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멸괵(假道滅虢)과정명가도(征明假道)라는고사성어가있다.나는아래의고사를자주인용하는편이다.‘산골일기’라는썰을풀며쌩뚱맞게이런고사를인용할줄은몰랐지만,사태의전개가너무도그런고사와흡사하기에비록개인적인일이긴하나역시역사는반복하는가보다.이고사는얼마전에도인용했던대목이다.
괵(虢)나라우(虞)나라진(晋)나라는경계가서로맞닿아있었다.진나라의헌공(獻公)이괵나라를접수하고싶어중신들에게그의견을묻자,한신하가아뢰기를’괵나라로가려면우나라를통과해야하므로우나라왕에게옥과말을보내어길을빌려달라고해야한다‘고하였다.과연계략에따라진헌공은우나라로옥과말을보냈는데,욕심많은우나라왕은재상인궁지기(宮之寄)와논의하였다.궁지기는왕에게진나라는괵나라를멸망시킨뒤우나라도쳐들어올것이므로길을빌려주면안될뿐만아니라우나라와괵나라는이와입술같은사이로,입술이망하면이가시리다는순망치한(脣亡齒寒)의논리를앞세워간언하였다.그러나눈앞의선물공세에맛이간우나라왕은궁지기의간언을무시하고진나라에게길을내어주었고,결국진나라는괵나라를멸망시킨후귀국길에우나라마저먹어치웠다는고사다.
그런데아이러니(?)하게도위의고사를우리조상에게써먹은놈이풍신수길(風臣秀吉:도요토미히데요시)라는놈이다.오늘날처럼여야가곤죽이되어싸우는것처럼사색당파로나라가어지러운때왜놈들은“명나라를정벌하러가려니길을빌려달라”라는말도안되는말을앞세우며우리땅을침범해7여년간조선의국토는조선,명,왜삼국의국제전쟁터가되고우리선조들은말로표현할수없는고통을받았던게임진왜란이며이왜란의시초가되게한고사성어가곧정명가도(征明假道)인것이다.
어쨌든날벼락이라는게이런것을의미하는거아닐까?“아니?그땅임자가의뢰해왔습니까?”라는나의물음에“임자라뇨?그땅시유집니다.”란다.이얼마나놀라운사실인가?시유지는뭐고설령시유지라고하더라도그땅을하필김사장이정리정돈한사연은또뭐란말인가?“아!그래요!?그땅이시유지였어요?그런걸나는그땅을사려고땅주인이라는사람에게전화를걸고,,,,,그런데,어째서그땅을김사장께서풀을깎고정돈을했습니까?”
그의얘긴즉,축사폐기작업을하는동안그황무지를발견하고관청(시청)에들어가확인을해보니(하긴이런일들은김사장이라는놈에겐주업이나다름없을터이니….)글자그대로임자없는무주공산이더라는것이다.그래서작업을했다는것이다.덧붙여설명하기를,모처암자에스님한분이계시는데요즘시주가제대로들어오지않아절살림이궁색하여내년부터그곳에양봉을해보겠다는부탁을받고그런작업(황무지정리)을했다는친절한설명을장황하게널어놓는다.
그러나이보따리장사꾼의직감에는그의설명이허점투성이다.첫째,내가길을내주지않으면그황무지는왕래할방법이없다.(즉내가대부를맡은시유지를포함하여모든시유지는내개인땅을통하지않고는다닐수가없다.)둘째,모처암자의스님이라는자가그황무지를어떻게알았다는것인가?셋째,내가이곳을잠시비운이틀만에어떻게그런일들이일사불란하게이루어질수가있겠는가?즉처음부터계획적이지않았다면이런일은발생할수가없었다는결론이다.
김사장의뚱딴지같은해명과동시에“다좋습니다.그곳이시유지고스님이양봉을하는것도좋습니다마는어디로드나드실참입니까?”,“사장님땅앞으로길이나있지않습니까?그길로다니지어디로다니겠습니까?”오히려당당하고도전적인발언을한다.“그럼,내마당을농로(양봉)로하겠다는거요?”,“네에~마당이라도그긴공로입니다”란다.
검은화살표사각방향안쪽이나의본땅이고,사진상보이는시멘트길은전주인의요청에의해면사무소에서만들어준도로인만큼은틀림없다.그러나이길자체도전주인외에는그누구도다니질않았으니공로라고는할수없다.그러나김사장은이길자체가면에서포장한것이기때문에공로라는주장이며당연히그곳을통하여황무지에농사를지으러다닐수있다는주장이다.그래서어쩔수없이다시50여만원을들여측량을한결과4각지역이내땅이고땅의일부가수년전장마로인해계곡에편입(?)된,즉나의사유지를통과할바늘만큼의틈새도없는점이다.그럼에도당당하게그곳을통과하여영농을하겠다는엉뚱한주장인것이다.이게정명가도나가도멸괵하자는게아니고무엇이란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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