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외손녀가이곳에온게벌써일주일이넘었다.쌍둥이동생‘주아’가잠도자지않고먹지도않고보채기만한다며병원을가야한단다.마침내가서울집에있을때이라병원을한번데리고가주었지만계속그리할수는없다.사위는직장일로새벽별보고나가서한밤이나되어서들어온다니…어미는제언니(큰딸)에게쌍둥이언니‘수아’를부탁하고볼일을보지만그것도하루이틀이지…생각끝에차라리이곳으로데려와병원시중을들기로하고쌍둥이모녀를데리고온것이다.
동생‘주아’의병은‘급성장염’이란다.장염이라는게본시‘전염성’을가지고있는것인데…어디서옮겨온것인지모르겠다.아무튼병원에데리고다니며약을먹고‘주아’는본래의쾌할함을찾아‘싸이의말춤’도이전처럼잘춘다.호사다마라든가?이번엔언니‘수아’가비실거린다.원래식성마저날닮아입이짧은아이가도대체아무것도먹으려하지않는다.
병원엘데리고가니또‘급성장염’이란다.제동생것을가져온것이다.주의를한다고했는데방법이없다.1차진료를받고약을타오고…그런데약을먹이고10분도안되어모든걸토해낸다.제동생은저런정도는아니었데…그런속에서도가끔미소도보이고재롱도떨고하기에하루저녁보내고나면괜찮겠지…그하룻밤이여삼추같았다.온식구를잠을안재우고보챈다.심지어동생‘수아’까지.그사달로인해어미,어미의어미그리고나.모두잠을못자눈이퉁퉁부었다.
밤새보챈탓일까?배가고팠나?아침에일어나두유반통을먹더란다.서재에앉아있는데마누라가찢어지는목소리로“할아버지~!빨리나와봐욧~!”란다.거실로나가보니또토해냈다.비록싸구려카펫이지만홀랑…걷고치우고닦고한참부산을떨고났는데그렇게토해낸아이답지않게깔깔거리며잘논다.안심이다.
그런데하루종일아무것도먹으려들지않는다.심지어물도.“아니요것이식음을전폐하고무슨항의할일이라도…??”차라리말로하면좋겠는데….어떤요구라도다들어줄마음의준비가되어있지만소용이없다.차라리내가아플걸….
점심때가훨씬지나서,,,어미가유아용치즈를조금씩뜯어먹이자곧잘받아먹는다.식욕이돌아왔나보다며밥도몇술떠먹인다.역시잘받아먹는다.“아이고!됐다됐어!수아다나앗네”라며환희의목소리가나왔나싶었는데채5분도안되어모조리또쏟아낸다.이젠겁이덜컥난다.안되겠다부랴사랴아이를데리고어제갔던종합병원으로달렸다.
‘장염에의한심한탈수현상’음식이나약을먹이면그대로토해내니‘수액(링거)’로대체해야한단다.미련곰탱이할아비할미다.어쩌다저어린것을이지경까지…3남매를키운노하우는어따버리고….주치의는‘입원을시키겠느냐?아니면응급실에서서너시간맞히겠느냐?’후자를택하고아이를응급실로데리고갔다.그때가오후4시쯤.‘음~!잘하면대선후보자첫TV토론은볼수있겠구나’라는계산이나온다.‘수아야~!조금만고생해다오!’
응급실로내려간우리‘수아’뭔가잘못됐다.혈액검사를하기위해아이의혈관을찾는데도저히혈관을찾을수없단다.그러면서몇군데를찔러보지만혈액채취도안된단다.간호사셋나중엔남자간호사까지넷이서그짓(혈관찾는다고..)을해보지만,‘수아’의혈관은못찾겠다꾀꼬리다.문제는그년놈들의행태다.
정확히내가본것만도,양쪽팔뚝,양쪽팔목,양쪽발등,양쪽손등,양쪽발꿈치….이것만해도도합열대의가늘고긴주사바늘로아이를찔러댄다.아이는거의초주검이고울다지쳐이젠소리도못낸다.몸부림치는아이를짓누르는어미의눈에서계속눈물이흐르고,그모습을바라보는내눈인들그냥있을수없다.
응급실을나와병원구내를몇바퀴를돌았는지모르겠다.이번에들어가면혈관을찾았겠지하는마음으로…주사바늘로열군데를찔러내도록그때도간호사아이들은쩔쩔매고있다.드디어성질더러운오병규의인내에한계가왔다.“이런!c부랄것들…!니들이아이가무슨모르모트냐?시험용쥐냐고!?그주사바늘당장빼!서울큰병원으로당장올라가야겠어!”사실은이병원도서울의某대학이름을단종합병원인데…
“그리고아까피뽑은거줘~!서울가서또뽑느니그것으로대체하게~!”이럴땐내가의사다.그러자그중예쁘장하게생긴간호사아이하나당돌하게내앞에서“아버님!(수아가나를많이닮기닮았나보다.첫눈에나를두고아버님이라니…허걱!이장면은나중에딸아이와한참을웃으며얘기했다.)어른도탈수증세가심하면혈관이좁아져주사바늘꼽기가쉽지않습니다.그리고피는워낙양도적을뿐더러제시간에검사를하지않으면응고가되어소용이없습니다.”
그리고이어서“잠시만기다려주십시오~!우리병원에서제일베테랑간호사선생님을모셔오겠습니다.이상태로는저희도못올려보내드립니다”,“이런!제길할~!그런게있었으면진작하지..애를이렇게잡아놓고이제서…”호통을쳤지만,차선의방법이있다니내목소리는많이수그러졌다.호통을치고5분여쯤.과연나이가제법들어보이는,한눈에도베테랑같아보이는간호사가나타난다.그녀를보는순가그녀의실력은고사하고왠지안도의한숨이나온다.
지쳐울지도못하는,겨우쉰목소리로꺽꺽거리는‘수아’의손목을이리저리살피더니능숙하게바늘을찔러댄다.그리고약지보다좀더큰관에‘수아’의혈액을채취한후수액을꽂는다.불과5분도채안걸렸다.잠시후수아는잠이들고…방울방울떨어지는수액을바라보다가나는소스라치게놀라고말았다.
Share the post "산골일기: 소리 안 나는 총(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