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내가컴앞에서노닥거리는(?)걸싫어한다.말하자면인터넷자체를싫어한다.중국에처음진출했을때비싼통신비(전화)를아끼기위해특별한경우를제외하곤시간약속(저녁7시)을정하여거의매일MSN채팅을통하여집안의대소사와의사소통을할만큼컴을가까이했는데….어느날갑자기나자신이부당하고개판(탄)스런정치판을묵과할수가없어某정치사이트에회원가입을하였고,시나브로어찌하다보니그곳의관리자(방장)가된뒤소위안티와좌빨스런놈들로부터무시(한밤에도…)로전화가오고욕지거리가오가는싸움이잦아지고그예는그싸움으로인해벌금형을맞고“제발!그짓좀그만!!!”을외치기시작하며아내는컴에서멀어져갔다.아내의그런굳은결심은…아마지금은컴을어떻게켜는지조차도잊었을것같다.
그렇게푹푹빠지는눈(雪)속을눈(目)빠지게기다렸던분들께서오셨으니반가움따위를새삼설명해무엇하리.수인사를닦고안으로모시니사돈께서의일성이“못오게하려고거짓말하는줄알았다”는것이다.김포댁에서출발하여눈은커녕분분이날리는눈발도구경을못했는데마을에서5-6K떨어진터널을통과하고서야쌓인눈을보셨다는것이고,마을어귀에들어선다음에야생각보다많은적설량을보시고놀라셨다는것이다.아무튼그많은눈들은정오쯤되자천등산등성이에쌓인것을제하곤,말그대로‘봄눈녹듯’다녹아버렸다.
한동안뵙지못했으나두분의건강은여전하신것같고이런저런쌓인회포를봄눈녹이듯녹여가다보니드디어저녁이찾아왔고,뒤안한쪽의무쇠가마솥에선하루종일매캐한증기기관차의그것과는달리구수한내음의하얀증기를내뿜으며소머리가익어가고있었다.
꼴방구리쥐드나들듯증기를내뿜는가마솥과방안을오가든아내가드디어하루종일푹삶은소머리가다익었다는기별과함께초졸하게저녁겸주안상이차려지고김이무럭무럭나는소머리수육이오르자사돈어른과일배일배부일배,권커니자커니우의는더더욱공고해지고무르익는가운데앞으로양가가자식들에게대해야할일들쌍둥이손녀들에대한신변잡담향후남은여생과노후를어떻게보내야할지….??등등.늘그러했지만사돈내외분을마주할때주고받는그런통상적인대화들이이어지고있었다.
양가의이런저런대화가오가며한창나름의분위기가무르익을즈음어디선가갑자기‘토닥토닥’마치모르스부호를치는소리가난다.소리나는방향을돌아보니어느샌가사돈께서컴에앉아무언가심취해계시는것이었다.‘토토토…탁탁탁….토닥토닥…’자극적이며고문스런그소리는쉽게끊이질않았다.
사실우리양가는좀특이한경우의사돈지간이다.아시는분은아시겠지만양가가사돈맺은것도인터넷특히‘조블’(아내가나의인터넷하는모습을보고짜증스러워할때내가강력하게대처하는가장큰무기가바로이점이다.“그래도이것때문에좋은사돈맺은거아닌가!?”라며…)을통한것이고,그런속에서정치,사회,사상이념적정서가비슷해즉한마디로죽이맞는관계로죽마고우거나막역지우처럼지내는터다.
아마도술탓이었을것이다(이점은사돈어른도마찬가지셨을것이다.).늘그러했지만,술이몇순배돌아가자그어렵다는사돈지간갖추어야할딱딱한예의따위는조금씩무너지고아주편한옛친구처럼지내왔던것인데,한참얘기를나누시던사돈께서갑자기컴에앉아무언가열심히토닥거리시며글을쓰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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