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거리곳곳에그런현수막이널려있지만,그가그현수막을처음본것은오래전의일이었다.볼일이있어인천을가기위해경인고속도로를달릴때어느지점이었는지기억은희미하지만,고속도로를가로지르는육교위에걸려있는그현수막을처음발견했을때,입가로자신도알수없는실소를머금었든것이다."벼라별놈이다있군."하며…
"어떠한채권도회수해드립니다.전화011XXXXXX"라며바람에일렁이는현수막을그렇게처음봤을때,시니컬한웃음과함께그런것들은자신과는전혀무관한양까맣게잊고있었든것이다.
요즘그는건강상에큰이상은없지만,이전같으면잠자리에들자마자누가업어가도모를정도로깊이빠지던잠도없고,어찌어찌몸부림을치다든잠이새벽녘엔깜짝깜짝가위에눌려식은땀을흘리며깰뿐만아니라,돌덩이라도소화할것같이왕성하든식욕도떨어지고마치소화불량에걸린것처럼언제나속이더부룩하며거북했다.
이런그의행동에속내도모르는아내는병원에가서검진을받기를종용했지만,그는들은척도아니하며"내병은내가안다"며한쪽귀로흘리곤했다.이런거북한증상이며칠지나면정상으로돌아오겠지하는기대감으로하루하루를보내던중자신의증세가심각할정도로자각을느낀그는중대한결심을했다.
그렇게결심을하고나자후회가밀려온다.“이럴줄알았더라면그때전화번호라도메모해놓을것을하는…”그의후회는다름아닌언젠가경인고속도로를지나치며본"어떠한채권도회수해드립니다.전화011XXXXXX"라는현수막이었던것이다.
어쩔수없이그는새삼필요하게된전화번호를입수하기위해경인고속도로를다녀왔고,약간은흥분되고떨리는손으로다이얼을누르기시작했다."그래~어쩌면빚을받을수도있을거야"라는희망을가지고……몇차례인가발신음뒤에탁하고쉰듯한목소리가"여보세요~"라며수신기를통해들려온다.
그:아~여보세요?
사나이:네,말씀하세요.
그:저~…현수막보고전화합니다.어떤채권도회수가가능하다구요?
사나이:아~그럼요.저흰그방면에전문감니다.
그:금액이커도관계없나요?
사나이:아이고~!무슨말씀입니까.금액이커야일할맛도나고보수도두둑하죠.
그:아~네,하긴그렇군요.
사나이:채권을회수하면대가는반반입니다.
그:아~그렇게나많아요?
사나이:그대신책임지고하늘끝땅끝까지따라가서찾아드립니다.
그:좋습니다.뭐,솔직히말씀드리는데요,채권회수도중요하지만제가너무억울해서그놈들을꼭콩밥을먹일작정입니다.그놈만잡으면채권전액을다가져도좋습니다.
사나이:아이구~이렇게후하실대가…사장님께서는복받으실겁니다.그런데금액은얼마나됩니까?(금새사장님으로호칭이바뀌며깍듯하다.)
그:저희가공식적으로차용증받고떼인돈만이천이백이넘구요,차용증없이떼인돈이그두배는넘습니다.
사나이:그러면도합육칠천만원쯤되겠네.에~에이~몇푼안되네.우리는이런소액은잘취급않는데…..조직이좀약한데를소개해줄까~~~~~요?(마지못해끝에다"요"자를붙인다.)
그:선생!지금뭐라고하셨나요?육칠천만원이라고하셨소?에~에이~당신들어째그리쪼잔하슈?"만"자대신에"억"자를붙이슈.육칠천억!!!!!
사나이:네~~~~~???(화들짝놀라는기색이역력하다.)그그~~극,그~~그러면상대의인적사항을불러주시겠습니까?사사~사장님~~~~~~~~~~!!!!!
그:사장님은아니구요.그냥평범한소시민이요.너무추겨세우지마쇼.
사나이:아~~아아아닙니다.사사사~~사장님!
그:메모준비됐습니까?채무자의주소는서울특별시종로구세종로1번지청와대구요.성명은김대중입니다.꼭잡아서빚좀받아내십시오.
사나이:뭐~뭐뭐~뭐라구?????이런미친~…………………..
순간그는수화기를팽개치듯내려놓았다.뒷소리는듣지않아도무슨말인지충분히알수있으니까.그러나,
그는오늘도011XXXXXX번호로다이얼을누르는것이다.
그:아~여보세요?
사나이:네,말씀하세요.
그:저~~~~~현수막보고전화합니다.어떤채권도회수가가능하다구요?
사나이:아~또그미친~………
그는미친~…소리만듣고전화를끊는것이다.누가좀말려주세요.그의이상한행동을…….그러나,세상이미쳐돌아가는데그라고미치지않을것인가?미치지않은분만댓글다십시오.^^*
위의꽁트는2003년2월어느날김대중정권이문을닫을즈음에만들어진것입니다.“썰”푼것을정리하다가우연히발견하고다시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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