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은비’의 질투.
정확하게얘기하면산골일기는아니다.골짜기에홀로박혀있으니가끔은서울집이그립고무엇보다손녀들이보고싶다.장손녀‘은비’는학령기가되어3월이면학생이된다.충분히의사소통이되느니만큼보고싶을땐제전화가있어언제든통화가가능함에그런대로아쉬움을달랠수있다.그러나이제고물거리는쌍둥이수아.주아그리고예솔이는그리하지못하니정히보고싶으면내가올라올수밖에없다.사실그제서울집에올라와쌍둥이와한가로움을달래고어제는예솔이도방문하여잠시안아보고왔다.

오늘푸는썰은이번일은아니다.지난번상경했을때의일이다.내가서울집으로올라왔다산골로내려가는동안에는대체적으로서울집에전가족이한번은모인다.이를테면나의소집명령에따라아들며느리,사위와딸들이저희식솔을데리고다모여의례적으로식사한끼라도하는게우리집안의풍습(?)이지만,그날은좀다른일로장손녀은비가잠시맡겨졌고저녁식사를마치고한가로이서재에서인터넷서핑을하고있을때였다.‘은비’가서재로들어오더니“할아버지내사진은어디갔어?”란다.컴의화면바탕사진을늘제것으로해놓은것을알고있다가갑자기사진이바뀐을보고하는얘기였다.

오랫동안바탕화면을바로이그림으로해두었었다.

그런데지난가을삼공주가거의한꺼번에태어나는바람에바탕화면의그림을바꾸어놓았던것이다.물론나름’은비’의사진을오랫동안걸어두었기에그닥섭섭치않을것이라는게나의생각이었다.

바로이사진이다.

‘은비’가"내사진어디갔느냐"고따지듯물어왔을때눈치없는이할애비의대답은"으~응!은비사진오래걸었으니까이젠쌍둥이랑예솔이사진도걸어야지",그러자’은비’는"응~그랬구나"였고그뒤은비는아래층으로제내려가기에제동생들과놀기위해가는줄만알았다.

잠자는미녀예솔이.

쌍동이공주수아.주아

나란히나란히세공주님들.

그런데잠시후아내의전갈이,은비가아무래도이상하다는것이었다.저녁을차려주어도먹지를않고생떼를쓴다는것이었다.그리곤아무래도무슨질투를하는것같다는전갈이었다."설마!?어린게질투는무슨…?"아내의전갈을받고아래층으로내려가보니과연은비는제이모방으로들어가문을잠군채누군가와열심히통화를하는것이었다.통화(나중에안일이지만,할아버지할머니밉다며빨리데리러오라는전화를제어미에게했던것이다)가끝난후에도문을열어주지않고강짜를부리기에얼마간살살달랜후문을열게하니문을열자마자와락울음을터트리며"할아버지미워!나집에갈래!"라며통곡을하는것이었다.

기억은안나지만누군가의생일날이었던것같다.

아무튼한참을빌고달래어울음이그친후자초지종을들어보니,할아버지가요즘저를예뻐하지않고쌍둥이수아.주아그리고예솔이만예뻐한다며넋두리(?)를널어놓는것이었다.사실은그런게아니라며한시간여는달래고읍소를하여간신히마음을돌려놓긴했지만,은비의강짜에눈물이날뻔했다.은비는내게첫손녀였고그만큼정을더쏟았던것도사실이다.제어미1년반을캐나다에가있을때나와동고동락을했던아이다.당시이할애비의품속을떠나지않으려고,심지어제할미침대에재우고있노라면잠을깨어서라도내침대로달려품속으로파고들던그런아인데어찌정이남만하겠는가.

그래서그날저녁이그림을바탕화면으로바꾸고야’은비’는만족했다.

은비는정말제동생들을귀여워하고예뻐하면서도제가할아버지의사랑으로부터멀어지는듯한기분이드는모양이다.은비야!걱정하지말어.이할애비는그누구도귀엽지않은손녀가없단다.이할아버지는똑같은사랑으로너희들이자라는것을지켜보련다.그리고은비야!!사랑한다!

우리은비이쁘게자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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