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는정신분석학에서빼놓을수없는거장인두사람,즉지그문트프로이드와칼융,
거기에처음엔칼융의환자로그로부터치료를받다가급기야그와사랑에빠지게되고후에
는첫여성정신분석학자중한사람이된사비나스필라인까지세사람의정신세계에대한
이론과감성을주론잔잔하게,그러다때로는다소격렬하게보여주는일종의역사영화다.
인간의오묘한정신세계에대해무한한호기심을지니고있는나로서는이런영화가참으로
반갑긴한데,솔직하게빈번히사용되는심리학용어로다소이해에어려움이있었다는걸고
백해야겠다.하지만영화를다감상한후들어두었던단어를되집어보면서,또정신분석학
의두대가에대한정보를뒤적여보면서미흡했던이해력을보충했음을또고백한다.
프로이드가인간의정신세계의근간을리비도,즉성적본능혹은성적충동으로본것에반
해융은심령술과신비적인초자연적현상에더관심을가졌었고프로이드의제자였던융
은결국스승을비판하다그와는다른이론,즉무의식의세계를발전시켜나갔다.
물론이렇게상세한것까지영화에등장하는건아니었지만이미영화상두인물은의견대립
을보이고,미묘한갈등을드러낸다.게다가처음엔융의환자였다가후에융의변심에좌절
한사비나는프로이드의환자가되기를희망하면서둘사이에흐르는긴장감을더욱높이는
역할을하게된다.
이부분에서나는얼마전소설로읽었던박범신의‘은교’가떠올랐는데,무릇뛰어난학자들
사이에는그들에게자극과열정을북돋워줄대상이필요하고,때로는그대상이참으로위험
하고치명적인존재로드러날수도있음을상기하게되었다.또한새로운사실을밝혀내고자
하는학자의열망이때로는자신까지도임상적요소로간주하는것을보면서우리의
거대한정신세계는진정이해하기많이어렵다라는종래의결론에다시금도달하게
되었다.
그렇다.영화에등장하는사비나의경우만봐도아버지로부터의체벌과체벌후그의손에
예를갖추어야했던혼란스러운기억이어떻게성도착으로변할수있는것인지,사랑하는두
남녀가그들의성행위를어떻게임상적대상으로삼을수있는지,서로상이한요소들이어떻
게창의적인통합으로이어질수있는것인지,끊임없는의문만이남았다.
이런이유로영화를행복한여가를위해선택하시는분들에게는이영화를추천하고싶지않
은게또솔직한고백이다.키이라나이틀리의몸을불사르는연기,그리고두주연배우의
진중한연기에도불구하고이영화에는암울하면서도또렷이잡히지않고,무겁게만드는뭔
가가존재하니말이다.대신심오한정신세계에대해다시금주의를환기하고픈분들에게는
꽤괜찮은영화가될수도있을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