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기다림
산중속의일기는일기지만오늘은색깔이좀다른썰을풀어볼까한다.언젠가여러차례얘기했음직도한데….어쨌든마누라와는당시로는그리흔치않은사내결혼을했다.처가는당시충남천안에있었고그곳에소재하는우리회사2공장경리(타이피스트겸)로있었다.나는당시서울본사(중구다동)에근무했던관계로첨부터아내를만났던것은아니다.

천정배필(?)은아마도그렇게만들어지나보다.당시2공장(1공장은구로공단)에약간의문제가생겼고어쭙잖게도수습을하라며내가파견근무를가게되었다.소설같은얘기지만가끔전화로만목소리를듣던마누라가커피를끓여내오는데,당시의마누라는양귀비(직접보지못했지만…)나전설속에나오는달속의항아같았다.(하긴비록지방미인대회지만미인대회출신이니아주박색은아니었다)즉일순간에‘뿅’갔다는얘기다.

아무튼물심양면을통통털어정성을바치며3년여를구애한끝에결혼에성공했는데,그성공담을썰하자는얘기가아니고,,,,파견근무1년쯤해서본사로복귀를하라는명이떨어져어쩔수없이본사로돌아왔지만자나깨나그녀가눈앞에아른거려참을수가없었다.70년대중반우리네의사정은매주휴식을갖는것도아니고보통의회사들은첫째주,셋째주하는식으로휴일을가졌기때문에자주만날수도없는그야말로애틋한심정으로약보름을기다려천안과서울을오가며사랑을키워나갔던것이다.

한번은마누라와일요일하루밤을보내고(솔직히신호위반을했었다.)첫차로출근을하기위해돌아오는날이었다.차가막출발을하며나를배웅하기위해터미널까지동행한그녀의모습이차창밖으로사라지는찰라,그날따라갑자기알수없는눈물이비오듯쏟아지기시작하는것이었다.방법만있다면차에서뛰어내려그녀를힘껏껴안고싶은충동이일었던것이다.지금생각해도보름간의이별이서러웠던것이다.

어쨌든그러구러세월은흐르고아이가하나생기고또하나둘…나만은아니우리둘사이에는결단코격지않을것같았든권태기라는게찾아오고티격태격,,,사네,못사네좀심하면찢어지자,그러면서용케도20년가까이버텨오다가사업을한다며중국으로훌쩍떠났던것이다.

초창기중국에서의비즈니스가뜻대로되는것은아니었고,그럭저럭간신히유지하다보니가족들과의만남이라는게짧게는2-3달길게는반년의시간이필요했었는데,그런데정말신기한것은떨어져있는가족들이애틋할정도로보고싶고그리울때가많았던것이다.특히마누라는어떻게표현할방법이없을정도로더더욱그랬던것이다.다시얘기하면중국에홀로떨어져있는동안가족이라는관계를새롭게정리하는계기가되었던것이다.아무튼서로떨어져있는동안다시그옛날연애질하던것처럼설레고애틋한심정을되찾게된것이다.그래서불화하는부부나남녀사이엔냉각기가필요한가보다.

마누라는운전을할줄모른다.내가제일부러워하는것은거나하게취했을때마누라가몰아주는차를한번타보는것이다.언제가될지아직은요원하지만언제고(아!희소식이있다.마누라는다음달부터운전교습등록을한단다.조만간아예마누라용차를한대살계획이다)내소원은이루어질것이다.그러나아직은아닌관계로요즘나와마누라는주말부부비슷하게지낸다.

요즘거의매주금요일저녁이면20분거리의충주터미널로마누라를마중간다.주차를시키고서울발충주행버스를기다리는순간은아직도20대연애시절의설레임으로앤돌핀이막솟는것같다.마누라가돌아가는월요일아침이나오후면괜히쓸쓸하고애틋함이묻어난다.그래서옛사람들은늙으면마누라밖에없다고한걸까?암튼산골로들어와‘산골일기’라며썰을푸는적막한이순간에도설레임(기다림)과애틋함을함께할수있는이곳이정말좋다.오늘의산골일기끄~읏.

덧붙임,

부부간화합하지못할때잠시떨어져있는것도한가지방법일수도있다고생각합니다.위에서도언급했지만,냉각기를가져보는거죠.저는사실그렇게우리부부간에있었던불협화음을극복했고,오히려방황했던(?)젊은시절보다훨씬나은부부관계를유지하고있습니다.아이들시집장가다보내고나니역시마누라밖에없는것같습니다.그런데냉각기를가지라니까바람부터피는인사들이꽤많은것같더군요.특히중국에서함께비즈니스하던사람들중에그런인사들이많더라고요.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아니고정신일도인사불성이되어사업도안되고가정도깨지고…그런늠들수없이봤습니다.혹시라도이썰을보시는해외파견사업가여러분!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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