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랑 열차 여행기(끝 내기)
오늘은고해성사하는기분으로여행기를풀어야겠다.웬만큼나이가들었을때,친구따라강남가는격으로,친구와돈암동점쟁이골목을딱한번가본적이있었다.그때산통을흔들든점쟁이양반이내사주에‘천역과역마살’이잔뜩끼었다며,평생을소처럼일만하고도손에남는게별로없을것이며그것도고삐풀린망아지처럼천지를돌아다닐상이라는것이다.뭐솔직히기분좋은얘기는아니었고,일이안풀릴때마다‘그놈의점쟁이말이맞는가보다’라며自嘲(자조)하곤했는데,그보다는점쟁이의‘역마살’이끼었다는얘기는정말공감이가는대목이고지금도그렇게생각하고있고,아직도사방을바쁘게굴러다니니그점쟁이가족집게는족집게인가보다.

나의역마살이어느정도였는지,이제나이60이넘어숨길것도,쪽시러워할것도없다.난청소년기정말문제아였던것이다.중학교2학년까지는우등생에타의모범이되고품행이방정한아이였는데,중3으로올라가며가정적으로큰문제도없었음에도빗나가기시작했던것이다.드디어고등학교때는무단가출을자주했었는데,자질구레한(?)가출은빼고,그중한번은제주도로도망을가서신축공사장잡역으로또는서귀포귤농장에서세월을보내고5개월만에집으로돌아와유급이됐다거나,또한번은대학입시를앞두고강원도삼척으로달아나‘삼척산업(지금동부기업의모태이자전신)’이라는곳에서3개월(그해에도또유급을했다.)정도직공으로일하고집으로돌아온사건이라든가.물론그때마다죽지않을만큼치도곤을맞지만나의그런역마살을빙자한무단가출은고쳐지지않았고,그런나의跛行(파행)들은군입대를하며조직생활의지배하에놓이고강제에의한3년간의出家(출가)를겪으면서고쳐졌던것이다.지금이썰을풀며지난날을反芻(반추)해보면나자신이나를이해못할과정들이주마등이나파노라마처럼펼쳐진다.에고!아버지!어머니!그땐이놈이우째그랬는지…..???많이힘드셨쥬????-.-;;;ㅠㅠㅠㅠ….

암튼삼척산업이라는곳에서직장생활(?)할때이다.그때나보다는두세살많은직장동료이자선배가있었는데,이선배의집이‘추암’이라는곳이다.옛날엔달력에‘추암촛대바위’로유명했던그곳이다.주말이면선배네집으로놀러가조그만무동력어선을저어촛대바위근처에서고기를낚거나뱃놀이를즐겼던추억이지금도생생하다.그때찍어둔(촛대바위를배경으로한)사진이몇장있었는데이곳에올리려고아무리찾아도눈에뜨이지않는다.아이고!이게무슨여행기가아니라말도안되는자전적‘썰’로둔갑했다.

오늘이여행마지막날이다.생생이벤트라이브공연을즐기며몇잔걸친포도주기운과함께룸으로돌아와기분좋게잠들었나했더니새벽4:30분쯤일행을깨우는장내방송이있었다.오늘가장중요한행사는해돋이(일출)보기라는것이다.겨울과는달리일출이빨라지는관계로서둘러달라는것이다.드디어아직도未明(미명)인새벽5시에우리호텔은‘추암역’에도착했다.추암,이게정말얼마만인가?40년도넘어서야이곳을다시찾았다.

지난주엔친형수도아니면서어머니처럼내게살갑게대해주시던(다른친척들은인간안될거라고제껴놓은나를언제나따뜻하게보살펴주시던…)친척형수님이위암이재발하여돌아가셨는데,그때어릴적보고못보았던친인척을만났다.서로먹고살기바쁘다보니不知不識間(부지불식간)많게는50년또는40년이상보지못했던그들을만나며내가뱉은말“히야!너희들못본게50년이넘었다니…남북이산가족5-60년도그리요란떨것없다.그거나이거나다를게뭔가?”였다.누가방해하거나制裁(제재)하는것도아닌데,반백년이상교류가없다는것은서로간무심하기도했겠지만,세월의빠름이가져다준부산물(?)일것이다.

그렇듯,20대갓넘어가던나이에역마살에부대끼며무심결에발길닿았던삼척땅(지금은동해시추암동으로바뀌었음)하고도‘추암촛대바위’를40여星霜(성상)을보내고야다시찾았으니어찌감격하지않으리요.

추암해변의절경.아쉬운것은40여년전엔작은포구로한가하기그지없었는데,이번에가보니‘추암해수욕장’이라며동네가온통팬션이니숙박시설로요란하다.山川(산천)이依舊(의구)한게아니고桑田碧海(상전벽해)했고,인걸(친구)또한찾을길막연했다.

깜깜한사위속에서얼마를기다리니점차먼동이터온다.

드디어완연한일출을보았다.동행한승무원애기로는이런정도의맑은일출은1년에몇차례안된다며,여러분의행운이라고말한다.수년전백두산을등정했는데,그때도백두산정상의천지를제대로볼수있는날은1년을꼽아일주일도채안된다는얘기를들었고,그런만치여러분은진짜행운이라고추겨세우던립서비스가생각난다.과연나는행운아였던가????그것도역마살낀행운아???

해뜨기전의추암해변의바위를찍어보았다.

마치다정한남녀(우리부부일수도…)가어깨를나란히하고동해에힘차게떠오르는태양을바라보며뭔가를渴求(갈구)하는듯하다.도대체언제쯤우리(나라)에도黎明이밝아올까?

일출을마치고우리일행은추암을떠나다시삼척의온천장으로모셔져간밤의여독과새벽기상의피로를씻었다.온천장을떠난버스는지정된식당에서우럭미역국(원래이런걸좋아하지않는데,정말그맛이기가막혔다.식사도중여기저기서찬탄과호평의소리가들렷다.특히미국서오신정선생은‘노하우’를꼭배우고싶어했으나,안주인이한사코안된다고하여머쓱해지고말았다.뭐,영업을하겠다는것도아니고살짝귀뜸만해주었으면좋앗을걸…)에조식을마치고,관광버스에오른우리는중국의무릉도원과맞먹을만큼절경이라는‘무릉계곡’으로향했다.

계곡입구에들어서는데‘변강쇠약수터’라는간판이서있고…그아래….

그놈참!실허기도하다.저놈은평생전립선에문제가없나보다.

계곡도계곡이려니와사세가정말수려했다.

계곡입구에서10여분올라오면삼화사라는작은절이있다.후삼국때’왕건’이삼국통일을기원하기위해창건햇다는절이다.

무릉계곡과삼화사경내를관람한후우리는다시버스에올라동해역에기다리는호텔로돌아왔다.일찍서둘렀음인지이제아침9시가좀넘었다.잠시후우리의호텔이미동하는가싶더니천천히부드럽게동해역사를벗어나아침햇살에반짝이는동해의해안선을따라달린다.통창으로이루어진차창밖은그것자체로한폭의수채화이다.그렇게30여분을달리다호텔은저유명한일출의요람’정동진’에우리를내려놓는다.그곳에서여러장의기념사진을찍었지만,워낙개인적인것이라생략하고….

사공이많으면배가산으로오른다는데….요즘한나라당이청와대가그리고나라꼬라지가저모양이되지않을까걱정이다.정동진산정상까지올라간배모양의호텔.

정동진에서의추억만들기를마친우리들의다음행선지는태백이다.지난날광산촌으로유명했던….태백까지이동중에우리의호텔은가파른강원도산을힘겨워하면서지그재그로오르는것이었지만,수백길산아래마을을바라보며정상을향해오르는그것조차도낭만인것이다.무수한터널을지나고산꼭대기를돌아태백역에도착하니벌써점심시간이다.중식은태백골한우파티다.강원도한우의맛이일품이라는것은부연하지않더라도이미정평이난것이고,식사를마친우리는낙동강의시발점이라는황지연못으로발길을재촉했다.

낙동강의원천이라하여대단한줄알았더니,동네한가운에한가로이놓여있는아담한연못이다.지난겨울금년봄갈수기때,이연못까지마르고인근의주민들이고생했던뉴스를자주접했지만,다행히지금은보다시피해갈이되어있는듯없는듯낙동강으로흘러들어가고있다.

낙동강시발을알리는입석이더이채롭다.

드디어정말지루한(여행자체가지루하다는게아니라장황한나의썰이….)이번여행기가끝날때가된것같다.황지연못을돌아본우리들은‘추전역’이다음행선지로정해져있었다.

추전역은광물을나르는화물열차는출입이가능하지만,일반객차는오를수없는곳이다.단지해랑열차관광객에게는VIP특전이부여된곳이다.

추전역뒷산높은고지에무공해풍력발전소가있음을보고한장찍었다.

여러분지루한저의여행’썰’을마치겠습니다.어쩌면되지도않는얘기로일관하며정말썰을푼것을끝까지읽으신분도계실것이고,,,,아무튼저는이번여행을통하여그어떤것보다해랑열차승무원들의따뜻하고정성을다한서비스에가장큰점수를주고,기타먹거리도비교적준수했음을말씀드리고싶습니다.이미제1부에서피력한것같습니다마는승무원들의헌신적봉사정신에매료되어올가을단풍이짙으질무렵이나내년봄에꼭그들의정성어린서비스를한번더받아보고싶습니다.

추전역을출발한달리는호텔은2박3일의여정에지쳤는지아니면헤어짐이아쉬운지출발할때의그런힘찬분위기와는사뭇다르게약5시간을달려서울역에도착했습니다.모든승객이내리기전승무원팀장의목소리가아쉬운듯흘러나왔습니다.여러분!안녕히돌아가시라는인사말과함께그는"회자정리(會者定離)"이지만,"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말에더역점을주었습니다.즉,만나면반드시헤어지지만,간자는반드시돌아온다는….역사를떠나오며마지막으로그들앞에서한마디했습니다."내가중국어를좀하는데…추즈비판!!!"그러자그들이궁금해하는것이었습니다.중국말로"추즈비판!!!"은"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고….우리부부는언제고해랑으로꼭돌아온다라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