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삼식이를 아시나요?

화목보일러의단점은마치증기기관차의동력을얻기위한그것처럼수시로나무를집어넣어야한다.더구나요즘같은혹한기(?)에는그횟수가잦다.차라리우리네고유의구들장으로된가옥이라면화덕에아침저녁으로군불만집히면하루24시간을따뜻하게보낼수있지만,요즘은농촌주택도거개가보일러형식을갖추기때문에아주산골을제하곤화덕과구들장이없어진지오래다.

지금이곳의화목보일러는낡기는했지만,이렇게불이괄을땐제성능을발휘한다.참나무화목만땐다.가끔씩숯불을보면무엇이든하고싶다.

며칠전에는이곳골짜기가전국에서가장추웠던날이다.그여파인지날씨가제법풀렸음에도괜히몸이움추려지고보일러를자주점검하게된다.사실지금의화목보일러가제대로기능을발휘하면속옷바람(혼자있으니…)에커피나맥주한잔을마셔도마냥행복한기분이다.아마이기분에산골짝생활이즐거운게아닐까?깊은골짜기에홀로있어도무섭거나두렵지아니한것은행복하기때문일것이다.그런데문제는홀로생활,특히남자의경우먹는것이가장중요할것같다.

좀은고풍스런화로를샀지만워낙무거워사용을않는다.대신숯불이괄으면이렇게스텐받침에꺼내서무엇이든한다.생선을별로좋아하지않지만이것에구우면맛있을것같은기분이들어고등어,조기,삼치등을구워먹기도…어디그뿐인가.고구마며밤을구워먹기도한다.아!삼겹살도두어번구워먹었다.숯불이라그런지정말맛나긴했다.

나는결코페미니스트는아니다.아니다가아니라여러가지정황으로볼때태생적으로그러하질못하다.그러나이거하나만큼은여성(당연히마누라를포함하여…)들을꼭해방시켜주고싶고,이런나의생각은단순히상대(여성)에대한배려가아닌어쩌면절대적생존법칙이아닐까한다.

가끔은김을굽기도한다.화력이워낙좋기때문에그냥설쩍지나만가도노릇하게구워진다.

언젠가도이런문제로썰을풀었지만,동서양을막론하고남녀가해로를하다가반려자가먼저저세상으로갔을때,홀로남은남녀중지아비를먼저보낸여자는평균수명을다하지만,아내를먼저보낸남자의잔여평균수명은3년인가?그렇다는통계를보았다.왜일까?

4등분으로잘썰어토에담아아무양념없는맨간장에밥을싸먹으면감칠맛까지는아니더라도그고소함이무시할수없다.

얼마전TV채널을우연히돌리다가(어떤방송인지기억은안나지만)‘삼식이’라는단어에대해인터뷰를하는걸보았다.아주다양한대답이나왔다.“동해안에서잡히는고기이름또는사람의이름아니면조금모자라거나덜떨어진사람의대명사등등….”물론다맞는말이다.하지만그날의정답은‘백수로서집에칩거하며세끼(三食)를꼬박꼬박찾아먹는사람’을두고이르는말인것이다.

보통은한번굽기시작하면한톳을다굽니다.그리곤이렇게포장을하여서울집에갈때가지고가서’옛소!이거참나무숯불구이김이요!’하면그정성에감복하여눈가에이슬이…(사실그런적은없지만-.-;;;)그런데이번엔김선택을잘못하여지난번보다맛이덜하다.하지만맛이문젠가정성이문제지….

이태백,사오정,오륙도,명퇴,조퇴…이런불명예(?)를요행이벗어나고직장의천수를누리고정년퇴임을했다손치더라도퇴직이후에하릴없는사람들이아내뒤를졸졸따라다니며삼시세끼는고사하고아내들의보편적생활을방해한다면당사자가받아들이는심적인부담이나스트레스는얼마일까?더구나인간의가장기본적행사인먹고배설하는문제가대두된다면말이다.

굳이귀찮거나입맛이없을땐빵에다치즈또는크림치즈발라직접내린’헤이즐넛’한잔과함께한끼쯤먹는다고죽지않는다.(위쪽의하얀것은쌍둥이손녀백일기념떡을냉장고에얼렸다후라이팬에구우니먹을만했다)

어쭙잖은실력으로가끔씩은이곳에먹거리를주제로썰을풀곤한다.그래선안되겠지만만약사랑하는마누라가나보다먼저세상을떠났을때를대비해보자는것이다.좀섬뜩한표현이지만마누라먼저세상을떠났다고칼을물고엎어질수도없고,할복을하거나농약을마실순없잖은가.또그렇다고화장실에가서혼자킬킬거리다봉분에떼도나기전또는봉분함의온기도가시기전새마누라얻을수는더욱없는노릇이고….

뒤안의밤나무가남기고간밤가시가훌륭한불쏘시개가된다.처음엔한꺼번에태워버릴까하다가보이는대로상자에담아두었더니요긴하게쓴다.

하여뭇남성들에게제안드리건대남자도이젠최소한제빨래나저먹을정도의먹을거리는다룰줄알아야겠다.괜히쓰잘데없이가장의권위만내세우지말고.더구나삼식이들때문에황혼이혼이부쩍늘어났다니만년에집구석에서쫓겨나이엄동설한에거리를방황하거나노숙자가된다면그무슨개같은팔자인가이거다.제수족조금만고단하면모든걸미연에방지할수있는걸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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