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다 더 좋은 밑천은 없다.(6부)

오늘은좀색다른‘썰’을풀어야겠습니다.그제산동성칭따오로날아왔습니다.이곳은제가10여년주재하던곳으로지금은모두정리가된상태지만(두아이가이곳에서대학을마쳤고,조그만제조업도보따리장사로바꾸었으니남은게없음)그래도딱한군데의거래처가있기에1년에서너번옵니다.어떻게보면제겐이곳이기회의땅이기도합니다.


그래서그런지올때마다고향에온듯하고정겹기만합니다.10여년이나있었으니아직지인도많고,개인적으로단골술집또는식당을비롯한신변에미치는그런곳들이일부그대로남아있으니오랜만에가끔씩들려도그들은제가지금도이곳에머무는줄착각들을합니다.


사실지난주강남절강성출장도그렇고이번주이곳도그렇고세모(歲暮)밑에중국을드나드는것은당장어떤이윤을위한것이아니라뒷날을위한출장입니다.제가이곳에이미“신용보다더좋은밑천은없다”라는‘썰’을다섯차례나나누어풀었습니다.따라서이번출장은바로또다른신용을쌓기위한일환으로비싼비행기값들여가며중국에오는이유입니다.


이미피력했지만,세계적경제한파로우리의원화가한없이바닥으로갈아앉는통에이제나저제나환율이상승하기만기다리다결국결제를하지못한금액이많다고했습니다.유선상으로결제못해주는원인과이유를설명하자오랫동안쌓아온신용덕분에그들은괜찮다고는하지만,제마음이괜찮지를않았습니다.그래서지난주강남으로날아가얼굴을내밀자오히려감동을먹는것이었습니다.물론일정부분상품을구입할목적도있었지만,어쨌든상품구매보다는주목적과명분은‘신용쌓기’입니다.


오늘은귀국을해야하기에이틀간열심히뛰었더니어제저녁에야일을다볼수있었고,한가한관계로함께식사할친구가필요했습니다.“신용보다더좋은밑천은없다.(3부)“에등장하는인도네시아에서무역업을하다가저와죽이맞아중국으로사업처를옮긴친구가있다고소개드렸습니다.그친구에게전화를했더니반가워하며제가묵는호텔로차를보내주었습니다.마침저녁을함께할약속이있다며제게합석을하자는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약속된장소로그친구의운전기사는능숙하게저를그곳으로데려갔고,그곳에는낯모르는두사람이친구와함께있더군요.그들은이미반주로한순배돌았는지불콰하니모두들홍색을띄고있었습니다.물론도착하자마자수인사를나누고저도합석을했지요.후래자3배라고,인사로두어잔받아마시자,친구는그낯모르는한분에대해약력(?)을소개하는것이었습니다.편의상그분의성씨를

따서‘정사장’이라고하겠습니다.


요즘도하각신문이나TV뉴스에보면중국에진출해있는우리의중소기업들이도산을하고,몰래야반도주한다는뉴스를자주접합니다.특히산동성칭따오시는우리기업이가장많이진출하고있는도시로서그폐해나실상이자못크게들어나국가적망신을하는곳입니다.실제로제가아는업체도여러곳야반도주를한곳이있더군요.아이고!‘정사장얘기를한다는게그만,,,,아무튼안타깝게도오늘’썰‘의주인공인우리의‘정사장’도야반도주를한사람이었습니다.



원래정사장은성남에서300여명의종업원을둔중견의봉제완구공장을하던사람이었습니다.누구도그러하듯90년대중반견딜수없는인건비의상승으로소위우리네노동집약산업이중국으로너도나도액소더스를하던시절이곳으로왔다는것이었습니다.그리고1000수백명의종업원을두고대대적으로완구공장을경영했다는것이지요.듣고보니제가이곳에상주하는동안서로만나지는않았지만,그공장얘기를얼핏들은것도같습니다.


아무튼한때는너무잘나갔던모양입니다.그랬던사업이이번세계적경제한파와는무관하게근본적으로사양화되며어두운그림자가드리웠던모양입니다.사실경험한바에의하면어떤사업이든한번삐끗하면재기하기가힘이듭니다.어떻게든살려보려고별수단을다동원해보지만,그게미봉책은될지언정근본대책은안되거든요.결국마누라빤쮸까지팔아보지만,소용없는경우가허다하지요.


정사장의얘기는계속됩니다.한국의있는것없는것모조리동원하고지인.친지들까지피해를입혔지만,더이상은방법이없더라는것이었습니다.어쩔수없이마지막선택한방법이‘야반도주’라는것이었답니다.아마도신문이나방송의뉴스꺼리도정사장의일례와크게다르지않을것입니다.그렇게야반도를하고한국으로토꼈지만,이번엔한국의채권자등쌀에견딜수가없었답니다.이심정정말안당해본사람모릅니다.이야기듣는내내100번이고수긍이가는대목이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방법이없더라는것이죠.빚에시달리며많은고민을했답니다.사실말은그렇게쉽게하지만,똥줄이탔을겁니다.그렇게고민하는과정에서,문득자신이칭따오에서공장을운영하며,비록도망을치긴했지만인심을크게잃은것같지는않았다는생각이들더라는것입니다.


그래서생각해낸것이맞아죽더라도칭따오에가서맞아죽자는생각으로도망치고한달만에이곳으로날아왔다는것입니다.그리고중국종업원대표를불러모았답니다.“내게기회를달라!”절박하게외쳤답니다.그런데패죽일줄알았던중국인들이감동을먹고그의얘기에귀를기우리더라는것입니다.심지어어떤친구는자신의빵차(우리의다마스같은차로차지붕모양이빵처럼생겼다고이곳에서빵차로불리움)를가져와서재기할때까지발노릇을하겠다고자처하는가하면,어떤친구들은당분간급료를안받아도좋으니(사실중국사회에서이러기는힘들지만….)무슨일이든써달라는친구들도있더라는것이지요.고주왈메주왈정사장신변상의얘기를이곳에다옮길수는없고,지금은정사장이이곳교민사회에다시재기한입지전적인물로유명하다는것이지요.


저는정사장의얘기를들으며그런생각을했습니다.‘것보십시오,그게다정사장께서이곳사회에알게모르게쌓은신용덕분입니다.중국사람들이어떤사람들인데,당신에게그런새삶의기회를주었겠습니까’라고얘기해주었습니다.아무리은행문턱이높고경제한파의파고가높아도정말“신용”있는사람은문제가없다는것이지요.어떤놈이돈있으면신용못치겠느냐하겠지만,돈있어도신용안지키는놈은안지킵니다.어려울수록신용만있으면이위기를헤쳐나갈수있는것입니다.그래서“신용보다더좋은밑천은없다”라고한번더강조해보는겁니다.


뒤풀이,

어제저녁새로운좋은친구를만나인생에도움되는얘기를많이나누고,그것을기념(?)하기위해제가오랜만에거하게2차를쏘았습니다.과음했던지목이말라일찍일어나어제저녁얘기들을기억하며이새벽에(시차가있어이곳은아직새벽임)썰을풉니다.


정사장그양반한국에서연구하고연구한아이템이‘순대’랍니다.그래도사업꽤나했다는양반이‘순대’를들고재기하겠다니좀의외이긴하지만,그사업이생각보다순조로워벌써상해에도분점을하나냈답니다.지금은아직미거하지만향후월5톤만매출이있어도손익분기점에도달한다며희망에부풀어있더군요.신년들어근접하고있다며자신감을보였습니다.


‘순대’만드는과정이돼지내장에속을채우는거라,그놈의stuffing질은결국버리지못하는가보다고일행과함께파안대소한기억도나는군요.아!그러나저러나어제과음한관계로골이좀때립니다.샤워하고식사하고…..


일하러가세~

일하러~가아~


아!아닙니다

설쇠러가세~

설쇠러가아~~~^^

귀국준비해야겠습니다.저녁에서울에서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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