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썰’의마지막장면이“그랬던이화상(和尙)이평생에덕한번주지않고그런아픔만남기고당분간제눈앞에서사라집니다.”라고되어있군요.기왕사라진사람이니나타날때쯤다시출연시키기로하고….
오늘은어떤얘기부터먼저꺼낼까,고민이됩니다.아!마누라얘기도좀곁들여야겠습니다.마누라는정말살림밖에모르는전업주부였습니다.그랬던마누라가우연한기회에사업수완을발휘하는데그수완이저를훨씬능가하더군요.(인정할것은해야하고,자신의아내가어떤대목에서비범함(?)또는열정을보일때외조를해주어야합니다)
좀엄한얘기지만‘스포츠조선’에지난달까지연재되었든‘열혈장사꾼’이라는만화가있었습니다.자동차영업을하는어떤젊은이가금전적인문제로사랑하는애인을부잣집망나니에게빼앗긴뒤그녀를다시자신의품으로돌리기위해복수극을벌이는과정에서어떤고난과불가능성도아름다운상술(商術)로승화시켜나가는모습을그린만화였습니다.제마누라가만화속의주인공만큼은아니더라도장사에관한천부적재능이있는것은틀림없습니다.
작년말경저는이곳에“신용보다더좋은밑천은없다.”라는썰을몇차례나누어연재한적이있었습니다.“신용보다더좋은밑천은없다(3부)”에이런내용이있었습니다.당시아내는크게할일이없어한-중을오가며제뒷바라지를하고있을때였습니다.그때아내에게제안을했습니다.‘이렇게한-중을오가며무위도식할게아니라싼중국제품을한국으로가지고사서장사를좀하는것은어떻겠는가?오더도점점줄어들고이일도오래갈것같지않은데…당신의사는어떤가?’정말고마운것은아내의긴말필요없는‘OK’싸인이었습니다.(중략)
그러던어느날제인생의전환점이되는제품을칭따오에서발견하게됩니다.칭따오에가면한국관광객이자의든타의든꼭들리는시장이있습니다.즉묵(卽墨)시장이라는곳입니다.우연히그곳엘들렸다가‘진주상’들이밀집해있는것을발견했습니다.2-3년전에광쪼우‘쑈’에서발견했던그‘담수양식진주’말입니다.그것을보는순간정신이번쩍들었습니다.당시에도제가생각했던것이상으로저렴한가격이었으니‘저놈을가져다팔면어떨까?’하는생각이들었던것입니다.그래서망설일것도없이이런저런샘플을사서마누라에게시장조사를시켰습니다.
며칠후마누라의흥분된목소리가유선을타고흘렀습니다.“남대문에도그런제품이있다.그러나똑같은제품이열배이상비싸다”라는목소리가흘렀습니다.사실‘진주’하면보석이고괜히비쌀것같은선입견을보통사람은가질것아니겠습니까.저역시광쪼우현장에서너무쌌기에가짜인줄알았거든요.그‘진주’가10배이상으로폭리를취하며남대문에서팔리고있다니….그런데사실은‘진주’뿐만이아니었습니다.당시는玉가공품이나이미테이션보석류가다그렇게팔려나갔습니다.(하략)
위에피력했듯이때부터마누라의사업수완이발휘되며가세가불처럼일어나기시작했습니다.그수완은어쩌면우연이라기보다는제아내의삶속에내재된필연이아니었든가생각이듭니다.그런생각의저변에한여인(인물)이있었으니그녀가아래의‘처고모’얘깁니다.
그전에이런‘썰’을올리면마누라에게혼나지않느냐며걱정해주시는이웃분들이계시지만,한점한치의가식이나거짓없이지난날을회상하는데마누라가본들또안들조금도개의치않습니다.공교롭게도아래의얘기는큰처남친구에게타일을사기당했던금전을상환한다음에올려졌던‘썰’입니다.그당시만하더라도차마큰처남에관한얘기는하지못하고마누라의뛰어난(?)능력을자랑하느라이‘썰’을올렸던것같습니다.
처고모이야기2002/11/02
김씨는그날아침왠지기분이좋았다.새벽일찍장례식장마당에도착한장례버스를보자지난밤조문객과친.인척이위로의말을던지며권하는술잔을덥석덥석받아마신술에사지가마비될정도였지만,영구차를보는순간뒤틀리고가눌수없는사지와는달리정신이맑아옴을스스로느끼고있었다.
가누지못하는육신을다른이들의도움으로겨우버스에오른김씨는속으로콧노래가절로나왔다.누군가이런말을했었지‘마누라죽으면뒷간달려가서키득거리며웃는다고했던가?’그렇다.오늘은아내의장례일인것이다.죽은마누라에게는조금미안한생각이아니드는것은아니지만,웃을만도했다.이제영구차가장지에도착하고일정한형식적인예만마치면,,,,,,백억이가까운재산을마음대로쓰고요리할수있으니어느누가신이나질않겠는가.돌이켜보면지난일년여동안이날이오기를얼마나손꼽아기다렸는가.
애정도없이겨우부부의명맥만유지해오든아내가간암말기로판명이났을때김씨는세상의모든것을얻은듯기고만장했던것이다,아내가투병생활을할때에도문병은고사하고입원한병원에세번은갔을까?오히려아내의투병기간이장기화하면서‘아따그것명줄한번길구나.’라고장탄식을하며아내의숨넘어가기를기원했었고,병든아내가생에연연하며병마와의싸움에서투지를불태울때는자신의손으로숨을거두어주고싶은생각이들었는지도모른다.
그렇게눈의가시같았든아내의장례일이니어찌기분이좋지않고콧노래가절로나오지않겠는가.장지에서도김씨의행동은,마지막가는아내의하관식에도참석하지를않고이곳저곳을다니며문상객들과껄껄거리며술추렴하기에바빴다.보다못한내가낮은목소리로‘저기인간인가?’라고푸념섞인말을던지자,하관식을주관하던스님한분이두드리던목탁과경외던것을중지하고“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니오래가지않습니다.”라며ᄍᄍᄍ…혀를찼었다.세월이이만큼흘러,2002년하고도어제가김씨의아내백모여사의기일인것이다.
白氏는본관이널리이용되어왔으나모두가수원(水原)백씨분파여서현재는수원백씨단일본으로일원화되어있는것으로안다.그래서백씨네는같은성씨를만나도종씨라하지않고’일가(一家)’라고들하는것으로도안다.안타까운사실은…순전히나의단견이지만,과거에는(의학이발달하기전의…)유전학적으로타성(他姓)에비해좀단명하며,자손이귀하지않았겠는가하고생각해본다.희성도아니면서백씨를만나기가좀체쉽지않고,오죽하면일가(一家)라고들하겠는가.내가왜?이러한유추를하는가는…..아내에게물어보지는않았지만,,,,,,
아내의성은백가(白哥)가이다.내게는그흔한(?)처삼촌이없다.처삼촌이아니계시니’처삼촌벌초하듯한다.’는속담이내게는실감이안난다.처조부모님은달랑남매를두셨단다.장인어른과일점혈육인처고모.그래도장인어른代에는자그마치5남매를생산하셨다.그5남매중둘째딸이내아내인것이다.그런장인어른은65세를일기로타계하셨다.좀오래사시지않고…..
처고모얘기로넘어가자.이양반이충남XX읍어떤한미한집안으로시집을갔단다.그야말로삼시세끼피죽도제대로못먹는집안으로,,,,.어찌어찌하여약간의장사밑천을삼아서보신탕과정육점을시작했는데,운이트였는지XX읍에한다하는갑부로변신을한것이다.물론그후에는증권에사채업으로빌딩도두어개되고그읍에서모르는이없는유지가된것이다.호사다마라고,이양반이수태를못하는것이었다.자신의소생이없는여인이란,늘외로워보였고처량맞은분위기도느꼈다.처고모얘기를하자면처고모부를빼놓을수없다.
처고모부.이양반평생에직업다운직업을가져본적이없다.소위한량이다.아내가한지방의거부로있으니아쉬울게무엔가.처고모는당신의남편기죽이지않으려거금을들여공장이나회사를차려주면몇개월이지나면뚝잘라꿩구어먹은자리로만들고….체면이없으면낚시도구챙겨서보름이고,한달이고휭하니길나섰다가돌아오고,몇달씩방석집아가씨와살림하다가기어들어오고….그런와중에사내아이하나를생산해서(의도적이아닌불륜에의한대리모비스무리하게…)위자료수천만(현시세로수억)을주고정식입적을시켰고불면날아갈까만지면꺼질까그렇게금이야옥이야키워서그아이가이제곧장가를갈나이가되었다.
그러구러한생을풍미하던처고모가어느날부터피곤하다,의욕이없다하더니만병원에서정밀검진을받아보니말기간암으로판명이났으며,일년여를투병을하다가54세의한창나이에세상을하직한게지금으로부터4년전이다.이제하는얘기지만지독한구두쇠였다.한다하는거만(巨萬)의알부자이면서일점혈육오라버니가계시는친정조카들에게땡전한닢을도와주지않았으니….훨씬뒤에아내로부터들은얘기다.처고모가세상을하직하기얼마전에나의처에게5억에가까운통장을맡겼단다.
솔직하게그당시중국에서의내일(제조업)이라는게그리신통치가않을때였다.아내에게금전적으로흡족할만치부응하지를못할때였다.은행으로부터대출금상환은독촉이오고,사채도그러했고…..아마도내가그사실(5억원에가까운통장)을알았다면,염치고체면이고뭐고간에처고모에게당장뛰어가서‘제발저좀도와주십시오.’라며넙죽무릎을꿇고사정을했을것이라고또한번더솔직하게얘기한다.그러나내아내는사업이부진하거나자금사정이어려울때에도결코고린동전한푼도빚을낼줄모르는여자다.
때로는그런아내가답답도했거니와어떨적엔"니는그리도무능하냐?"라며면박을준적도없지않아있었다.그럴즈음병문안오는아내에게처고모는‘오서방이어렵다며…???’라고하며‘언제나좀만나자.’라고하셨단다.그얘기를듣고얼마후아내가나를만나러중국에온사이처고모가위독하다는전갈과다음날세상을떠났다는소식을접하고급거아내와귀국을하여장례식에참가했던것이다.처고모이야기끝.
제가왜?이런얘기하냐구요?그리고5억통장궁금하죠?통장은장례치르고다음날김씨한테돌려줬구요.얼마전풍문에김씨의소식을들었는데,어떤보험설계사와정분이들어그여자의아들들과뭔사업인가한다고깝죽대다가그새빌딩두개가다날아갔다내요.뭐,아직재산이있나봅니다.그렇지만스님말씀이맞았어요.“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하다는말씀.
그런데말이죠.제아내가처고모의뛰어난상술(商術)을이어받았나봅니다.^^*이거팔불출이하는얘깁니까?ᄏᄏᄏᄏ…아무려면어때요?^^*그러나,고모님!편히쉬십시오.집사람에게현금은보태주지않으셨지만,비장의상술을주고가셨으니정말감사합니다.여기까지가2002/11/02에올렸던’썰’입니다.
덧붙임,
처고모부의뒷얘기입니다.작년에들은얘기입니다.작은처남이운영하는방화동가구점으로‘처고모부’가왔더랍니다.행색이아주남루한그런모습으로와서돈을좀꾸어달라고하더랍니다.어림반푼어치나있는얘깁니까.결국차비몇푼손에쥐어주고다시는찾지말라며쫓다시피해서돌려보냈답니다.그나마있는것마저다털어먹은모양이지요?
아!얼마전마누라와그런얘기를나누었습니다.“진이엄마!(저희는이나이되도록여보.당신이라는호칭을해보지못했습니다.어쩌다시도해보았지만닭살이돋아서…)우리‘처고모님’성묘한번가야하는거아냐?”저의제안에마누라도흔쾌히그렇게하자는대답이었습니다.아마도…..‘처고모’산소가제대로정돈되었을지모르겠습니다.비장의상술을주고가신분께예를다하지못한듯하여마음이좀무거웠었습니다.
오늘도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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