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귀곡성(鬼哭聲)
비몽사몽간에사람우는소리가들렸다.심심산골야밤에누가이리도구슬피우나?그러면서의식은또렷해진다.간간히들려오는저호곡소리,도대체누가?왜?정신이번쩍들자모골이송연해지며말그대로머리끝이선다.정신을집중시키고호곡소리를들어보니다름아닌고양이들의울음소리다.아하!고양이놈들이…벽에걸린디지털시계를보니열두시가조금넘었다.올빼미족에겐초저녁이겠지만내겐한밤중이다.그냥무시하고더자야지…그런데놈들의울음소리는더거칠고난폭해진다.고양이정도라고치부하려해도정신이더욱또렷해지며무서움이든다.

이러다밤을꼬박세지..???무서움을넘어약이오른다.한갓미물에홀려이러는내가밉다.자리를박차고일어나귀를기우리니뒤쪽이다.창문을열고천등산이쩌렁울리도록냅다소리를질렀다.그바람에고양이는달아났지만개울건너이반장네개가오히려요란히짖는다.다시자리에눕는다.그러나잠시물러났던고양이떼가다시몰려와여전히한스린여인의울음소리같은귀곡성을내지른다.

공포는둘째고도저히더는못참겠다.주섬주섬옷을주워입고랜턴을들고뒤안으로돌아가두릅나무숲이우거진곳을향하여잡히는대로(빗자루와쓰레받기)집어던지며다시한번천등산이쩌렁쩌렁하도록“이런!개새끼!???”라며소리치다보니개새끼는아니고,‘끼’자부분에서소리가줄어들며그런속에서도’큭’하는웃음이튀어나온다.애꿎은개들에게….그리고얼른방으로들어왔다.과연효과가있었는지그이후로는귀곡성은멈췄다.

정말무서움을많아타는편이었다.고등학교땐지?‘월하의공동묘지’라는영화를몰래본적이있었다.사실우리집(가회동11번지일대)은중앙중고등학교정문쪽이었다.요즘한창뜨고있는북촌골목을지나려면인적이드물었다.어쩌다밤길을걸을때는그골목을지날수없어(영화를본이후로…)계동골목(노변에상가가많아불야성이었음)을우회해서다니곤했었다.

뿐만아니다.소위성인이되고사회생활을하기전까지남의초상집엘못갔다.왠지두려움같은게있었다.그런두려움이나로부터빠져나가게된동기는장인어른의임종이었다.오랜병상에누워계시든양반이임종이가까워지자집으로가자는것이었다.그리고며칠후임종을보셨는데나도그자리에있었다.기억은안나지만,지금생각해도무모했던지?아니면무슨곡절이있었던지?장의사가도착하고염을드리는데내가조수역할을한것이다.비록장인어른이시지만그토록무서움을타는내가시신을내손으로염을했다는사실이다.솔직히그이후로뚜렷이표현할수없는그런것에대한두려움이없어지고남의상사에빠지지않고다니고적응하며일원이됐던것이다.

이런현상(?)은무엇일까?또나름의해석을내리자면….나이를먹은탓이다.늙었다는징조다.즉살만큼살았으니지난날의두려움같은게많이희석된것일게다.그래도한밤중의귀곡성은너무싫다.이럴땐마누라라도아니하다못해젖먹이‘주아’라도옆에있었으면…오늘밤은어떡하지?개를풀어놓을까?벌써오늘밤이걱정된다.마누라는내일온다는데….헐~!!!

덧붙임,

며칠전에얘기했지만,길고양이한마리를거두었더니다섯마리의새끼를낳아처치곤란을느낄즈음자연스레놈들이사라지고새끼한마리만잇는줄알았는데이렇게떼로몰려들줄몰랐다.이유를생각해보니,놈들이철수했지만그래도한곳에고양이사료를매일담아두면놈들이먹고가는모양이다.놈들이사료를탐하러왔다가시비가붙은모양이다.언젠가한낮에정체모를고양이한마리가길고양이의사료를탐할때두놈이마주보고앙칼지게다투며귀곡성내지르는모습을본적이있었다.이전엔암고양이가발정을할때내는소린줄알았는데놈들이다투는소리가그랬다.오늘부터사료를치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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