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웃어야 해? 울어야 해?
“세시반쯤이면될겁니다.”

서로간약속이있은후시계를내처보았지만,아직시간이이르다.안심한채느긋이집안일을하고있는데갑자기이동전화음향이자지러지듯요란하다.급히뚜껑을열고전화를받으니다급한목소리로“할아버님!한아이의부모가직접아이를픽업해서좀일찍왔습니다.이미도착했습니다.”란다.급히시간을보니아직약속시간과는약15분이나남았다.

그러나차량소통이많은곳에서버스를세우고기다린다니내마음이급해진다.그날따라게으름을피우느라세수도하지않은상태이기에머리는봉두난발이다.급한김에아이들방에들어가모자하나를골라푹눌러쓰고열린차고문을통하여뒤도돌아보지않고냅다뛰기시작했다.그리곤노란통학버스에타고있는손녀아이를건네받고올라오는데저쪽언덕쪽에오토바이한대가넘어져있고한사나이가멍청하게주저앉아고통스런표정을짓고있다.

그런광경을보고손녀아이를데리고샛길로집에도착하니한참일을하던인부하나가“아까막뛰어내려간사람이주인아저씨셨죠?”라는물음에“예,그런데요?”라고반문을하는데“우리사장님이갑자기집안에서어떤사람이뛰어내려가니까도둑놈인줄알고오토바이를타고따라갔는데요”란다.그소리에뭔가집히는데가있다.

“아이고!저런!그러면저아래언덕에쓰러진오토바이와넘어져쩔쩔매는양반이보일러사장님??,빨리내려가봐요.그양반많이다친것같던데…”내말이떨어지자말자그인부는일손을놓고그곳으로뛰어내려간다.

10여분뒤에현관문을두드리기에문을여니보일러사장과종업원이다.절룩이며팔뚝과무릎을보여주는데생각보다외상이깊어보인다.서둘러병원엘가보라며권유했고잠시하던일을인부들에게지시하고보일러사장은자리를떴다.물론거의박살이난오토바이는자신들의공사차량에싣고간것은보일러수리가끝난뒤의일이다.

그날의자초지종은이러했다.사위가타오는월급이적다며늘툴툴거리는딸년에게정히그러하다면,제어미가게로출근하면월급을주겠다고했고(이부분에선자식들을키워오며공으로돈을주진않았다.뭐든가치있는일을시킨뒤그에합당한보상을해주는것으로가정교육을지켜왔다.),대신손녀를시간맞추어내가집에데려다놓으면딸아이가퇴근길에손녀아이를픽업하여제집으로데리고가는조건으로,사실어떻게보면내가시집살이를하는것이나진배없는조건을내세운것은자식들에게벌써공으로생활비를보태주지않고,참노동의대가를알려주고싶은이아비의끊임없는자식사랑겸인간만들기교육인것이다.

그사단이일어난날은손녀를픽업해오는첫날이었고,마침보일러가고장이나새로운보일러로교체하던첫날이기도했던것이다.원래약속된시간은오후세시반쯤으로약속이되어있었지만,위의표현대로약속시간보다이르게유치원차량이도착했던것인데급한마음으로전광석화같이모자를푹눌러쓰고뛰는놈을보일러실에서공사를하던시공업자가우연히발견하고도둑놈인줄착각하고오토바이를타고뒤따르다언덕굽은길에서그만넘어지며오토바이는박살이나고보일러사장은크게다친것이다.

자초지종그얘길듣고처음엔남이야아프건말건낄낄거리며웃다가차츰허탈한웃음으로변하고만다.보일러사장의얘기로는오래전어떤집에보일러시공을하러갔는데문을활짝열어두고(자재또는부속을옮기기위한수단으로…)공사를했는데그사이열린문을통하여도둑이들었고보일러공사는차치하고도둑맞은물건변상하느라혼이났다는것이다.

그날역시어떤놈이무조건뛰어내려가는것이도둑이틀림없다고생각하니가슴이철렁내려앉으며잡아보겠다고따라내려가다가그사고를일으킨것이다.

사정을알고야어찌모른척할수있으리오.보일러사장에게치료비에보태쓰라며20만원을더얹어서지불했던것이다.이거웃어야해?울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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