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이상한 피서.(2부)
이번피서기간쓰임세가있을경비를나름충분히확보했지만처가가속들이그렇게오랫동안개길줄은몰랐다.아내는처음부터그런것까지예상했는지이번여름엔오시는손님이많을테니너무긴여정은안된다고못을박았다는것이다.그리하여정잠자리가불편하면마당에텐트를치겠다는약조를받았다고는하지만,차마찾아온손님을집두고어찌마당으로쫓을것이며또한어찌텐트잠을재우겠는가.그정도로배려(?)를했으면한두끼정도자급할수도있으련만꼬박우리입만바라보고있으니충분할것같았던예산이오버가된것이다.(하루한끼는외식으로…)

요즘시골집은먹을게지천이다.하다못해고구마줄기도……..

하여비상수단(?)을발휘하기로하고일단꼽쳐둔비상금을얼마간꺼내고“우리고스톱이나칠까?”라고제안한것은나였다.처형처제네식구가닷새째머무는,9시뉴스가끝날즈음의시각이었다.내가그들에게잘치지도못하는고스톱을제안한것은두가지목적에서였다.

상품가치는없지만충분히먹을수있는토마토,방울토마토,청고추등…

첫째,운이좋아따면그것으로모자라는피서자금으로충당하겠다는것과둘째,잃더라도그자금을처가가속들이풀어쓴다면비록저희자금을푼것은아니지만그래도휴가자금에일조한것으로치부해버릴심산이었던것이다.그런데재수없는놈은뒤로자빠져도코가깨진다나뭐라나.그날저녁따기는커녕결국10여만원을잃고말았다.또그기까지는어쩌랴!다하늘의섭리고운명인것을……(나는10여만원을잃었는데처가가속딴금액은모두합산을해도5만원이채안된다.어떤놈인지年인지빤스속에감췄는가는모르겠고….)

참외,개구리참외는또어떻고.직접기른것이라그런지훨씬더당도가있는듯하다.

엿새째저녁,귀여운나의손녀은비가갑자기아이스크림이먹고싶단다.처조카딸아이유경과서경도따라서아이스크림을먹고싶단다.5분거리의면소재지로아이들을태우고막나서려는데왕싸가지처제年과동서놈도함께가겠다며줄래줄래따라나선다.화려한불빛속면소재지의슈퍼에도착하여아이들을위한군것질거리를고르고합산해보니가져간돈보다만원가량모자란다.(물론그속에는처제와동서가고른게거의돈만원정도된다)어쩔수없이처제에게만원을꾸어집으로돌아왔다.

이른봄사돈내외가오셨을때,쪽팔를심어두면대파가된다고알려주셔서그대로시행해본대파.이것으론육개장을만들어먹었다.

돌아오자마자처제에게꾼돈을돌려주기위해만원을꺼내들고“처제!아까꾼돈!”하며내밀자,마치주지않았으면소액반환청구송사라도할듯한태도로냉큼받아가는것이었다.돈을꾸었으니당연히돌려주어야하는것은정한이치이겠으나,솔직한심정으로저희가먹을군것질거리도그금액에준하면빈말이라도한번쯤“아이!형부는…."뭐이런식으로사양지심을발휘했으면했던것이나의솔직한바람이었다.

은비,유경과서경을대동하여자연학습겸한감자캐기.

나의바람이무색해지자드디어나의분노는그곳에서폭발한것이다.“히야!세상에이런진짜왕싸가지를봤나!?”(이부분은속으로표현한것이고,,,,)돈만원을빼앗기듯건네자마자나는고함을치다시피“다들모여!처형도열외없이모두앉아봐요!”그리곤일장연설을했다.(차마돈만원때문에그렇다고발설은못하겠고,,,,,)

가지는어떻게많이열렸는지처치곤란일정도다.매끼니마다올라오는가지무침과냉국이질릴지경이다.

<<<내가백씨집안으로장가를갔을땐처형(사실은처형도나보다다섯살아래임)처제그리고그에딸리는가족모두를글자그대로가족으로생각했습니다.가족이란게뭡니까?한솥밥을먹는다는의미아닙니까?비록우리가시집장가를가고뿔뿔이흩어졌지만,지금그가족이라는이름으로이곳천등산자락에모여서며칠을보냈는데,이와같이가족이라는생각을이사람(마누라를가리키며..)과나밖엔않고,다른사람들은모두손님으로만군림하려는태도에난지금정말뚜껑이열리고화가납니다.평소에쌀씻고밥짓는게이사람으로한정되어있습니까?이사람이꼭식사당번을해야한다는법이라도있습니까?지금식구가몇입니까?식사를짓지는않더라도최소한설거지정도는업무분담을할수있는것아닙니까?어제만해도그래요.기왕푹삶아놓은백숙가져다먹으면될걸,차려주기를기다리는태도는도대체뭡니까?내가차마할얘기는아니지만,외식도그렇습니다.단한끼정도는처형이되었든처제가되었든살수있는거아닙니까?돈이문제가아니라(사실그렇게강조했지만솔직하게이쯤되니돈도문제가됐음)사람기분문제아닙니까?>>>

이상은그날저녁현하같은웅변으로털어놓은나의본심이었고좀더심한얘기도있지만,독자제위께서쪼잔하다고할것같아생략하고…암튼그밤가슴에응어리진것들을다토해내고말았다.

더하여옥수수는정말맛있다.동네분들이주로’대학찰옥수수’라는품종을심었지만,나는농협에서공급하는씨앗을파종한경과훨씬구수한맛이나는옥수수를수확했다.알은그리굵지않지만,몇개씩드리고시식해본동네분들의품평은자신들것보다맛이정말좋다는호평을받았다.

속으로야어땠는지모르지만겉으로는‘미안하다’는사과아닌사과를받았고그들은7일째되든다음날모두각자의삶터로돌아갔다.그일이있은후모두가떠난뒤나와아내그리고손녀은비의우리만의꿈같은1박2일휴식을취하고,이럴게아니라진짜피서를떠나볼까?라며어제그제서울로올라온것이다.그래서이상한피서가되고만것이다.

덧붙임,

피서사흘째,도심속의피서도썩나쁘진않다.그사이태풍의영향으로그리더운줄모르겠고,설령덥더라도문명이기의혜택을충분히받을수있으니말이다.그런데벌써좀이쑤시고마음은천등산아래에가있다.시골어르신들도시의아들딸집에왔다가며칠을못견디고돌아가는게이런심정일까?아마도….????아!나도내일은내려가봐야겠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