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관운장을치료한명의화타가있었다면,그이전춘추전국시대의명의는편작이다.천하사람들이편작에게의선(醫仙)이라칭하며’죽은사람도살리는의원’이라했지만정작편작자신은’죽은사람을살려낸것이아니라,당연히살려낼수있는사람을치유한것뿐이다.’라고겸양을했단다.

춘추시대를처음제패한제환공이편작의명성을듣고그를궁으로불러들여환담을나누는과정에서편작이갑자기“대왕께서는병이있습니다.그병은피부에머물고있으니간단히치료할수있으나치료하지않으시면깊이들어갑니다.”그때제환공은약간의종기를앓고있었으나대수롭지않게생각하고,주위사람들에게병이들지도않은사람을환자로몰아돈을벌려고한다며편작을매도했다.

5일후에편작은다시제환공을알현하고,피부의병이혈맥속으로전이되었다고하자역시탐탁지않게생각하고편작을물리쳤다.또다시5일후에제환공을보고그사이병이위와장(腸)사이로옮겼다며치료를권유하지만제환공은못마땅하게생각하며냉소를짓자편작은조용히물러난다.다시5일후에편작이제환공을알현하고얼핏모습을관찰하고아무말없이도망을치듯궁에서물러났다.제환공이급히사람을보내어그이유를묻자,병이피부에있을때는탕약과고약만으로효험이있고,병이혈맥에있을때는금침(金針)이나돌침으로고치고,병이위장에있을때는다시탕약으로효험을볼수있으나,그병이골수(骨髓)에미치면방법이없기에,대왕의병이이미골수에뻗쳤으니치료를하자는말도못했다는것이다.과연또5일이경과한후에제환공은시름시름앓기시작했고사람을보내어편작을찾았으나편작은종적을감춘다음이었고또다른5일이지나제환공은끝내병사하고말았다.

박근혜의중환(重患)

박근혜가중환에빠져허우적거리고있다.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미련하고어리석은신뢰(信賴)의늪에빠져죽어가고있는것이다.사사건건현직대통령의국정수행에대립각을세울때만하더라도치료의방법은있었다.다시세종시문제로반기를들때에도비록병마가위와장으로전이되었으나금침이나탕약으로효험을볼수가있었다.그러나이번동남권신공항입지문제에이르러박근혜는완전히맛이갔다.박근혜는신공항과관련해여전히국민과의약속이라는화두로또다시미생지신의신뢰를강조하며자신은그약속을계속추진할것이라했지만이게오히려박근혜로하여정치적죽음에이르는늪이되고말것이다.

만약그녀의말처럼진정한약속을지키겠다면,단순히약속을지키겠다며두루뭉수리넘어갈것이아니라어느한곳(밀양가덕도중)을지적해주는것이참신뢰가가는것이다.막연히텃밭의표를의식하고지키지못할국민과의약속만주장한다면박근혜는대통령병이라는중환하나를더앓고있는것이다.

미생지신이라는신뢰의병은한번으로족하다.그러나아무리소중한약속이라도지키지못한약속은약속이아니다.미생이조금만세상을돌아볼능력이있었다면억수장마가내리칠때교각을부여잡고죽을게아니라다리위로올라오는융통성을발휘한뒤연인을만났어야했다.그런데더중요한것은미생과만나기로했던연인이나타났다는얘기는듣도보도못했다.융통성없고어리석은놈이나타나지도않은연인을위해생목숨만버린것이다.

박근혜가아무리지키고싶어도어떤경우지키지못할약속은있기마련이다.이미현직대통령이국민앞에머리숙여사죄하며백지화시킨신공항이그렇다.박근혜가진정대한민국을사랑하고국민을사랑한다면그리고정치다운정치를하겠다면스스로지킬수있는약속융통성있는신뢰를보여야할것이다.그녀에겐아직희망이있다.치유할수있는기회가있다.현대통령의임기가2년씩이나남았다.나머지기간대통령의국정수행에힘을실어주는게치유의방법이고기회인것이다.

세상돌아가는낌새가이미박근혜가차기대통령이된듯하다.어느누가대통령이돼든그것이중요한게아니다.대통령노릇을어떻게하느냐가중요한것이다.대통령이되기위해국민과의약속을했으나국익에반한약속이라면머리를숙여사죄하는것은당연하다.그러나똑같은사죄를두번할수는없다.시름시름앓을때국민앞에환부를들어내고이실직고하는게살길이다.시간이지나면화타가오고편작아니우리의허준선생이나이제마가살아돌아와도고칠수없는게지금박근혜의중환(重患)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