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이제이곳에살기로작정했다면이곳사람이될것이니이곳의풍경또는정황을그려낼것이라이제부터‘산골일기’라는제목아래번호를매길필요가없으리라.

벌써큰소리인지모르겠지만,이곳생활이달포가넘어서자아주쬐끔씩주위와사물들이눈에들어온다.그리고요령(?결코부정적의미가아닌….그러니까아주소소한것이지만장작을팰때도끼사용하는것,군불을땔때어떤불쏘시개가화력이좋은지또어떻게군불을때야오래가는지…등등)과생활의지혜가자연적으로습득이된다.

그러고보니이제껏한번도의식하지못했던것들도눈으로들어온다.농촌프로그램TV를보노라면어떤마을에어린아이울음소리즉아이가태어나는게몇년또는십수년이라고하는걸자주시청했었는데,설마?하는의구심을가졌던게솔직한심정이다.그런데이제와생각해보니여태어린애울음소리는커녕초중고생아니2-30대청장년을본적이없다.가장젊었다고생각되는이가40여살먹어보이는(추측컨대)우리동네이장이었던것같다.하여어제는이웃에게물어보았다.(아!참고로우리동네는60여호가모여산다.)

어린애는고사하고초중고생도이동네는안보인다니까,초등생은세명이있고중학생은두명이란다.그리고그아이들은학교통학버스가등교와하학을공짜(물론지방정부가부담하겠지만…)로해준다는것이다.이얼마나살기좋은우리의농촌인가.농담이아니고올가을손자손녀를낳으면이런곳에서유년기(내가그랬듯…)를보내게했으면좋겠다는생각이든다.따라서사돈어른과아이들과상의해봐야겠다.

어제는새벽부터비가내렸다.아침거실창밖의풍경은한폭의수채화다.거세게내리는빗속을뚫고안개가천등산허리를감아도는모습이마치여러마리의용이승천하는듯하다.그런데가만히보니천등산을감아도는용들이순수한안개만은아닌듯하다.뿐만아니라매캐하고역한냄새까지코를후빈다.울밖엔동네가운데로흐르는개천(계곡이라기엔좀그렇고…)이있다.그런데개천가에서안개보다훨씬짙거나검붉은연기가솟아난다.개울앞건너장씨거나김씨가태우는쓰레기와폐비닐이다.그런데비단어제뿐아니다.그런현상은거의매일저아래박씨도이씨도또아직인사를안땡겨성도모르는그밖의다른집도그랬던것같다.농촌의아니맑고싱그런천등산아랫동네의공기가마냥오염되는것이안타깝다.근데왜이런곳에는분리수거를않는걸까?

나는지금온갖쓰레기를자루자루에담아보관중이다.그런광경을보고이웃들은태워없애라고종용하지만차마그럴수없어폐기물처리차량을하루부르려고한다.물론나도쓰레기소각을위해드럼통으로만들어진소각탱크를구입했지만태워서는안될쓰레기를태우지는않았다.우선내집안의공기마저도오염시킬수없다는나의굳은의지다.이제가을쯤이면집안의낙엽들을모아태우며그구수한내음을감상할생각이다.

이와같이우리의농촌은도시인에비해너무도많은혜택을받고산다는기분이든다.우선분리수거하지않으니종량제봉투살필요가없다.전기요금도농어촌전기는훨씬싸다고들었다.기름도어떤것은면세유라는것이다.특히우리동네만그런지모르겠지만수도도완전히공짜란다.

지난달정월대보름날동네어르신들께인사도드릴겸김포사돈께서보내주신쌀두말로떡을만들고고깃근과막걸리두어통과함께마을회관에서간소한위로연을열었다.원래그날은척사대회도함께개최하려했으나우리동네의지방정부인면에서구제역이자심하니그것은허락을않아취소했지만어쨌든어르신들을모셨다.와~!마을회관정말깨끗하고따뜻했다.회관운영비조차도정부의지원이있다니…농촌사람들죽네사네하지만내가생각하기엔이런곳이천국이아니면어디가천국일까?

내가보기엔이곳이썩부촌같지는않다.그런데웬만하면한가정에차량이두대씩이다.승용차와화물차다.화물차의쓰임새는여럿있겠지만,특히동절기의연료및화목수집을위해꼭필요한모양이다.아!그러고보니저만부지런하면산을오르내리며난방용화목을주워나를수있으니겨울철난방비가안든다.

도시속의독거노인그리고쪽방살이문제를볼때마다안타까워했는데이젠젊은이들만자꾸귀촌하라며종용내지권고할게아니라오히려그런노인들을농어촌으로귀촌시키는것을제도화하여지원하는것도고려해봄직하다.

어쨌든내혼자만의생각이지만아이낳으면일정부분도시이상으로혜택(하다못해등하교경비)부터종량제,전기요금,수도요금,기름및난방비등등등….우리농촌(어촌은가보지않앗으니..)은천국이다.이어찌남은여생을이곳에서보내지않으리….아!오늘의중얼거림은이쯤에서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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