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산골의 여유(1부)
며칠전눈(雪)에관한아픈추억에대해썰을풀었는데,그입방정으로사달이났는지전국적으로눈이많이내린모양이다.그런데이곳천등산자락은거의폭설에가깝게내렸다.가끔그날의일기에몹시민감한사람들은우리네일기예보(기상청)를엉터리라고들하지만보편적으로믿을만하다고생각한다.그정도면썩나쁜,엉터리만의예보는아니라는의미다.오히려기상예보를잘믿으려들지않는사람들이낭패를당하고는죄없는예보기관(기상청,TV)에지청구를널어놓는경향이있다.엊그제이곳에내린폭설도그랬다.분명히오후에많은눈이내릴것이니준비하라는예보를뉴스뒤끝에내보냈고심지어무슨방제본부라며핸폰에문자까지보내오는것이었다.

오후2시나됐을까?아래채에임시거처를마련하고생활하는처형이(처형과처제는지금개울건너약간떨어진곳에전원주택을짓고있으며이달말경새집으로입주를한다.)제천시내에볼일이있단다.귀가따갑도록들어둔오후부터많은눈이내릴것이라는예보도있고,밖을보니정말로약간의눈이분분한다.웬만히급한일이아니면다음에하라는나의권고를무시하고‘에에이!우리일기예보잘맞지도않는데…뭐요.’라며그예차를끌고나간다.아주사지로가는것도아니고,,,,그렇다고처형차앞을막아서며차라리나를즈려밟고지나가라며악다구니를할수도없어‘잘다녀오라’는인사만대신했다.

처형이떠나고부터분분이내리던눈발이제법굵어지며함박눈이뿌리기시작한다.그때만하더라도눈이쌓이기보다는바닥에떨어지는대로녹았지만,얼마간시간이지난뒤순식간에쌓이기시작하는것이다.갑자기전화가운다.개울건너앞집이PD다.그들부부는오전에할일이있다며왔었다.“오사장님!눈이저렇게내리는데술한잔생각안나십니까?”란다.역시애주가다운발상이다.함박눈이내리는장면에기분이업되어있는판에그런전화를받으니어떻게사양을할수있겠는가.오히려불감청이고고소원이다.

“아!여기질좋은중국산고량주가있으니이쪽으로건너오시지요.”그러자이PD는지난번고춧가루사건도있었고그것을만회하기라도해야하는것처럼“아!오늘은저희가맵지않은뼈없는닭발을준비했습니다.(사실나는닭발을입에도대지않는다.)”라며신이나서곧건너오겠단다.그런전화를받자아내는“무엇으로안주를하나?,아!지난번사둔대구는탕으로하고오징어데쳐야겠네.”

천지엔이미발목이빠질정도의눈이수북이쌓였고그기세를몰고여전히펑펑쏟아진다.사실그때까지는제천시내나간‘처형’을의식하지못했다.드디어이PD네가냄비하나를모시고조심스럽게눈속을헤치며건너오는게거실창밖으로보여진다.물론주방에서는대구탕이끓는냄새가코를자극한다.맛있는음식이만들어지자문득그때서야처형이생각난다.“아니!?이여편네가나가지말라고할때나가지말지…이눈발을어떻게할려고…?전화좀해봐!”괜히죄없는아내에게호통을친다.“다와간데요”아내의말한마디에그런가보다…..

몇순배인가잔을들었다놨다했고술이약간거나했을까?대충1시간은지난듯하다.거의다왔다든처형의소식이없다.다시아내에게“아니!?다왔다든처형은…???”하며아내에게채근의눈빛을보냈다.우선은아무리생각해도처형의차가동네로들어올것같지가않았다.아니도저히못들어오게생겼다.이미저녁은깊어여섯시가넘었다.군데군데산골의가로등만미친듯떨어지는함박눈속에조는듯마는듯할뿐사위는적막강산이다.이PD의혀꼬부라진소리만없다면눈내리는소리가들릴정도로적막하다.

이때가대충오후4시반쯤.폭설은이후로도두세시간을더왔다.개울건너이PD네집이어렴풋보인다.

이번에아주짜증을내며“전화해봐!c바!도대체사람말을허투루듣고기어나가더니…다왔다더니한시간이지나도꼬라지를안보여!?”처형이고GR이고욕이막튀어나온다.나의이런짜증에아내는다시전화를한다.“이제한1k남았대요,그리고차는동네에들어갈수없을것같아주유소(집에서약4k떨어진..)에두고걸어들어오겠대.,”라는말이떨어지자말자“지랄허고자빠졌네,그기가어딘데이밤중에더구나정강이까지푹푹빠지는델걸어와!?에에이~!c바!”처형이고뭐고간에육두문자가막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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