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승의집은초가집으로비가새서방안에서도우산을받쳐생활했고그부인은상층관료의정경부인모임에남루한나들이의상으로참석했지만조금도어색해하지않고의연했으니그남편에그아내였다.하루는곤궁한정승의살림살이를측은하게여긴왕이측근을시켜남대문에지켜서서하루동안출입자의성문통과세를모두거두어황희에게가져다주라고했다.이벼슬아치는새벽부터종일서서지켰으나마침그날은하루종일비가억수로퍼부어성문을출입한사람이없었는데어둑해서야한농민이달걀꾸러미를출입세로바치자이것을황희정승댁에가져다주었던바모두곪아못먹는계란이었단다.이소식을들은왕은“황희의첨령성은하늘도알고있구나”했다는것이다.그래서“계란유골(鷄卵有骨)”이란사자성어가태어났고,어쨌든재수없는놈은뒤로넘어져도코가깨지는법이라나뭐라나….
이와같이대개우리가아는알려진황희(黃喜)에대한사실은최고의성군인세종의아낌없는총애를받으며오랜기간재상을역임했고,말년에관직을사양했을때에도세종이재택근무라도좋으니조정의일을보아달라고간청을했던인물이다.그러나그게전부일까?무려24년을정승을지낸고위공직자로서금품이나뇌물수수에서비껴가고비리사건이정말없었을까?
세종9년(1427)6월17일,세종은당시죄의정이었던황희와우의정맹사성,형조판서서선을의금부에하옥하라는명을내린다.사건의전모는이랬다.서선의아들이자황희의사위인서달이신창을지날때에고을아전한명이자신을보고도아는체를하지않고그냥지나갔던것이다.이에서달은현직형조판서의외아들이자좌의정의사위인자신을못알아본다고하인들에게그아전을잡아오게하면서정작당사자가아닌다른아전인표운평에게몰매를가하여죽게만들었던것이다.
그러한남편의억울한죽음을표운평의처는감사조계생에게고하지만그는서달이황희의사위라는것을알고있기에황희에게그사실을고한다.자신의사위가살인사건에연루돼있다는것을고민하던황희는오랜동료이고마침사건현장인신창이고향인맹사성과의논합니다.맹사성은신창현감에게압력을넣고,서달의아버지형조판서서선과모의하여사건의수사를주인에게잘보이려는노복들의과실이라고마무리짓고범행을사주하고실행시킨주범서달은방면시킨다.
이리하여서달의살인사건은무사히넘어가는듯했으나보고서를받은세종은석연치않았는지재수사를지시하고마침내사건의진상이드러난다.그래서황희와맹사성,서선을포함한관련자전원을의금부에하옥시킨것이다.그렇지만나라를다스리기위해선황희와맹사성의필요성을절감한세종은얼마후그들을복직시킨다.이거야뭐사위를아끼는장인의마음이라고변명의여지가있긴합니다만그후에일어난일련의사건들은그럴여지가전혀없는것이다.
서달의사건이일어난지바로다음해인세종10년(1428)의황희는뇌물스캔들에휩싸이게된다.1월에첨절제사박유가청각(靑角,바다녹조식물중하나)두어말을황희에게건네다걸려파직되었고,6월의어느날,역리였던박용이인수부판관조연이시비가붙어박용이조연을두들겨팼고,이에조연은박용을고을현감에게넘기자박용은처에게시켜말한필의뇌물과함께선처를부탁하자황희는그말을받고현감에게청탁성편지를써준것이다.
이사실을안사헌부에서들고일어났지만세종의적극적인비호와황희가억울하다며사직을청했기에그냥흐지부지되고맙니다.그렇지만세종12년11월24일,사헌부에서는태석균이제주감목관으로있었을때,말천마리가떼죽음을당하여그에대한처벌을두려워한태석균이중신들에게뇌물을썼는데,그중에황희도있다고고발할때에는세종도어쩌지를못했습니다.왜냐하면황희가태석균의죄상을논하는자리에서그를변론하는간언을했고그자리에세종도있었기때문이다.
결국세종은황희를파직하게되지만아마도팔한쪽이떨어져나가는기분이었을것이다.그렇다고방금잘라낸황희를금방복귀시킬수도없는노릇이고,여기서세종은묘안을생각해낸다.조정의사안이있을때마다전(前)좌의정황희와상의해서처리를하라고지시한다.이를따지는중신들에게는그러한국법은없다며웬만한대소사는무조건’전좌의정황희’를언급하며,그의자문을구하게만들었다.상황이이렇게되자황희를쫓아낸사헌부관헌들은속이뒤틀리게된다.
그리고세종이이듬해에다시황희를부르려하자전내섬주부박도가교하현감으로있을적에둔전을황희에게상납하고그의아들에게벼슬을제수한일등을비롯해각종비리를고하게되지만황희에대한세종의총애를꺾지는못했다.아니오히려한술더떠좌의정이던그의벼슬을영의정으로승차시켜세종13년9월에다시정계에복귀시킨다.사헌부관헌들은경악하여황희의영의정제수에관한부당성을주장하였지만,세종의자세는요지부동이었다.
아마도세종은황희의공직자로서의의혹과결점을잘알고있었을것이다.조선의모든백성들에게애정과관심을가진눈으로바라봤던그에게조정중신이라고예외가있을리없었을것이기때문이다.또한감찰기관인사헌부에서연일떠드는데,모른척할수도없는군왕의입장이니더욱그러했을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의뛰어난능력을높이평가하여웬만한것들은대충눈감아주려했고,그것이그가24년간이나재상자리에있을수있었던원동력인것이다.
말도많고탈도많았던청문회는끝나고드디어오늘새내각의정승판서임명동의안표결이절차를밟는모양이다.그런데이게무슨귀신씨나락까먹는소리도아니고웬뚱딴지같은소린가?“한나라당은여야협상과정에서김총리후보자를살려주면,장관·청장후보자가운데1~2명을야당뜻대로하겠다는뜻을민주당에전달”했단다.이런게이명박대통령의진의란말인가?
김태호의능력이얼마인가는모르겠지만,그가있어야만남은임기의국정을다스릴수있단말인가?아니그정도의능력을지닌자라면총리를두번씩이나갈아치우기까지왜짱박아두었단말인가.속속들이들어난김태호의비리를알고도그를다른후보자1-2명과빅딜을하자는의도는무엇인가?
과연김태호는이명박대통령에게세종대왕의황희나맹사성만큼절실히필요한인물인가?아니면항간의소문대로‘박근혜의대항마’로조련을하기위함인것인가.그러나그어떤것도이번만큼은대통령도정부여당도패착을거듭하고있다.저런자를끝까지지키려들고또통과시킨다면정치하는놈들의더러운야합에지나지않을뿐이다.세종대왕의황희가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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