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부산 여행기’ 예전의 그 맛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올해초한국방문에서우리세모녀가세번의여행을함께다녀왔다는이야기는이미한듯

한데,오늘은그마지막에해당되는부산여행에대한이야기를조금해볼까한다.사실

이여행은원래동생과나만기차로여행하기로예정되어있었던것인데,막상떠나기로한

날이되자어머니혼자만집에계시라고하기뭐해서같이여행을떠나시겠느냐고여쭈었다.

그리고어머니가안계시면자동으로휴가를얻게되는아버지께서적극적으로(?)함께다녀

오라고하시는바람에어머니는등떠밀려어느정도맘을정하게되었다고나할까?ㅎㅎ

우리는우리끼리가도좋긴하지만어머니모시고함께가면또다른애틋한즐거움이있는지

라더좋았는데아버지의권유도있고,또어머니에겐자식하고함께다니는여행에비할즐

거움은없는지라무릎이아프신것,길떠나면다소고생스럽다는것도다감안하시고결국

우리랑함께떠나시기로맘을정하셨던게실은더사실에가깝긴했지만말이다.

그렇게해서우리세모녀는애초계획했던기차여행을접고차를가지고먼길을떠났다.

리고처음가보는남해고속도로를따라원래는부산으로고고씽하기로되어있었다.하지만

원래서울에가보지않은사람들틈에서서울가본사람은졸지에바보가된다고했던가?

떠나기전열심히준비한길찾기를따라내가의정부톨게이트를지나중부고속도로를거쳐

영동고속도로로들어서기얼마전,어머니와동생이함께내게말한다.부산으로가는데왠

영동고속도로?!”라면서굳이잘못가는거란다.그리고영동고속도로가아닌중부를계속타

고가다보면경부고속도로를만난단다.

나는아니라고,경부가아닌남해고속도로를타고갈거라고말하면서길찾기에서가르쳐준

대로그렇게갈거라고했는데그래도두사람은절대그건아니라고,컴이잘못가르쳐주는

거라면서굳이그냥중부로계속갈것을명령(?)한다.나는원래시끄럽고복잡한걸싫어하

는사람이다보니그럼그러자고,하지만이후부턴난모르니까두분이알아서날코치하시라

말하곤내처중부를달렸다.

한국의고속도로화장실은날로날로진화해유명백화점에나있는’헤어드라이어’까지갖추고있었다는….

그렇게한참을달려드디어추풍령휴게소에도착했고,거기에서요기를좀한다음우리는또

다시열심히달리기시작했다.예정시간보다훨씬더많이걸리는경부고속도로위를말이다.

그리고부산으로들어가는진입로역시예정과는다르니여긴지,저긴지헷갈려하며옛기억에

의존해겨우겨우부산쪽으로진입하려는찰나,우리는옛추억이어린기장에먼저도착하게

되었다.

나와동생이똑같이큰아이를임신한후자주찾았던,그리고아이들데리고도가끔들렀었던

‘기장’대변항멸치회집을찾아가게된것이다.그런데입이달라진것인지,맛이달라진것

인지예전에그렇게맛있게먹었던멸치회에대한추억은바다에서불어오는쌀쌀한바

람과함께흔적도없이사그라져버렸으니,진정이건누굴,뭘탓해야하는일이란말인지….

그럼에도그저우리세모녀가함께라는이유로우린금방또다시명랑한분위기를회복했다.

그리고부산으로향하면서근처’송정‘에있는해동용궁사란절도구경하고,또아주오랜

만에한국의먹거리인번데기도사먹으면서광안리에도착했다.

왜냐면우리가이번부산여행을계획할때가장주안점으로둔부분이바로부산의먹거리

였는데어머니랑함께오게되었으니버스나지하철을타고다니면서찾으려고했던맛집

못가봐도적어도우리가환장하게좋아라했던광안리언양불고기’집은꼭찾아가보

했고,그것도부산에가면제일먼저찾아가먹어보리라다짐에다짐을했기때문에부산에서

도광안리를제일먼저찾게된거였다.물론그전에아직식사때가되지않았으니그날

그다음날머물숙소먼저찾기로결정하곤광안리근처호텔을둘러봤고,맘에드는한곳

찾아짐을내려놓고조금쉰후에그곳으로향했다.

숙소이야기가나왔으니말이지만,한국을방문할때내가살고있는캐나다,혹은미주와비

교해서상대적으로그래도비용이저렴하다고여기는게몇가지있는데,그중한가지가바

로숙박비다.물론특급호텔요금은한국이더많이비싸기도하지만,그외호텔이나모텔

요금은가격대비한국이시설면이나가격면에서훨씬경쟁력이있는게사실이다.굳이호

텔을가지않아도깨끗하면서저렴하게묵을수있는곳이많은듯보이니까말이다.

물론인구대비호텔이나모텔을사용하는사람들이그만큼많아서이기도하겠지만(이건뭔

소리?ㅎ),어쨌든한국은이부분에있어서만큼은참살기좋은나라가분명하다.이건내

개인적의견일뿐만아니라한국을다녀간내학생들,혹은한국을다녀간외국인들의의견이

기도하니전혀틀린말은아닐것이겠고말이다.

아무튼그래서우리도역시아담하고깨끗한작은호텔(사실호텔과모텔을구별하는뚜렷한

기준이뭘까그게궁금하기도하다.그냥주인맘대로가져다붙이는것인지,아니면어떤기

준이있긴한건지)에묵기로하곤이틀요금을미리선불로,현찰로지불했다.그리고바로

몇발자국에위치한언양불고기집에가서저녁으로언양불고기3인분과등심1인분을주

문했다.

고기가나오기전까지우리는기대감을가지고주변사람들이먹는모습을살피면서그렇게

우리의고기를기다렸다.그런데막상고기가나오고,우리가좋아하던백김치와흰무를맛

보며지글지글고기를구워이미침이고인입안으로고기를밀어넣었지만아!이역시예전

의그맛이아니고마는거다.럴수럴수럴수~이건황당하다못해슬프기까지한일이었다!

게다가고기값은천정부지로올랐고,유일하게어머니와내가마실수있는백세주란술은

또어찌나비싸게받으시던지,예전에기억했던아름다운우리의추억은계산서를받아든

순간엄청나게빠른속도로휘리릭~날아가버렸다.그래,이것으로족한거지.한번

이렇게찾아와봤다는걸로말이지….

다소허망한심정으로우리세모녀는천천히광안리해변이내려다보이는밤거리를걸었다.

그리고새롭게멋지게단장되어있는광안대교를바라다보면서각자생각에젖었다.어머니

와동생의생각은잘모르겠지만적어도나는과거는과거일뿐,그리고지금이시간은

적당히배부르고사랑하는어머니와동생과함께하는다시는돌아오지않을그시간

이니이보다더행복할수가~하며센치멘탈해짐을느꼈었다.

그리고그다음날,어머니께서는호텔에서목욕을하시기로하고나와동생은몬트리올에서

부터꼭가보기로한부산동래의유명온천장허심청을찾았다.농심호텔에서운영하는

이곳은부산의명소중하나라는데,온천으로오르기전일층에있는베이커리의빵도맛있

었고,온천시설도대체로만족스러웠다.특이하게온천안에매점이있어물에들어앉아

아이스크림을먹는재미도쏠쏠했고,오랜만에홀랑다벗고자그만수영장에서수영을하

기분도삼삼했고말이다.

그날우리는점심으로부산에서또오랜만에들러보는중국집에서중국요리를시켜먹었

는데,어째여기역시예전의그맛은찾을길없어우리가기대했던부산먹거리추억여행

은그쯤에서종지부를찍을수밖에없었다는걸아주슬픈마음으로고백한다.더이상추억

은접고,대신새롭게변신한부산의이모저모에더관심을가져보기로마침내결단을내릴

수밖에없었던것이다.

위의사진들은백화점에가기전잠시들렀던부산의명소’달맞이길’에서찰깍한것임.

그래서그날오후우리가찾은곳은세계에서가장큰백화점으로인정받았다는신세계

텀시티’.그곳에서윈도우쇼핑을즐기면서우리세모녀는서로를쳐다보곤한참웃었다는

거아니겠는가!정말못말리는,쇼핑매니아인우리들맞다!라는생각에말이다.물론그렇

다고우리가그곳에서뭘산건절대아니지만(대신저녁을그곳에서해결하고왔다)부산에

까지와서도백화점을그냥지나치지못하다니~하는생각에미치자괜히속이좀뜨끔해진

거다.

그곳을나와우린길을잘못들어섰는데,덕분에부산의또다른명소인영화의전당을구경

할수있었다.밤이라잘보이진않았지만그래도그곳은매년부산에서열리는부산국제영

화제의현장이아닌가?게다가하늘을찌르는다른건물과는또다른차원의,분위기의명소

다보니조금더시간이있다면낮에와이곳을돌아봤으면좋을텐데~라는아쉬움이들었

게사실이었다.그러니야경의몽환적분위기에만족하는걸로대신하는수밖에.

부산,이제는그야말로홍콩을능가하는마천루를자랑하는도시가되어버렸다.쭉쭉뻗

건물들하며멋진외관의아파트하며명실상부제2의대한민국대도시가분명해보였다.

불어바다를끼고있어풍부한해산물을실시간으로공급받을수있고,매년국제영화제

유치하는문화의도시란생각이들자부산이갑자기무척살갑게다가왔다.아무래

가한국에돌아올경우살고픈도시에부산도추가해야하지않을까싶을만큼말이다.

이렇게짧은만22일의여정을뒤로하고그다음날우리는서울로돌아왔다.부산의맛

거리에대해선다소실망감을(그것도부산의책임이아닌전적으로우리들자신의멋대로의

추억과관련한,혹은세월이바뀌고입맛이바뀐것에기인하는)느꼈었지만새롭게부산을

한기쁨과함께우리는가벼운마음으로상경할수있었다.갈때처럼올때역시여

가거기가맞네,아니네여전히설왕설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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