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호주의맬번으로출발할때부터그랬다.아내는
‘우리가무슨팔자에호주하고도맬번까지가겠는가…?’라고읇조렸다.
‘아~!그뭔소리를그렇게햐?효자아들덕분이지…함생각을혀봐!
그놈없었더라면누가호주를갈것이며,또남들다가는미국으로안가고
호주로영어배우러가겠다고할때부텀나는그놈의싹씨를알아봤다니께…’으~흐흐흐ㅡㅁ..
아내에게농담비스무리하게한말들이지만,솔직한표현일수도있다.
녀석이굳이미국이나다른지역으로간다고한들무엇으로막으리오.
다행히녀석이호주하고도멜번으로랭귀지코스어학연수를간다기에오히려
잘하면덕분에호주구경갈수도있겠구나내심기대를하고흔쾌히허락을했으니
녀석이그렇게주장할때부터내겐약간동상이몽의목적을두고있었는지모른다.
그러니어찌놈의행동과주장이효자스럽지아니할까^^*
마침싱가폴에잠시볼일도있고하여그저께출발하여그곳에서1박을한후
엊저녁저녁늦게출발하는비행기에몸을싣고오늘아침에야이곳에도착했다.
세계각처의유수한도시를다녀보았지만이곳처럼세관이철저한곳을못보았다.
마치우리네70년대의세관검사(직접경험한바없지만,당시불친절하고문제가많았던
것으로알고있음)와비슷하게맨투맨으로홀라당뒤집는다.그렇다고불친절하다는
느낌이없는것을보면그들이검색(?)과정에서웃음을잃지않기때문일것이다.
홀라당뒤집혀도전혀거부감을느끼지않도록이것저것뒤지며’쏘리~’를입에달고있다.
암튼그건그렇고,그전에….
부친짐을찾기위해베기지크레임에서한참을서서기다리고있는데,
아내가당황한목소리와함께내옆구리를찌른다.무심결에돌아보니,아글쎄!화면상에나
볼수있던예의마약탐지견이나의손가방앞에앉아킁킁거리며얌전히앉아있다.
현지세관지원인지마약탐지공무원인지알수없는사람은아내를향해험상궂은얼굴로
가방을열라고하고…그리하여당황한아내가나의옆구리를찌르며구원의손길을
뻗힌것이다.우선짐찾는게문제가아니라냉큼그곳으로(나의손가방이있는곳)거
가방을열자,시큼한냄새가코를찌른다.아까까지도몰랐었는데…..
우선그것을꺼내자마약단속반원이인상을찌그리고고개를돌린다.
잠시장면을인천공항으로돌아가보아야겠다.효자인나의아들녀석이
청운의푸른꿈을안고호주로간것은지난3.1절이니4개월남짓한시간이흘렀다.
녀석은식성이나와는반대로까다롭지가않다.아무거나잘먹는다.
중국생활10여년에아직도중국음식이내키지않는나와는달리중국생활일주일만에
중국음식이그렇게맛나다던놈이다.호주를간다고할때,그느끼한음식을하루이틀도아니고
어찌버틸랑가?하고내심걱정이되었지만,가끔씩통화하는중에도홈스테이하는집의집주인
마님들의음식솜씨자랑을하면서맛나게잘먹고있다고인사치레아닌사실적표현에
그저고맙기조차했는데….그래도4개월씩이나김치맛을모르고지냈을생각을하니
아비의마음이짠하기에출국장을빠져나오자마자면세점에서김치부터먼저샀던것이다.
그것이이틀씩이나꼭꼭쌓여감추어졌으니김치의숙성으로개스는가득차올라
금방이라도폭발할것같은모양으로부풀어올랐으니어찌냄새가나지않겠는가.
그독한(?)냄새가마약탐지견의예리한콧구멍에걸려들었고어쩌면난생처음맡아보는
놈의코에걸렸으니마약보다더신나하며한건올렸다고내가방에주저앉았을것이다.
벌써나와아내의주위에는수십개의반짝이는눈이집중되어있고,
나는애써태연한척하며그김치를들어올리며’아마이개가이것때문에그럴것이다.
당신이게뭔지아나?이게저유명한한국의김치다.한번시식해보지않겠느냐?’
뭐이러며느스레를떨자,그는코에다손부채를부치며다른물건도다꺼내보란다.
물론여분으로가져간양말속까지다뒤진후이상의징후가보이질않자,그때서야우리부부를
자유롭게놓아주는것이다.아~!그순간그많은눈빛의따가움과쪽팔림을어찌필설로형언하리오.
효자아들두었다고자랑스러워하다가국제적으로쪽팔림을당했으니….애고!남사시러버라~^^*
덧붙임,
그런저런얘기않고효자아들놈에김치를내밀자,
‘아이고~!아버지!여기도한국식품점다있고김치뿐아니라그것보다더한것도
있는데,이런걸뭣하러사오셨어요~~!!!"하이고~!2중으로쪽팔리는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