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너무 슬펐던 날.
‘삐~익~’천등산이라도허물듯한날카로운음향이귓전을때리는가싶더니저절로어깨가들썩이는뽕짝가요가골짜기에메아리되어요란하게울려퍼진다.잠시후그토록신명나는음악이뚝끊기며‘아!아~!아!마이크시험중입니다.’라는마이크테스트멘트가두어번역시골짜기에울려퍼지더니연이어느릿느릿“대월리주민에게알립니다.오~느~을~마을회관에서대월리주민대동계와2011년노인회총회가있사오니많이참석하셔서자리~이를빛내주시기바랍니다.다시한번말씀드리겠습니다.오~늘~……”대충들어도마을회관에서날아오는소집통보이다.

갑작스런것은아니다.이미수일전이곳에서나의멘토(나도함써먹는다^^*)인‘이반장형님’으로부터구두로통보를받았던마을행사이다.때는깊은겨울속의농한기라이런행사를매년연다는것이다.산골초짜인생이어느명이라고거절이나농땡이를치겠는가.

때빼고광은안냈어도이곳에서외출시에만입는계량한복을(하긴한양상경할때도꼭이걸입지만…)갈아입고시간에늦지않게마을회관으로내려갔다.농한기는농한기인모양이다.회관엔이미웬만한분들은거의와계신다.초짜인내가들어서자모두들시선이내게로쏠린다.목례를하고좀한가한자리에다소곳이앉자회장님(노인회)께서‘오선생!낯가리지말고이리오시오!’란다.불감청이언정고소원,그렇잖아도서먹하던차에냉큼회장님옆자리로옮겼다.괜히든든한빽이생긴것같아처음들어올때보단내스스로가마음이편해진다.(하긴여기서빌빌거리면왕따당할지모른다는강박관념도한몫하던찰나에….)

아무튼애국가없는마을대동계가젊은이장님의주도하에식순에의해진행되었고,지난해마을에있었던대소사와애경사그리고찬조금,정부지원금입출내역등등등…대주민보고기타금년에있을마을의행사및협조안내등등….시간이갈수록회의라기보다는이웃끼리지껄이는목소리가젊은이장님의목소리보다더커졌지만무사히(?)주민대동계는마쳐지고,이어2011년노인총회가열린다.

역시국기에대한경례와애국가생략,,,,통상적인회장님의간단한인사말씀이계시고또한지난한해노인회와관계된사안들에대한보고가있은뒤노인회총회도무사히끝이났다.그렇게시간이흐르는가운데노인회에서마련한떡과음료식사가차려지고소주도두어순배돌았을즈음옆자리의회장님(난이때까지이산골의최고실력자옆을떠나지않았다.)께서갑자기‘오선생금년춘추가어떻게되시오?’란다.아니이양반이갑자기웬남의나이를….‘아~!예,소띱니다.’,‘으~음,소띠라!?기축생이면육십서인가너인가?아무튼금년엔토끼띠이상은노인회에가입해야하는데….’

전혀예상치않았던‘노인회가입’이라는말씀이귓전을때리자순간망치로뒤통수를얻어맞은것만큼이나먹먹해진다.그리고속으로‘노인회…노인회…’그리곤머릿속이하얗게되며아무생각이없다.대답이없자회장님은“노인회가입하셔야지!?”라시며거의강요를하신다.빽인줄알고옆자리에앉았더니….그제야회장님이우군이아니라원수같다.

아이고!내가노인회회원이라니….노인….노인….내가언제아니벌써노인이라고???노인…하늘이노랗다.엊그제할아버지손잡고뒷산에오르던기억이새롭고,어머니손잡고우리쌍둥이손녀기저귀만한손수건왼쪽가슴에달고초등학교입학하던때가불과며칠전같은데…내가노인이되다니….하~아~!!!인생…인생…

하긴할아버지된게8년전얘기아니던가.뿐인가?딸아들시집장가다가고손녀가또셋씩이나불어났으니…할아버지…할아버지….할아버지=노인,노인=할아버지성립되는등식이다.아!슬퍼다.슬퍼….공짜점심먹으러갔다가뒷방늙은이자격증만받아왔으니어찌슬프지않겠는가?아~!정말무지너무슬펐던날이다.

아~!갑자기나훈아의“청춘을돌려다오!”라는노래가듣고잡다.청~추~운을덜려다~아~오!,청~추~운아~내청~추~운아~!어딜가~았느~~으~으냐~!?

덧붙임,

노인회가입비를5만원내라고한다.이거뭐,오히려장려금(?)아니면위로금을받아야하는건데…그러나전국마을노인회가입연령이만60이라니오히려미가입벌금안문것만해도어딘가.우리동넨인정이넘치는마을인가보다.그런데한심한건내가제일쫄병이라는사실이다.마을회관물주전자나막걸리주전자당번이다.가급적마을회관근처엔가지말아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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