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랑열차여행기를계속이어나가기전에’해랑‘이라는의미를알고가야겠다.괜시리찜찜하여이곳저곳을검색해보니’해랑railcruise‘를먼저다녀오신분들의얘기가몇군데흩어져있다.원래‘해랑’이라는단어는순수한우리말로서,‘해와금수강산을유람하다’라는의미를가지고있단다.이렇게라도알고가니이제좀마음이놓이네……-.-;;;
관광버스가이동하는중에해설사는차창을가리키며계속저기를바라보라아니면우측을,좌측을보라며열심히고사를섞어가며설명을하는데,담양은어찌그리도정자나정원이많은지….면앙정(면앙송순이면앙정가를작업한곳),식영정(송강정철이성산별곡을지었던곳.특히이근처에는서하당.부용당.환벽당.취가정등이있으며누각과정자문화의본거지이다),송강정(송강이사마인곡과속미인곡을이곳에서탄생시켰단다)등이있다고열심히설명해주었으나아쉽게도시간관계상직접가볼수는없고듣는것으로만족해야했다.
직접가보진못했지만,마침’한국가사문학관’전시실에초대형걸게그림이걸려있기에찍어보았다.위로부터면앙정,식영정,송강정,환벽당이다.
어쨌든소쇄원을한바퀴둘러보고나오니버스는우리일행을그곳에서5-6분떨어진인근의‘한국가사문학관’으로안내를한다.위에서잠깐언급했지만,수많은정자나정원을그대로보존해왔고,더구나조선시대한문이주류를이룰때諺文(언문)이라하여우리국문자체를비하했음에도그국문으로시와가사를제작하여크게발전시키고꽃을피운조상님들의유작이나유품을그대로간직하여전시해두었으니담양이라는곳은대나무와죽세공으로만유명한곳이아니라우리의문화유산을보존전승해온유서깊은고장임에틀림없다.
전시실에들어서니사진촬영을금한다.면앙송순선생의유품,송강정철의유품,홍길동의저자허균의누이허난설헌의규원가,임란당시의병장으로이름을떨친충열공고경명장군의기행문등등일일이열거할수없을만치방대한자료들이빼곡하지만잘도정돈되어전시되어있다.소중한우리의문화유산들을찬찬히들여다보던중내눈에확들어오는액자가있다.정말황공하옵게도좌우눈치를살피며얼른카메라에담았다.
급히도둑촬영을하느라초점이맞질않았다.
盤中(반중)早紅(조홍)감이고아도보이는다.
柚子(유자)가아니라도품엄즉도하다마
품어가반길이업슬니글로설워하내이다.
風樹之嘆(풍수지탄)이라는성어가있다.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라는옛글귀에서유래한얘기로,어버이돌아가시고효도하고싶어도할수없는슬픔을이르는말이다.‘조홍시가’는우리모두한번쯤은읊조려보았음직한고시조가아니던가.작자노계(蘆溪)박인로는임란때혁혁한무공을세운무관이었다.한음이덕형대감으로부터감을대접받고느낀바가있어지었다는이작품을오랜만에음미하노라니돌아가신’아빠엄마’가그리워지며울컥해진다.살아계셨더라면,,,,함께’해랑’열차여행을하셨을텐데….
울컥한마음을뒤로하고밖으로나오니잘꾸며진현대식정원이눈에뜨이기에한장박았다.
가사문학관을나오니사위가落照(낙조)에물들기시작한다.슬슬배꼽시계가작동을한다.물론다음스케쥴에따르면전라도식한정식을즐길차례다.먹는즐거움보다더좋은게있을까?전라도식한정식에대해선언급을않겠다.정말정갈하고맛난,상다리가부러질듯한만찬이우리를기다리고있었던것이다.한정식만찬을사진으로찍으려했으나좀거시기해서결국사진으로남기진못했다.여행내내지밤특산의정갈하고맛난음식들이등장했지만,끝내사진한장을못찍었다.아무리맛난산해진미라해도증거없음이안타깝다.
사실2박3일의열차여행은노인네들에게는좀‘빡신’느낌이든다.나같은중늙은이도좀거시기하다는생각이드는데노인네들이야여북하겠는가.저녁식사가끝이나자이미四圍(사위)는진한어둠으로변해있었다.일행을태운버스는다음행선지인‘부채박물관’에모두를내려놓는다.수천종의부채들이전시되어있는데,2층은미성년자관람불가이라성형외과의사선생의두아들은아래층에서부채만들기실습을하고,나머지19등급이상관람이가능한모두는2층으로오르니……요즘의’야동’은쪽도못쓸‘春畵(춘화)’로이루어진각국의부채들이수백개걸려있는것이다.결국보다못한70중반의땅끝해남의김선생님내외분이관람을포기하고휴게실에주저앉고마신다.우리부부역시젊은간호사아가씨들과함께하려니도저히다리가풀려볼수가없다.그런데그녀들은의외로용감하다.
결국먼저내려와바깥에서성이자,승무원아가씨들도민망했던지’외설로보지마시고예술로보시면괜찮을겁니다’란다.아~!누가뭐랬어!?외설이면처음부터안올라갔지….정말예술은예술이드만….예술관람을마친일행이모두모이자아래채에날아갈듯한우리의한옥이한채있고,어디선가은은히밤하늘을가르는퉁소소리가여행객의마음을심란하게하는것이었다.승무원의안내를받아아래채로내려가니날아갈듯한기와집기둥에는청사초롱이매달려있고,안쪽에서버선발로우리를맞는아가씨가있다.그녀가안배하는좌석에앉아우리전통음악을감상하기로한다.
이른바’운림제’라는곳이다.해랑열차유람에이곳도포함이되어있다.사진의두분이대금도부시고서편제,서도민요,경기민요,육자배기등다양한전통음악을공연한다.
운림제의전통음악공연을마치고광주역에정차해있는달리는호텔로돌아온시각이10시20분이다.광주역을출발하여약8시간의강행군을했던것이다.몹시피로가몰려온다.대충씻는동안호텔은조용히광주역사를미끄러져나간다.그냥잠이올것같지않아간편한차림으로’레스토랑겸카페’로나가보니몇몇가족이이미그곳에나와서와인을또는음료를먹고마시며흔들리는호텔의정취에젖어있다.우리부부역시와인을주문하고그렇게그분들과함께하며시간을보니벌써자정이가까워온다.와인의기운으로좀은얼큰한상태로우리들방으로돌아왔다.’해랑열차여행’첫날이그렇게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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