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L은정말잘생겼다.훤칠한키에이목구비가마치조각한듯뚜렷하여웬만한아이돌스타나한류스타를능가할만큼출중했다.그런데문제는그의외형적아름다움에비하여두뇌는그다지좋지않았다.

재수까지해가며서울의여러고등학교입학을시도했지만,그를받아들일만한학교는없었다.급기야다시한해를더하여간신히B시의갓설립된고등학교에입학할수가있었다.그것도학교측에얼마간의촌지(?)를협조하는조건으로.이정도이니대학은불문가지이다.다행히집안사정은꽤부유했던관계로경제적어려움은없었다.따라서대학역시고등학교와비슷한절차를밟으며당시로는서울변두리의某대학에입학을하여대학생신분이되었다.

L의삶은대학을입학하며크게바뀌었다.잘생긴외모덕분에따르는여학생이많았다.그중어떤여학생과연애를하고결국결혼에골인까지했는데,그여학생의집안이재벌급은아니더라도수백억의재산을가진집안이었다.뿐만아니라처가댁의장인은수년전작고를하였고그의처는그집안의무남독녀였든것이다.두사람이결혼을전제로사귈때장모될사람은그와그녀를호주로미국으로유학을보내고학비와생활비는물론고급차량에모든자잘한경비를부담하며뒷바라지를해주었던것이다.처가의그런물심양면의도움이었든지그는귀국후전공을살려재벌기업에취업을하고한동안무탈하게잘사는듯했고어쩌다명절때조우하는것외에는관심밖이었다.

그런L의소식을들은것은얼마전의일이다.그가이혼을당하고집안에처박혀두문불출한지가수년째라는것이다.청천벽력은아니더라도놀랄만한사건이틀림없다.그렇게승승장구하며어찌보면기고만장까지했던그가이혼을당하고백수가되어집안에처박혀폐인처럼생활한다니….

지켜본바로는,유학을마치고재벌기업에다닐때만하더라도그의결혼생활은아무런문제가없었다.그랬던그가차츰직장생활에염증을느끼고자신의사업을한다며직장을팽개치고나오자,돈많은장모님은그의요구를다들어주며그의성공을빌었지만,구멍가게를하더라도사업은하는놈이해야하듯,그의사업은일취월장하는게아니라시나브로자본금을다까먹고수십억의부도를내며문을닫게된것이었다.

L에겐한가지고약한버릇이있었다.다름이아니라식탐이었다.먹을것앞에서는체면도양보도없었다.그런버릇을안장모는여러차례충고를주었다는것이다.그러나들을때뿐이고성장하며익혀온(?)버릇이처가의장모잔소리에없어질리가없었다.

처가의돈으로사업을벌였다망한뒤꽁지빠진새신세가되어두문불출하는사위가안쓰러워진장모는어느날인가동해바닷가로머리를식히러가자며제안을했고,여행지에도착한그들은여장을풀고휴식을위한스케쥴을짜고있는데L이보이지를않는것이다.

콘도인지호텔인지숙소정문앞에는‘붕어빵장사’가있었다.보이지않는사위를찾다가우연히그곳으로눈을돌리니사위는‘붕어빵’을맛있게먹고있었다.그광경을목격한장모는사위가틀림없이자신을위해‘붕어빵’몇개는사가지고올줄알았던것이다.그러나잠시후숙소로돌아온L의손에는아무것도들려있지않았던것이다.드디어장모님의분노는그자리에서폭발을했고남은여정을취소하고집으로돌아오고얼마뒤L은이혼을당하고처가에서쫓겨나고말았다는것이다.“망할놈의붕어빵”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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