없는비극적상황일뿐우리의의지와는상관없는일이라는걸극명하게보
여주고있다여겨지기에.
제작노트에나오는<한국전쟁총사망자400만중51년6월전선교착이후25개월간
싸우다죽어간고지위300만병사들의이야기다>가이영화가말하고자하는모든걸함
축한것이라생각된다.즉,
“이즘과명분에의해,혹은아무런명분도없이쓰러져간수많은생명들,그들의희
생을기억하며똑같은상황엔절대다시또처하지말아야하지않을까?”라는.전적
으로내개인적인견해긴하지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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