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아내의해방’이라는소제를달고썰을풀어나가려니마치그동안아내를어지간히억압한듯한인상을주는것같아좀은부담이간다.글쎄다.생각나름이겠지만,억압이라면억압이고아내를지극히사랑했기때문이라면또변명이될는지모르겠다.
이썰을시작하며‘주은택형님’말씀도계시지만‘마누라운전가르치다이혼하는경우도있다’라는…..끔찍한(?)경고.사실이그랬다.나라고왜아내에게운전을직접가르치려고시도했던적이없었겠는가.
80년대후반인천의상황특히구월동과건너편관교동그리고남동공단일대는도시계획(주택단지조성)상잘정비된운전교습소같았다.주택단지가조성되었지만주택은지어지지않고일단도로먼저잘정비되어있는그런상태였다.또한차량도그리많지않던그런시절운전을배우기로하면그만한장소도없었고그런장소가바로집앞에전개되어있었다.
주말과휴일을이용해아내를데리고몇차례나갔지만,그럴때마다욕설과인격무시등등지금생각해보면감히상상도못할패악(?)이아내에게저질러졌던것이다.그결과로티격태격하다보면결국다른감정의찌꺼기까지동원되어큰판의부부싸움으로번지고정말때론사네못사네까지막말이오가는것이었다.끝내는나도아내도운전교습은자연스럽게포기하고말았던것이다.
지금에서야솔직한표현을하자면아내의운전교습을그만두자고제안한것은나였고,그이후로도가끔씩은아내가운전을배우고싶어했지만“그까짓운전은배워서무엇하느냐?,당신은절대운전배울수없다.”는등등으로아내의운전면허취득에대한열정을은연중방해내지의욕을꺾은것도나였던것이다.
80년대후반들어국민의생활이향상됨과동시면허취득자와자가용이해마다기하급수적으로늘어났다.그런데이런고무적인현상뒤에는독버섯같은사회악이만연하는동기도함께늘어났던것이다.이른바돈많고할일없는유한마담들의엽색행각이그것이었다.자가용을몰고교외로빠져나가남편들몰래바람을피우는사건이비일비재했던것이다.
물론내마누라가돈많은유한마담은아니었지만,그래도운전을배우면자가용이라도몰고나가바람을피우지말라는법도없을것이라는옹졸한강박관념이젊은시절의나를지배하고있었던것이다.그래서아내의운전을배우지못하게방해공작을벌였던것이다.그렇게옹졸하고치졸한생각을바꾸고거나하게한잔한뒤아내가운전대를잡고집으로향하는꿈을꾼것은아마도아내가50줄이넘어서아내가할머니가된뒷날의얘기였던것같다.
아니한말로이제다늙은여편네를꿰어차고갈놈도없겠지만,설령그런일을시도하는경우가혹시있더라도아내의순정,아내의나를향한일편단심의부덕(婦德)은흔들리지않을것이라는확신이있다.아내와36년간의부부생활은그런것들을충분히알고남음이있기에이참에운전면허증이라는이름을빌려아내를해방시켜주고싶고,그래서“아내의해방”이라고감히선언해보는것이다.
덧붙임,
여보!마누라!이젠면허가있으니갈수있는곳이라면가보시오.내가이렇게허락을하지만당신나없인한발작도혼자서는못가지?어쨌든이제나는늘그막소원성취를했다.거나하게취해도언제고아내가모는애마를탈수있으니….그나저나아내의운전면허취득기념으로무슨차를사줘야하나?고민이된다.산골살이하려면화물차가필요한데1톤짜리화물차?sub?세단?아무래도화물차를사서빡세게돌리면시간이없어서바람못피겠지??크~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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