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요렇게귀여웠던’은비’가…..

사람의식습관이라는게참으로묘하기만합니다.저는이것저것다잘먹는데딱한가지‘젓갈류’를전혀입에대지않습니다.그리고또있다면,‘보신탕’,‘추어탕’,‘장어’,‘모든민물고기’등등소위강정제라고알려진것들은입에대지않습니다.그러한즉다른곳(외식할때모든식당포함)에서는절대김치를먹지않습니다.왜냐면,젓갈넣지않고김치담그는곳은극히드물기때문입니다.그런데삼남매중에서아들놈이저의식습관을꼭닮았습니다.그런탓에마누라는가끔씩아들입맛버려놨다며지청구를합니다.왜냐하면아들놈이제마누라(며느리)가담그는김치를입에대지도않고꼭제어미가담그는것만가져다먹기때문입니다.마누라입장에선여간성가신게아니기때문일것입니다.

어제는고구마를좀캤다.아직이르다고하지만..어떤것은어린아이머리통만한것도있다.

한솥밥먹는가족들의식습관이라는게거의비슷할겁니다.매일같은식탁에서같은음식을가지고식사를하게되니말입니다.솔직히연애시절엔잘몰랐는데마누라가제게갓시집온얼마뒤비실거리기시작하더군요.첨에무슨지병이있는줄알았습니다.다그쳐물어본결과‘고기를사흘안먹으면힘을못쓴다’였습니다.당시저희집밥상엔고기를보려면명절또는제삿날아주드물게는손님들이오시면먹을만치귀한것이었습니다.선친께서고기를즐겨않으시니그리되었던것입니다.늘푸른생선이아니라늘푸른초원으로꾸려진밥상이었으니고기를좋아하는마누라는고역이었겠지요.엉뚱한‘썰’이길었습니다.

자연히부수적으로고구마줄기도채취했다.보기보단꽤많은양이다.

외손녀‘은비’는1년넘게제손으로키웠습니다.‘은비’네살때제어미가캐나다로1년여를유학을갔었습니다.당시론백수(위암수술로정양하고있을때였기에)였던제가‘은비’의시중을맡기로하고제어미는캐나다로떠났던것입니다.그때나지금이나저희집식탁은크게변한게없습니다.고기와생선이거의없는,그리고늘푸른세랭게티초원이었기때문입니다.형편이어려워서가아니라결국‘은비’도그런식으로식사를할수밖에없었습니다.그렇게1년여를길들여졌는지,요즘이아이식습관이하다못해어린애들이좋아하는소시지나햄같은것을입에대지않고그냥풀을좋아합니다.김치,푸성귀,두부,식힌콩나물국…등등.여하튼‘은비’의식성은저보다더시골스럽게길들여져있습니다.

이미며칠전채취한고구마순은삶아서초추의태양아래잘말려보관중이다.특히우리’은비’가좋아할것이다.

지난며칠간서울집에가있었습니다.어머니기제사가있기도했지만아이들이(은비포함)보고싶어서였습니다.제삿날저녁이나같이하자며아이들모두에게소집명령을내렸습니다.제사상을차리는중‘은비’도돕겠다며접시를열심히나르는것이었습니다.한참정신없이제상을차리는과정에서‘은비’가무엇인가접시를나르다손가락으로집어먹는것을제가목격했습니다.“은비야!제사다지내고먹는거야~~!”하고타이르자,‘은비’는들킨게무안했던지“할아버지~!미안해!그런데나는이게세상에서제일맛있단말야~!”하는것이었습니다.“그게뭔데…?”,“으응!이거고구마줄거리!”순간집안이뒤집어졌습니다.하고많은제사음식중겨우“고구마줄거리”라니……제사후에은비앞에는“세상에서제일맛나는고구마줄거리”가큰접시로하나놓였습니다.

말린고구마순옆에는역시말린가지가매달려있다.

장작위로는마늘도보이고….이모든것들이올겨울예비먹거리들이다.

이젠제법숙녀티가난다.

지난여름휴가철망중한을즐기는은비와손녀들.

덧붙임,

그렇게고기와생선을좋아하지않지만,오늘날이런것들이’웰빙’음식이라고하니아주손해(?)나는것만은아닌듯합니다.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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