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특성과 딜레마를 정확하게 진단한 책, “소비 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폴란드 유대계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이 쓴 이 책은 세계화의 기치 아래

외국인이 되어버린 수 많은 디아스포라 집단과 그런 이방인들을 바라보는 현

지인들 간의 갈등, 그리고 상생의 문제를 다루는 첫 장에서 부터 과거에 지지

대상이었던 것이 오늘날 쓸모 없게 여겨지거나 폐기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으로 더 이상 안전한 것은 없다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현대인

들의 특성, 그리고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타의에 의해 소비가 미덕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딜레마를 정확하게

꿰뚫은 책이다.

 

그가 말하는 소비사회는 소비자 스스로가 판단하게 놔두지 않는 향략과 찰나,

그리고 급속히 변해가는 ‘카지노 문화’를 양상하고, 결국 현대인들은 아무런

의식없이 소비를 부추기는 기득권자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인데,

그의 이러한 이론을 보고 있자니 리차드 도킨스의 ‘문화유전자 밈(MEME)이

떠올랐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는 새 새로운 문화라 일컬어지는 다국적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의 노예로 전락했고, 그 결과 오늘

날의 젊은이들은 특히나 소비자 산업의 첨병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에 말이다.

 

그의 이론은 세계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구 상의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이야

기가 분명한데, 이와 같이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문제시 하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문제점들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식하는 그것들, 즉 소비사회, 청년실업,

소득의 양극화, 사회불평등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복잡하고

다채로운 불확실성의 이 시대를 향해 당의정적인 해법대신 많은 철학자들과

교육학자 등의 이론을 제시하며 우리들에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과

연 어떤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삶일지 성찰하게 한다.

 

최근 들어 두 번째로 하게 된 예스23 서평단으로의 책임감에 대한 강박과 되도록

이면 빨리 읽고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 의지로 서둘러 쓰게 된 리뷰에 다소 미

진한 감이 들긴 하지만 현대 사회를 정확히 진단해 낸 이 책을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읽게 될 것 같단 예감이 농후하다. 결코 쉽게 읽히진 않았던 이 책을 현대 철학

의 거장인 라캉, 지젝을 비롯한 이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사상가들의 글을 좀 더

읽어본 후 다시 읽게 된다면 훨씬 이해도 쉽고 사고의 지평도 넓힐 수 있을 듯 싶

다. 꼭 그렇게 되길, 아니 그렇게 할 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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