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천등산자락은,농번기때처럼은아니겠지만가을걷이를위해마지막손길이바쁘다.우리마을은특산물은없고대체적으로고추농사나콩을주업으로하고일부는과수를하는것같다.이곳이과거에는화전민촌이었다니영농을하는양반들의농토가그리느른편은아닌듯하다.같은산촌이라도농사를많이짓는동네의소식을들어보면봄.여름.가을세계절을영농기계의소음속에살아야한다며투덜거리지만다행히이곳은그런것과는거리가멀다.어쩌다노인회장님과아랫집심통영감님의딸딸이굉음이새벽공기를가르고,이반장의영농화물차량에달아놓은스피커에서익살스럽게뽕짝가요가신나게흘러나오는것과개울건너장씨네사과밭에농약살포하는기계음을제하곤참으로조용한동네다.그도그럴것이영농하는인구보다외지에서귀촌한사람이더많으니그만큼기계음이적을것이다.
꽃을보고즐기기만할뿐꽃이름은모른다.제일위의것은기린초(?),둘째것은쟈스민(?)세번째꽃이압권이다.이놈은원래무슨줄기였는데아마도10년넘게나와함께한것같다.어찌금년엔이런꽃이피었다.신기하게도…
이곳산골생활이라는게참단조롭다.특히나같은사람은아침에일어나천등산주봉을바라보며심호흡몇차례하고아래채위채뒤안을산책겸둘러보고강아지돌보고채마밭으로발길을옮겼으나그것도이제는뜸한계절이다.어제만해도그렇다.대충일상하는일들을끝내고한가로이낮잠이라도(사실어떤경우에라도하루에1시간은오침을즐긴다.)때릴까하는데현관문앞에즐비한화분들이보인다.여름이다가도록크게신경을쓰지않았는데어떤것들은꽃을보이는게있다.문득발길을멈추고상념에젖는다.
3년전에운정님으로부터분양받은천사의나팔꽃이금년엔꽃이보이지않는다.맨위그림의오른쪽에서세번째화분.그리고두번째빗살무늬화분의군자란은김포사돈께서분양해주신것인데,봄.가을로두번을꽃을보인다.
지난날시골집뜰앞에는자그만화단하나있었다.그화단의주인은이제는고인이되셨지만,말리는시누이역할을단단히한막내고모의영역이었다.지금생각에매년같은꽃들로이루어진화단같았는데…기억하기로조그만조약돌로이루어진경계석아래로는채송화,맨앞쪽으로봉선화,맨드라미,분꽃,다알리아,백일홍,해바라기,그리고이름모를난초몇뿌리제일뒤쪽으로는무궁화가몇그루있었던것으로기억된다.
난분은뒤뜰서늘한곳에서올여름을났다.이것들중에는난전무가이신김포사돈께서보내오신게몇개된다.
비록살갑게다가가지는못했지만막내고모의화단을어린마음에도바라보며‘꽃이참예쁘구나’하는생각을늘가졌다.그럭저럭세파에휘둘리며그런여유로움을갖지못했는데,늘그막에꽃만보면괜히울적했던마음도기분이좋아짐을느낀다.
맨위의꽃(난종류?)역시’운정’님께서분양해준것인데,저놈이똔한생명력이보통이아니다.비들비들말라죽은것같기에버렸더니비를맞고다시싹이트며꽃을보이기에다시화분으로옮겼다.꽃이꼭한송이만피었다지고한다.그아래로는백일홍종류고맨아래쪽은꽃잔디다.
그렇다고전문적으로꽃을탐닉하거나기르며관상하는것은아니고,단지주위에예쁜꽃이보이면갖고싶고길러보고싶다.하긴언제부터인가화분을하나둘모으기시작했는데매년수없이죽이고또사고하기를반복하며용돈중에꽃값도무시못한다.가끔은무슨날이라며화환이나꽃바구니를사들고온다.주는선물이니받기는하지만,속으로‘참,센스도없고낭비가심한사람’으로낙인찍는다.차라리화분을사오지…..하며욕심을낸다.혹시라도이썰을읽는분은참고하시기바라며…-.-;;;;
화사한가을장미들이다.어제비오는가운데데찍어서수분을함초롬이먹었다.
가을이익으며날씨가조석으로쌀쌀하다.어제집안에국화가잔뜩한사진을올렸지만그밖에도50여개의대소화분이있다.쌀쌀한날씨탓에이놈들을어떻게보관한다지??고민이다.이것들은대개가서울집에서내애마로하나둘나른것들이다.서울집에서는겨울이되면모두실내로옮겨관리하던것인데,이곳은적당한장소를마련하지못했다.
위의것은하와이안무궁화라고어떤분께서알려주셨고,황색장미도꽃망울이맺혔지만그보다나무자체가계절에어울리게단풍이들어그것으로한몫한다.
며칠전에올린국화는가을이깊어갈수록더색깔이짙어지고화사하다.
백일홍도마지막교태를부리는듯하다.대소50여개의화분을또어떻게겨울나기를시켜야할까?목하고민중이다.어쨌든여름내창고에박혀있던화분대들을꺼집어내놓았다.
집안에화분을두는이유를크게두가지로본다.첫째당연히아름다운꽃을보는것으로그이유를달고,두번째는나이가들수록소일거리를찾고자함에있다.어떤화분은한달에한번어떤것은보름이나일주일에한번주는것도있으나대체적으로일주일에두번정도물을주고관리해야함으로몸을움직여야한다.그리고물을주다가흘린것이있다면또청소를하거나닦아야함으로자연스럽게꼼지락거리게되는것이다.동절기에그만한움직임도괜찮을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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