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의고풍스러운모습
무슨이유에서인지모르겠지만난전생을굳세게믿고있다.그리고내전생을생각하다보면
늘떠오르는이미지가있다.자갈이깔린좁은길을황망히달려가고있는나,사랑하는이를
잃고방황하는나,때론화려한드레스를입고축제에참가해모든이의시선을한몸에다받
아들이고있는나,하지만결국남은건실연의상처와허허함,그리고쓸쓸함뿐인나.
이런이미지들을꿰어맞추다보면어느새난영락없이중세유럽어느도시에서사랑을잃고
거리를헤매는비련의여인이되어있다.그리고자의가아닌타의에의해사랑하는이를잃어
버렸다는이유로나머지삶은황폐해져결국스스로를파괴하는것으로세상에복수하는애련
한한여인의모습으로귀결된다.
그러니내죽기전꼭해보고싶은일을들라면난이런내전생의모습에걸맞는유럽,그중
에서도고색창연한이태리의적막한도시베로나에들러이거리저거리쏘다니며내가살
았음직한곳을탐험해보기도하고,자갈이촘촘히박힌거리를걸으며애써내과거를떠올리
려는헛된노력을하게될것같단소릴할수밖에없음이다.
그리고결국엔조금느긋해진마음으로고대원형경기장이었던‘아레나디베로나’에들러전
생의내모습만큼애닯은비련의여주인공인베르디의오페라<라트라비아타>비올레타의
처연한삶을지켜보는걸나의버켓리스트에포함시키고자한다.어쩌면이오페라가초연되
었었다는베네치아를방문해‘라페니체극장’을찾아갔다운좋게이공연을그곳에서감상
할수있을지도모르겠지만굳이한곳을선택하라면단연코‘아레나디베로나’다.
‘베로나’로말할것같으면세익스피어의‘로미오와쥴리엣’의배경이되는곳이기도하고,만
약‘라트라비아타’공연을관람할수없다면혹시그곳에서오페라‘로미오와쥴리엣’공연
을관람할수도있지않을까싶어서다.또다른애절한사랑의주인공들을보며내전생의단초
를발견할수만있다면~하는바램과함께.
혹은이오페라의근간이되었다는알렉상드르뒤마(‘몬테크리스토백작’과‘삼총사’를쓴동
명의소설가는이사람의아버지다)의“동백꽃여인”이쓰여진것으로짐작되는프랑스의파
리에까지진출해그곳에서다시내전생의흔적을찾아헤매게될는지도모르긴하다.
이렇듯죽기전에나는유럽의도시들을떠돌며현생이아닌내전생의현장으로회귀하기를
소망하고있다.아주오래전에존재했던,어쩌면태고의신비혹은절대고독을조우하길소
망하는건지도모르겠고,가장순수했던내진아에근접해보고자하는하나의몸부림일수
도있다.그리고마침내내자신의근원이었던절대고독과우연이라도마주치게된다면흔쾌히
이승의삶또한긍정하며눈을감을수있지않을까싶어서다.
‘아레나디베로나’의낮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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