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곳에서거주하고있는집의구조가거실(원래는이거실이안방이었지만,이집을사면서협소한거실겸주방을드나드는벽을허물고거실을만들었다)안쪽으로창고(이것역시전주인은홈빠를만들겠다고끌적인것을나는창고로사용하고있다)가있는,약간은어정쩡한모양의구조다.그렇지만이곳에각종의부식.간식꺼리이런저런잡다한생활용품들이보관되어아주요긴하게쓰이고있다.특히지난가을수확한고구마와야콘도이런것들과함께보관이되어있어마누라(나는입에도대지않기에….)의간식꺼리로단단히한몫하고있다.
사진의순서가바뀌었다.쥐(새끼)때문에박살이난오미자액기스병을간신히수습하고대충정리한모습의창고다.마누라눈가림을하기위해신문지를깔았지만오미자액이아직도베어나오고있다.현재창고안엔다양한종류의술과안주가구비되어있다.혹시라도언제방문할지모르는벗들을위해….
‘옹군’이얽힌‘산골일기:적막강산’편을올린며칠뒤의일이다.서울집엘다녀온어느날식사준비를하기위해김치를(김치냉장고가그곳에있다)꺼내려고창고문을여는순간무엇인가후다닥튀는것이었다.깜짝놀라자세히보니약간살을붙이면,송아지만한쥐(새끼)다.누구나가그러하겠지만나역시도세상에서제일무섭고징그러워하는게뱀과쥐(새끼)다.뛰는가슴의고동소리를자각할만큼얼마나놀랐는지….김치고뭐고간에얼른도망치듯창고문을닫아건뒤콩닥이는심장을한참만에추스르고고민에빠지기시작했다.
군불용불쏘시개를하기위해뒤꼍에서모아놓은밤까시를천정에뿌릴까도생각중이다.
저놈을어찌한다???심장이멎을정도로놀라게한놈의원수를어떻게갚지???혹시라도마누라가옆에있었더라면30년훨씬넘도록믿고살아온지아비가이토록겁쟁이(하긴어제이미밝혔듯,30여년전에가회동의‘쥐(새끼)’사건으로사나이망신다시켰지만….)인줄알면얼마나실망했을까???등등…아무튼벼라별생각에빠지기시작했지만당장은이렇다할방법이떠오르지않았고또김치한끼안먹는다고어찌되는것도아니고무엇보다밤중이기에그날쥐(새끼)와의전쟁은양측이존재감을알리는심리전으로끝이났다.드디어전쟁터의날은밝아오고….전날밤살피지못했던전장을돌아보기위해중무장(혹시라도적이출현할까두려워용접용가죽장갑과적당한몽둥이로무장함)을한채조심스럽게전장을둘러보는데,고구마와야콘을처참할만치아주절단을내놓았다.
사실쥐(새끼)와의전쟁을승리(?)로이끈후이렇게약간의구멍같은것이라도있으면서툰솜씨로얼기설기막았다.
아무리쥐(새끼)가세상에서제일무섭기로,그런처참한전장의모습에눈이뒤집히지않는다면그건한여인의남편도가장도아니다.‘요오씨!요놈의쥐새끼~!!!’전의를다지고쥐구멍을찾기시작했다.(솔직히이때까지는쥐를잡겠다는생각이아니라쥐구멍을찾아막겠다는정도…)그런데아무리둘러보아도쥐구멍이될만한곳이없다.혹시김치냉장고벽쪽으로…???하며살짝밀어보려는데갑자기어제저녁의송아지가냅다튄다.
종이와비닐을뭉쳐서막아두었다.어설프게보일지모르지만,혹시저렇게막았음에도종이와비닐이벗겨지거나갉힌자국이라도보이면그곳이쥐구멍이라는증거를잡기위한작전(?)의일환이다.다행히수일째아무런변화가없다.따라서저곳은쥐국멍이아니다.
순간심장이벌렁거리며분노가치민다.‘내저놈을…하늘끝땅끝까지…’앙다문어금니사이로쌓인눈밟는소리가난다.놈을때려잡기위해엄폐은폐물들을하나씩제거해가며놈과의거리를좁혀가는찰나놈이다급했던지튀어오른다.반사적으로잡았던몽둥이를놈을향해내려쳤고,순간그곳엔놈이뻗은게아니라4-5년숙성된오미자엑기스(10L대형유리병)가박살이나는것이었다.
바로이장면이다.승리(?)의대가치곤너무크고처참하다.이현장을수습하느라근두시간떨었다.상황이이정도이니어찌분노를느끼지않았겠는가?
마누라는오미자엑기스를굳이직접담군다고요란을떤다.매년2-30k의오미자를사서정성스레숙성을시켜그놈을다시잘거른뒤3-4년재숙성을한것을한꺼번에용기에담아두는데,쥐(새끼)잡는대신마누라의정성을잡아버렸으니,,,이노릇을어찌하면좋을꼬???앞이캄캄해오고다리가후들거린다.실제전쟁터에서분노가극에달하면죽음도두렵지않다는얘기가있다.하긴전우가옆에서죽어나가면분노가치밀지않을수있겠는가?경우가다르지만쥐(새끼)와의전쟁에서그런분노가치미니쥐(새끼)에대한두려움은고사하고놈을꼭잡아버리지않고는안될것같았다.놈도나의분노를느꼈음인지이곳저곳으로마구도망을다닌다.
비록천정에서쥐(새끼)들이난동을피건말건아침저녁으로군불때는연기가피어오르는이곳이나는좋다.
그러기를2-30분…나도지치고놈도지칠즘에망할놈의쥐(새끼)가벽쪽으로기어오른다.필살기를모아놈을향해내려친몽둥이가놈의대갈빡을정확하게맞추었고….(그처참함을차마이곳에상세히올릴수는없고…..)드디어놈은사지를뻗으며부르르….쥐(새끼)와의전쟁은그렇게끝을맺었지만,큰일이다.마누라는몇년째모아놓은자신의정성이이토록처참하게깨어진줄모르고있으니….이일을어쩌누????이래저래우리마누라쥐(새끼)때문에또경끼하게생겼다.
지난번내린잔설이희끗한천등산자락아래동네가나는좋다.
덧붙임,
이썰을푸는가운데도우리집천정은쥐(새끼)들의월드컵이벌어졌나보다.다음제천장날엔진짜고양이한두마리꼭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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