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드라마 “빛과 그림자”
BY sophia7903 ON 5. 23, 2012
안재욱이라는배우를참좋아하는데,그가오랜만에출연한다는소식에지난1월서울을방
문했을때부터보기시작해지금까지쭉이드라마를시청해오고있다.역시그의자연스러운
연기는녹슬지않았고,그외중후한또는깨알같은감초의맛을더하는연기자들덕분에흥
미롭게잘보고있는데,이제거의결말로치닫고있는상황에서한번쯤이드라마가주는교
훈이랄까,아니면잔잔한재미랄까그것에관한이야길하고싶어졌다.
먼저이드라마에는내어린시절의추억들이고스란히시공을초월해재현되고있어드라
마를시청할때마다아련한감상에젖곤한다는말을빼놓을수없다.내가즐겨듣고부르
던팝송이자주등장하고있고,가끔내가듣고흉내내불러보던가요도나온다.거기에어린
시절충무로,퇴계로키드였던내가자주어머니손을붙잡고다녔었던‘국도극장’,‘스카라
극장’이등장해그때그시절로날데려다주는듯하다.우리는극장에서영화를감상한다음
국도극장옆에있던국도제과에도자주들렀었는데그건안보이지만그럼에도여전히아스
라한추억에가끔은눈시울이뜨거워지고있다.
그당시우리나라에서최고로잘나가는배우였던신성일,문희,박노식,김지미씨의사진도
보이고,김추자의노래와춤그리고혜은이,이은하의노래들도등장하니그들을흠모하고그
들의몸짓을흉내내기도했던내어린시절,사춘기때가못내그리워지게만들기도하면서동
시에다분히격동의세월이었던그때그시절을사실감넘치게잘재현하고있다여기고있다.
물론지나간세월의추억이늘달달하기만한건아니다.어두운우리네근대사의이면이간
혹마음을무겁게하기도하고,필만하면지고마는꽃처럼열매를맺지못하는여러연인들
의사랑놀음도때론꽤애석해보인다.그럼에도이드라마에는지나간나의추억과더불어
충분히그공로(?)를인정할만한부분이꽤있어아직까지뚜렷한결말없이고무줄마냥늘
어나고있는이긴드라마를완전히끊을수없는것이다.
이드라마에서보여주는삶의진실은꽤다양한데,먼저주인공강기태를통해인간은어떤
계기가마련되었을때의식과행동이급변하면서일취월장할수도있다는걸보여주는건참
으로고무적이다.젊은시절아버지만믿고풍류와협기로허송세월했던전형적인한량강
기태가아버지를잃은후환골탈태하여집안을다시스스로일으키는과정과정은한마디로
인간승리사(천재일우의우연성이자주보이긴하지만)니까말이다.
반면은혜를원수로갚는수혁의행동에서는베푼자와은혜를입은자간에얼마나큰간극
이존재할수있는가를느끼게되면서선의적행동의결과가늘해피엔딩은아니라는,꽤가
슴아픈진실을깨닫게된다.왜선량한의도가날카롭고예리한칼날이되어돌아와야하는
지아직난그뚜렷한연유를다알아냈다고말할수없지만지금까지내린결론은이것이다.
누군가자신의깊은상처와열등감을건드릴때인간은자신의구차함과비루함이
상기돼그걸마냥은폐하고싶을뿐만아니라결국엔그걸상기시킨자에게화살을
돌리려는경향이있다라는걸로.
거기에하나더,인간과인간사이에벌어질수있는오해의여지는너무도커서한쪽에선분
명은혜를준걸로기억하는일도다른쪽에선곧이곧대로선심으로받아들이지못할때가많
고,아마도이와같은간극이우리네인생을좀더복잡하게만드는데일조하는게어김없는
사실이란그사실을인식하게됐다는점이있겠다.많이슬프게도이런틈과차이가우리네
인생에거의빠짐없이등장하고있다는사실또한간과할수없고말이다.
하지만그중자그마한위로가되는것이있다면좋지못한의도와음모로엮어진관계는절
대끝이좋을수가없고,결국지들스스로무덤을파불의의귀결을맞게된다라는단순명료,
냉엄한결론그것이다.지금까지보여지는역사적사실이나사회적현상에서우리는이와같
은예를많이볼수있고,설혹몇몇의예외가있다한들그건그야말로예외일뿐.
그밖에이드라마가우리들에게시사하는삶의냉혹한진실중에는서로가서로를배신하고
물어뜯는더러운이전투구판에서는굳이어느한사람을응원할필요가없고오히려그들의
싸움을구경하는게훨씬흥미롭다는거.그리고뭐니뭐니해도거짓은절대참을이길수가
없다는삼빡한결론이있겠는데,거짓인생,거짓사랑,거짓우정,가식과거짓의세계는우
리를정말많이힘들게,아프게한다는점도빼놓을수없다.
그리고이건가장중요한문제인데,작중인물강기태가보여주는반듯한생각과행동은우리
들에게희망을건네주면서“그래도역시정의가승리하는게만고의불변법칙이지!”라는
위안을얻을수있다는게있겠다.물론현실에서늘정의가승리하는건아니지만그럼에도
우리는희망을안고선한마음을유지하며옳은행동을선택할수있게해주니말이다.
한가지안타까운점은처음에아주흥미진진하게보던것이어느순간부터약간늘어지면서
다소탄력과매력을잃게되었다는것이있지만,그럼에도이드라마에는지나간나의과거를
추억할수있고,과거의잘못을앞으로의일에교훈삼을수있다는긍정적요소가분명존재
하니끝까지지켜보고자한다.우리인생사에서늘벌어지는빛과그림자,즉밝은면과어두
운면에대한고찰만으로도충분히이드라마는그존재이유가타당하다여기고있기도하니….
Share the post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드라마 “빛과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