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선인들말씀이머리검은짐승은거두지말랬는데……..요즘천등산자락에는약간의화를동반한말못할고민이좀생겼다.가끔씩TV화면이나지면을통해국가나지방의공익사업에협조를했다가뒤통수맞았다며투덜거리는사람을접할수있다.그럴때마다‘기왕그런일에협조를했으면…뭐그런걸가지고TV에나오고신문에얼굴을내밀까?’라고의아해했는데,역시사람일이란내가당해보지않고는함부로속단하거나내일아니라고그들의억울함을훼손해서는아니되겠다.
작년이곳에왔을때전원주택을짓기위한터닦기하필이면내집앞이좀좁은듯하여마을을위해그리많은평수는아니지만마을길넓히기에내땅을자진희사했었다.
작년그러니까이곳에처음내려왔을때개울건너이반장네밭에는조그만컨테이너가놓여있었고농사철이시작될즈음에야그것이치워졌던것을기억한다.나중에안일이지만그전전해전국적으로물난리가자심했을때이곳개울도범람을하여농토와여러곳이폐허가되었었단다.결국지방정부에서다음해에복구사업을펼쳤고그런가운데공사기간동안사용할여러장비및집기를놓아둘장소로이반장의밭(약500평)이선정되어그해농사를짓지못하는대가로900만원을보상받고빌려주었으며그공사가완료되고난다음모든기자재가철수하는과정이이반장네밭의컨테이너였든것이다.
3월이라고는하지만두터운외투가필요한이곳이다.우연의일치일까?집앞개울에교통사고(?)가난다음다음날부터나의산골일기는전개된다.
어쨌든일이참묘하게되느라그랬는지모르겠지만당시이곳지방정부의예산부족으로그공사구간이마침우리집앞에서끝이났고나는이런사실도모른채이땅을샀고,또무슨연고인지는모르되앞으로전개될이야기가우리집땅이이번사태의중심에있으며그런관계로약간의불만을표출하려는것이다.
여름장마철엔개울이범람하고차량과사람이다니질못하고약3-400m전방의다리를이용해야하는번거로움은있다.그래서이장소에다리가놓인다.사진중대추나무와단풍나무를눈여겨보시기바람.
바람이몹시부는3월중순의어느날이다.월력상으론춘삼월이지만천등산에잔설이그대로남아있는쌀쌀한그날웬사나이두셋이서우리집입구를중심으로오르내리며측량을한다.그중한사나이는봄이라는단어만믿고나왔는지홑잠바에새우등처럼웅크리고손을연신입에가져가입김을불어내는모양이멀리서보기에도보통추위에떠는게아니었다.
우리집앞은사시사철언제나고즈넉하고평화로웠다.작년내붙여먹던나의문전옥답500여평과큰느티나무그늘이이곳의정취를물씬풍긴다.
보다못해두꺼운오버를걸쳐입고현장으로가정황을살펴본즉얼마전교통사고가났던곳에다리를놓는다는것이다.사실그다리는오랜전마을사람들의숙원이었는데늘예산핑계로밀려났던것이아마도총선을기하여드디어집행이되는모양이다.(이부분은순전히내생각)하긴작년초부터개울건너K방송국이PD네가시청에보낼탄원서(?)초안을잡아달라고몇차례부탁을해왔으나그리하마며건성으로대답만했던것인데아마도그들의탄원이통과한모양이다.
그랬던것이공익사업(다리)을한다며큰느티나무와주변의수목이잘려나가고황량하기이를데없다.공사장비가우리집밭에도모자라마당까지침범(?)했다.그래도불평한마디안했는데….
솔직히나는그탄원에애매모호한태도를보여왔다.바로집앞에튼튼한다리가놓인다면반대할이유가없다.바로옆집문선생은정말좋아라하며“형님!땅값오르겠어요!”란다.그러나또한편으로생각하면그렇지않아도윗동네의모든차량이이곳말고300m전방에또다른다리가있음에도그곳을이용하지않고,꼭이곳을경유하며굉음을내고먼지를풀풀거릴때약간의짜증이동반했는데이젠튼튼한다리가놓이게되면이전아래쪽다리로다니던차량마저도몽땅새다리신세를질터인즉여간성가신게아닐것이다.또계곡나름의자연미가없어지는것또한그이유이다.
문전옥답엔온통공사터파기흙과자재로어지럽다.
그러니까내입장은바둑으로치면꽃놀이패같은거다.새다리가생겨도그만자연그대로남아있어도그만.그러기에이PD네가탄원서초안을잡아달라고할때마다그러마라며근성으로대답만했던것이다.그랬던다리가놓이고개울이정비가된다는것이다.
소원했던전원주태준공도아직안나왔는데주변이이토록어지럽기만하다.공익사업에협조해준게크게후회되는장면이다.이들은그대가로나에게다부러진단풍나무(세번째사진)를주겠다며친절(?)을베푼다.기왕줄거면대추나무(이대추나무에대추가무척많이열린다.)를주든지…그런데대추나무는약삭빠른옆집문선생이차지해갔단다.
추위에오들거리는사나이의설명을듣자마자공사와는관계없이나는미지의사나이들을집으로불러들이고아내에게큰소리로뜨거운커피를내리라는명령을내리며따끈한방안에서그들을극진히대접하며추위를녹여주었던것이다.얘기의순서가바뀌었지만,추위에기를못펴는사나이에다가가자그는우리집쪽을가리키며“저댁의주인이신지…?”말을걸고“그렇지않아도찾아뵈려고했습니다.”라며먼저말을붙여왔던것이다.아무튼뜨거운커피를숭늉마시듯후루룩거리든사내가몸이좀녹았는지입가로미소를머금으며명함을한장내밀며얘기를이어간다.
그런데로풍광이괜찮았던곳인데…..
지금은이렇게변해버렸다.언제고튼실한다리가이루어지고마을사람들이이용하겠지만…그래도어쩌겠나?공익사업인데불편을감수할밖에…그런데언뜻언뜻공사장책임자의태도에화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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